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을에서 새벽 1시경 여유있게 출발했습니다.
차가 막히지 않아 (너무 일찍 도착하면 안될 것 같아) 횡성휴게소에서 1시간 정도 쉬고
5시쯤 되어 현지에 도착했는데... 아뿔사...
주차장이며 길거리는 온통 차량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으며
줄지어 늘어선 포장마차에선 오뎅이며 떡볶기들을 먹느라 사람들이 시끌벅적...
아마 1년에 단 한번 찾아오는 이 날이 추암 최고의 명절날이 아닌가 싶네요.
차댈데가 없는 관계로 외곽으로 멀찍이 밀려나 차를 세우고 걸어오니
추암역이 있는 철로위엔 벌써 사람들이 새까맣게 몰려있네요.
굴다리를 지나 모래사장에선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있었으며 사람들로 인산인해...
사회보는 여자가 뭐라고 열심히 떠드는데 시끄러워 하나도 안들리고...
추암언덕으로 오르는 길은 출근길 2호선 전차보다도 더 비좁았더이다.
가장 인기있다는 촛대바위는 커녕 형제바위 조차 구경할 수가 없었으니,
좌우지간 사람들에 떠밀려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하면서 지탱하기를 1시간여...
7시 47분에 해가 뜬다고 했는데 8시가 다 되어도 해는 보이지 않고 수평선엔 검은 구름만...
TV방송 끝나고 애국가 흐를때 볼 수 있는 오메가는 1년 365일 중 고작 10여회 뿐이라는...
분위기가 썰렁해지면서 사람들은 하나, 둘씩 빠져 내려가고
아쉬움에 뒤를 흘끗흘끗 쳐다보며 굴다리를 빠져나와 주차해 놓은 쪽으로 걷는데..
누군가 "해가 떠오른다"며 고함을 치자... 다들 뒤를 돌아보니
구름속을 뚫고 하늘로 치켜나온 2012년의 첫 태양이 가로수 앙상한 나뭇가지 속에 걸려 있었습니다.
묵호항 앞에 가서 곰치탕으로 아침 해장을 하고
늘어지게 한잠 때릴 생각으로 덕구온천엘 갔는데...웬 사람들이 이리도 많은지..
추암에서 나온 관광버스들이 이곳으로 모조리 몰려왔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옷장열쇠가 없어서 줄울 서야 할 형편이었으니 이날 덕구온천은 아마도 대목이었을 겁니다.
좌우지간 온천탕에 들어가 몸을 담구고서 은근과 끈기로 2시간을 버텨내니 온 몸의 피로가...
개운해진 몸으로 2시가 넘어서야 온천을 나와 죽변에 가서 대게랑 왕게(킹크랩)를 시켜먹고
서울로 돌아오는데, 불영계곡으로 나와 영주로 해서 중부내륙을 탔더라면 빨랐을 것인데
안막힐거라며 동해고속도로에 진입해서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서니 대관령 부근이 완전 주차장이라...
서울사람들이 추암을 비롯한 동해안 여러 명소에 일출을 본다고 떼지어 몰려갔다가
간 김에 먹고 놀고 자빠져 쉬었다가 돌아오는 시간도 거의 비스므리한 시간대라..
사람들 심리가 대개 비슷하지요. 거기다가 눈까지 내렸으니...
이리하여 새벽 2시 경에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시에 나가서 2시에 돌아왔으니 완전 25시간동안 차만 몰았다는 얘기가...??
녹초가 되어 골아떨어졌다가 깨어나니 다음날 오후 2시...
12시간동안 깨지도 않고 잠만 잤다는...
밥먹고 또 잠이 오길래 드러누웠다가 깨어보니 오늘 아침 출근시간이네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이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진년 새해를 준비합니다.
닭사모 여러님들도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과 좀 더 웅대한 포부를 묵표로 세우고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의 의지를 기어이 관철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ㅎㅎㅎ 고생하셨네요! 명소는 그시간에 가시면 안됩니다! 그전날에 이미 주차장에 차들이 만원이됩니다! 저는 방안에서 일출을 보긴 했습니다만 매년 인파가 엄청나지요! 차량이 강릉부터 상행선이 밀리던데 정말 고생하셨네요!
추암이 일출명소로 유명세가 대단했습니다. 갈 때는 세시간, 올 때는 아홉시간 걸렸습니다. ^^
혼자 가시진 안으셨죠
남자가 운전하는게 차가 저절로 가는줄 안다니까요
남자 힘든줄 몰라여 멀리가면 남자만 수명이 짤아저요.ㅋㅋㅋ
네. 군대 제대하고 대학다니는 아들 둘을 포함헤서 4인가족이 몰려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