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워크(SPACE WALK)
친구들과 함께 영일만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포항 환호 공원에 갔다. 그곳에는 롤러코스트처럼 철로 하늘을 수놓듯 아름답고 우아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작품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직접 그 작품 속에 올라가 하늘을 유영하며 걷는 신비한 체험이다.
수많은 사람이 그곳에 오르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아래에서 감상하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이 반반 정도였다. 차례가 되어 올랐다. 조형물이 흔들려 난간을 붙잡고 오르며 푸른 하늘을 나는 새라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포항의 영일만 바다와 포항제철, 포항 시내 등 두루두루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으나 곧 사라지고 즐기면서 하늘 위를 당당히 걸었다.
걷는 동안에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쇠로써 어떻게 이런 대형 조형물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으며 아름다운 곡선이 어우러진 우아함의 극치였다. 조형물의 작품이 감상의 대상이었는데 이 작품은 사람이 그 작품에 들어가 함께하며 직접 체험하는 보기 드문 작품이었으며 하늘 공간에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느끼게 했다.
지상을 걷은 인간이 하늘을 걷는 또 다른 묘미를 느꼈다. 그러면서 옛 인간들이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쌓으려는 기억이 떠올랐다. 잠시 하늘 공간에서 아래로 보니까 교만과 욕망이 들었으며 위로 오르려는 인간의 욕망이 이해되기도 했다. 인간은 끝없이 높이 오르려는 욕망의 본능이 있다. 얼마 전에 UAE(아랍에미레이트)에 다녀왔다. 그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163층의 빌딩이 있다. 그곳에 올라 주위를 보니 아름답기 그지없었으며 기쁨과 행복이 깃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오름(上昇)과 내림(下降), 욕망과 겸손은 서로 조화로운 관계이어야 한다. 하늘(神)과 땅(自然) 사이에 사람이 살고 있다. 하늘을 오르고자 하는 욕망이 있지만, 결국은 땅으로 내려가는 처량함에 신과 인간들의 관계가 맺어졌으며 종교가 생겼으리라. 전능한 신께서 인간에게 내리는 구원을 믿으며 살고 있다. 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스페이스워크처럼 모든 피조물의 아름다운 조화로운 관계가 선이며 지향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