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 겨운 세월 속에서도 푸른 절개를 지키고
風 파람 스치는 긴 밤엔 고향을 그리네
三 경 깊은 등불 아래 우정을 새기며
首 를 숙여 벗과의 의리를 마음에 품는다
與 더불어 걷는 길이 비록 멀고 험해도
葉 잎처럼 시든 마음 다시 푸르러지고
孔 곡진한 정은 세월 따라 더욱 깊어져
昭 밝은 달빛처럼 서로의 마음을 비춘다
同 행한 벗 있으니 외로운 길도 따뜻하고
賦 읊조린 한 수의 시에 옛 정이 어려 있네
【漢詩感想】
寒風三首與葉孔昭同賦(한풍삼수여섭공소동부) /목은 이색
조선 후기의 대학자이자 문장가인 이색의 시 「寒風三首與葉孔昭同賦(한풍삼수여섭공소동부)」는 차가운 겨울밤,
타향살이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벗에 대한 우정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노래한 작품입니다.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客子思故鄕(객자사고향)
悄然共長夜(초연공장야)
燈光搖我床(등광요아상)
古道已云遠(고도이운원)
但見浮雲翔(단견부운상)
悲哉庭下松(비재정하송)
歲晩愈蒼蒼(세만유창창)
願言篤交誼(원언독교의)
善保金玉相(선보금옥상)
[원문 풀이]
寒風西北來
찬 바람이 서북쪽에서 불어오니
→ 겨울의 냉랭한 기운으로 시가 시작됩니다.
‘서북풍’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외롭고 쓸쓸한 현실의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客子思故鄕
나그네는 고향을 그리워하네
→ 타향에 있는 시인의 외로운 마음이 드러납니다.
‘객자(客子)’는 떠돌이 신세의 자신을 말합니다.
悄然共長夜
고요히 긴 밤을 함께하며
→ 적막한 밤의 정서가 흐릅니다.
‘초연(悄然)’은 말없이 스며드는 쓸쓸함입니다.
燈光搖我床
등불빛이 내 잠자리를 흔들어 비추네
→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은 흔들리는 마음을 암시합니다.
고요한 방 안 풍경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古道已云遠
옛길은 이미 멀어졌고
→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도, 지나간 세월도 멀어졌다는 뜻입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습니다.
但見浮雲翔
다만 뜬구름만 날아가는 것이 보일 뿐
→ 구름은 떠도는 삶과 덧없는 인생을 상징합니다.
시인의 마음 또한 구름처럼 정처 없이 흔들립니다.
悲哉庭下松
슬프구나 뜰 아래의 소나무여
→ 소나무는 절개와 우정을 상징합니다.
차가운 세월 속에서도 꿋꿋이 서 있는 존재입니다.
歲晩愈蒼蒼
세모가 될수록 더욱 푸르구나
→ 겨울이 깊어질수록 소나무는 더 푸르러집니다.
이는 어려울수록 더욱 굳건해지는 군자의 품격을 비유합니다.
願言篤交誼
바라건대 우정을 더욱 두텁게 하여
→ 여기서 시의 정서가 단순한 향수에서 ‘벗에 대한 다짐’으로 바뀝니다.
善保金玉相
금옥 같은 모습을 잘 간직하세
→ ‘금옥(金玉)’은 금과 옥처럼 귀하고 아름다운 인품을 뜻합니다.
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서로의 우정과 절개를 지키자는 의미입니다.
[감상]
이 시는 단순한 겨울 풍경시가 아닙니다.
찬 바람과 긴 밤, 흔들리는 등불 속에서 시인은
타향의 외로움과 인생의 허무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소나무처럼 변치 않는 우정과 절개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시는 쓸쓸함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사람 사이의 의리와 마음의 품격으로 마무리되는 작품입니다.
특히
“歲晩愈蒼蒼(세만유창창)”
“세월이 늦어질수록 더욱 푸르다”
라는 구절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어지는 우정과 인품을 떠올리게 하는 명구로 많이 사랑받습니다.
겨울밤의 적막 속에서도
끝내 사람의 도리를 잃지 않으려는 선비정신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입니다.
출처: 韓國漢詩眞寶. 五言短篇
첫댓글
어려워 행시 쓰다
접었어요 ㅎ
대단하신 프란치스코님
행시의 대가이십니다.
즐겁고 행복한
대체 휴일 되시길
두 손 모읍니다.
한시가 어렵지요.
한시를 소개하다보니 당연 행시방이니 행시가 우선되어야겠죠.
주 목적은 한시에 있으니
다시 배워보는 한시
교양을 늘리수 있는 좋은 계기지요.
寒風三首與葉孔昭同賦
寒 찬바람이 서린 고려말
風 풍랑일듯 술렁이는 정국
三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던
首 우수한 인재들은 하나씩 사라지며
與 여남은 충신마져 이슬로 사라지니
葉 설땅없는 마음엔 쓸쓸함만 외롭네
孔 공동체 문화에서 생각을 달리하니
昭 소심한 사람들은 자취를 감추니
同 동년배들은 다 어디가고 나만 홀로 남았을까
賦 부산한 정국에 무신들의 세력에 문인들은 설땅조차 없네
[아침편지]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사랑하는 벗 이튼님, 안녕하세요!
몸과 마음 편히 쉬고 계신가요?
석가탄신일 대체휴일인 오늘까지는
조금 더 여유롭게 쉬시며
내일을 위한 힘도 넉넉히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우정은 산길과도 같다고 합니다.
오고 가지 않으면 금세 잡초가 무성해져
길이 사라지고 만다고 하지요.
매일 주고받는 카톡 속 아침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따뜻한 정담을 나눌 수 있음에
오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주거니 받거니
부담 없이 마음을 나누고,
술 한잔 기울이듯 허물을 털어내며
사랑과 정을 주고받는 삶.
그 안에 우리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삶의 미학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오늘 하루도
따뜻한 말 한마디와 환한 웃음으로
행복이 머무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프란치스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