귀중했던 배움의 시간들
출발 전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주위에서 좋은 결심을 했다며 칭찬과 격려를 아낌없이 주신 분들도 많았지만 봉사활동 갈 시간에 공부나 더 하라는 몇몇 선생님들의 핀잔과 좋지 않은 시선 때문에 ‘내가 왜 안 좋은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봉사활동을 가야되지?‘ 라는 회의감도 들었다. 그래도 정말 가고 싶었다. 1년 반 넘게 기다려 온 활동이었고,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8월 7일, 부산·울산·경남센터 단원들이 모두 김해공항에 집결하여 함께 포부를 다짐하고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랐다. 4시간가량 하늘을 날아 하노이에 도착하니 너무 더워서 활동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지만 걱정은 뒤로하고 10일간 우리와 같이 봉사활동을 할 통역 2명을 만나 3시간동안 버스로 이동하여 뚜옌꽝 성 민탄 코민에 도착하였다. 민탄은 우리가 도착한 후 며칠간 비가 와서 부산보다 시원했고 음식도 처음부터 입맛에 맞아 생활하기에 편했다.
둘째 날, 한국에서 온 우리들을 환영하기 위해 민탄 마을회관에서 베트남 청년당원들,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환영식을 한 후 환영만찬을 했다. 베트남 문화 중에는 술을 원샷하고 악수를 하는 문화가 있는데, 마셔보니 너무 독해서 청년당원들이 계속 권하는 술을 적당히 조절해가며 마셨다.
우리가 한 봉사활동은 크게 노력봉사와 교육봉사(문화교류)로 나누어 진행했는데 노력봉사 도중 쉬는 시간을 이용해 문화교류를 하기도 했다. 노력봉사로는 잡초제거와 흙 나르기, 대나무 깎기 등을 했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청년당원들, 버디들과 함께 짧은 베트남어와 영어를 섞어 대화하며 즐겁게 활동할 수 있었다.
교육봉사의 경우 원래 유치원에서 할 계획이었으나 유치원이 방학인 관계로 초등학교에서 두 차례 진행하였는데 첫 교육봉사는 색종이 접기를 하였고, 두 번째이자 마지막 교육봉사로는 세 조로 나누어 율동·풍선 그리기·티셔츠 만들기를 진행했다. 우리 조는 율동을 맡았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하나 막막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니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율동이 끝나고 남는 시간에는 수건돌리기를 했는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세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후에는 학교 앞 마당에서 다 같이 물총싸움을 하며 시원하게 활동을 마무리했다.
교육봉사를 하며 느낀 점인데 한국에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봉사활동을 몇 차례 하고 갔다면 아이들과 어울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모든 봉사활동이 끝이 나고 민탄에서 떠나기 전날, 마을회관에서 다 같이 해단식 공연을 했는데 정말 많은 주민들이 회관을 꽉 채울 정도로 구경오셔서 부담되기도 했다. 옆에 같이 있던 몇몇 초등학교 아이들과 같이 무대에 올라가 공연도 하고 많이 친해졌었는데 헤어질 때 슬프기도, 아쉽기도 했다.
국내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항상 많은 점을 배우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서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만큼 베트남 사람들도 정말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항상 시간에 얽매여서 1분 1초를 촉박하게 사는 우리의 생활습관과 달리 베트남 사람들의 언제 어디서나 느긋하고 여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고 부러우면서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단원들의 적극적인 모습, 센스있는 상황대처, 다른 단원부터 챙기는 배려심을 보고 많이 배웠고 활동하는 내내 나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모든 일엔 아쉬움과 후회가 따르는 법이지만, 이번 해외봉사활동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대학생이 된 후에 또 다시 대한민국청소년자원봉사단(KYVP)에 지원할 것을 다짐한다.
- 장 홍 석 올림 (부산진 고등학교 2학년)
첫댓글 저 역시도 평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아들한테 봉사신청당시부터 말렸었고
가기 전날까지도 평소의 알레르기 질환들이 심해지기에
건강이 중요하니 포기하고 대학생이 되어서 가라고 했지만 여학생들 체력도 가는데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엄마는 이번에 겨우 봉정암 기도비 내고 포기하셨지만, 저는 그 여덟배 값의 봉사신청금을 완불했는데
아깝지도 않나요? " 하면서...
걱정이 너무 되어 봉사 출발 당일(7월 초하루) 부처님전에 인사마치고 대웅전 마당으로 나오는데
주지스님께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오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무더위에도 무사히 잘 다녀온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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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무더위에 어찌 지냈을까 혼자서만 끙끙 앓았지만
멀쩡하게 밝은 얼굴로 도착한 아들을 보면서 쓸데없는 걱정이었구나 느꼈습니다.
아들에게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생긴듯 해서 보람된 봉사기간이 된것 같습니다. _()_
좋은 경험이 좋은 체험이 되고 그 체험이 삶의 자양분이 되어
아주 훌륭한 대 한국인이 될것이라 확신합니다.
민탄 마을 주민들과 어린이들 속에 한국의 나눔을 베풀고 온 학생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대표해서 다녀왔다는 뿌뜻한 자부심이 아들에게 생겼고
고생을 하고 온 탓인지 마트에 가서 엄마대신 생활필수품을 스스로 사다주는 효도를 하고 있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