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노령층 운전에 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며칠전 서울 시청앞에서 일어난 대형 교통 참사로 9명이 숨지자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노령층 운전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나 순발력 그리고 시력 등 신체기능 저하로 인해 운전하기가 적합하지 않은 노인들의 경우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실제로 노인층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지난해인 2023년에 3만 9610여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8년 3만건을 넘어선 이후 노령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느는 추세입니다. 노령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도 2021년 709명에서 2022년 735명 그리고 2023년에 745명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노령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전체의 20%를 차지해 전년도 17%에 비해 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40~50대의 교통사고가 점차 줄어드는 것과 대비가 되는 모습입니다.
이같은 사회적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운전에도 정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정년이 무엇입니까. 어느정도 세월이 흐르면 일하던 곳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진 나이를 말합니다. 물론 동년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체력적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우월하다고 해도 일정한 나이가 되면 그 일터를 떠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사회적 합의로 적당한 시간이 되면 직장에서 물러나 후진들에게 길도 터주고 스스로도 제 2의 인생을 찾으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년이 필요없을 것 같은 목사의 경우도 정년이 존재합니다.
이런 정년의 개념을 무시하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정치권과 노령자 운전입니다. 직업으로 따져서 정년이 없는 것은 정치권이 유일할 것입니다. 물론 변호사나 의사들도 실질적인 정년이 없지만 스스로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듯 합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거에 나가 낙선할 때만 그런 것이 적용됩니다. 직업은 아니지만 노령자 운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운전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운전을 그만두라고 할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운전은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또한 차량이라는 것은 문명의 이기이지만 잘못 사용되면 대량 살상 무기로 둔갑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 차량을 다루는 사람의 경우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보통때는 멀쩡하지만 고도의 집중을 요하거나 스피드를 필요로 할 경우 그리고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데는 아무래도 젊은이들에 비해 뒤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령자들의 사고가 급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요즘 노령층의 운전면허 갱신때 치매 등을 검사한다고 하지만 형식적으로 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정년과 운전면허의 정년이 절실한 것은 정치권이 행사하는 정치적 사회적 범위와 차량의 흉포화가 가져올 대량 살상의 위험이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나 변호사 등은 비록 노년의 위험이 있다해도 특정 사안에 해당되고 대량 살상의 위험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같은 전문분야에 정년도입이 거론되지 않는 것입니다.
굳이 운전 정년제를 도입하지 않는다하더라고 스스로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운전면허를 반납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떠나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자칫 한번의 실수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을 당하고 그 가족들은 평생 고통속에 살아갈 것입니다.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와 그 가족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왜 그런 불안을 안고 운전을 해야 하는 것인지요. 요즘 대중교통으로 가지 못할 곳이 없습니다. 편안하게 친구들과 배우자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회도 안전속에 돌아가고 스스로에게도 복된 시간이 주어지게 될 것입니다. 정말 이제 운전정년제를 필히 도입해야 될 시점이 분명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2024년 7월 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