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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회, 서울외곽종주13차 산행; 청계동~영심봉~바라산(427)~석운동~탄천~죽전역(20.4km)[결과]
12월 5일, 목요일 눈
오늘은 12월 첫째 목요일, 분수회 서울외곽종주 13차 산행이 있는 날이다. 그리고 종주산행이 오늘로 최종회를 맞이하여 그 대미를 장식한다. 또한 을미년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그와 더불어 본인의 분수회 길잡이 역할도 여기에서 멈추려 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이런 생각들로 마음이 착잡하다.
그런데..., 요즈음 날씨가 좋지 않다. 때아닌 가을 장마로 농가 피해 소식이 들려오더니, 어제 점심 때는 장대비가 내리더니 밤사이 기온이 떨어져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함빡 눈이 내린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하루종일 눈이 내리는 것으로 되어있다. 지난 달 산행 때는 미세먼지 때문에 신경쓰였는데..., 오늘은 눈 걱정을 하게 생겼다. 눈 덮힌 풍광은 보기에는 좋지만 활동하는데는 불편을 주게 마련이다.
오늘은 지난 12차에서 산행을 마친 하오고개에서 종주산행을 이어 가게된다. 오늘 산행 인원은 모두10명으로, 정자역에서 7명, 인덕원에서 3명이 택시로 하오고개로 와서 거기서 8시40분에 만나 함께 구름다리를 건너 영심봉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하려고 한다.
아침에 마을 버스를 타러 집을 나서는 데...,밤 사이 내린 눈이 인도에 제법 쌓여 있고 도로 노면의 눈은 얼어붙지는 않고 대부분 녹아 질퍽댄다. 그런데, 지금도 함빡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함빡 눈이 내리는데...]
집을 나서는데..., 기온이 그렇게 떨어진 것 같지는 않다. 옛 어른들께서'눈이 와서 봄 날씨처럼 포근하데이~' 하던 말씀이 생각난다. 마을버스를 타고 오리역으로 가는데...,뿌옇게 흐린 차창을 닦아내니 창밖에는 여전히 눈이 흩날리고 있다. 오리역에서 전철을 타고 정자역에 내려 출구로 나가기전에 화장실에 들리려는데, 커피샵에서 모석[이삼풍]과 포산[곽동술]이 벌써 도착하여 커피를 마시고 있다.
화장실을 나와 모석이 따라준 커피를 받아들고 나 먼저 2번출구로 올라갔더니,우암[김용철],김이환,안기식이 벌써 도착해 있다. 곧이어 모석과 포산이 향촌[구용화]과 함께 합류 함으로서..., 이곳 정자에 7명, 전원이 도착한다. 인덕원에서는 봉산[김봉연],황성모,박종옥까지 3명이 오기로 되어있다.
자~, 이제 하오고개로 출발이다. 택시 두대로 가기로 하고... "택시기사에게 큰길로 가지 말고 지난번에 지나온 '한국학중앙연구소' 앞으로 해서 '하오개로'를 따라 하오고개로 가자 고 해래이~~~!!"하고 단단히 일러둔다. 이렇게 당부하는 까닭은 만일 큰길로 가다가 하오고개에 내리면 절개지가 앞을 막고 있어 구름다리로 접근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택시 잡기에 들어갔는데...., 이거 상황에 변수가 생겼다. 눈발은 더욱 커졌고, 게다가 도로에 쌓인 눈이 15cm는 족히 되어보인다. 빈 택시들은 더러 오기는 하는데.., 막상 타려고 하니, 택시기사가 하나같이 고개를 옆으로 흔들어삔다.
이거 출발부터 삐걱댄다. 그런데다가 모석은 대책없이 "이런 날은 걸어가는게 낫데이..."하면서 걸어 가자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하오고개까지 6km정도는 될텐데..., 인덕원 팀에게 상황이 어떤지 전화를 했더니 용하게 택시를 탔는데..., 차가 도로에서 꽉 막혀 꼼짝도 못하고 있단다.
이거 종주산행 막판에 큰 낭패가 아닌가...! 어쩔 수 없이, 계획을 변경하기로 한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 하오고개에 구름다리가 생기기 전에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어 청계사 입구에 내려 오늘 우리가 가는 코스로 산행했던 것이 생각나서 그렇게 하기로 한다. 그렇게 가면 하오고개 높이만큼 걸어오르는 부담은 있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달리 방법이 없다. 한참을 기다려 1303번 버스를 탄다. 마침, 빈 자리가 있어 전원이 앉는다. 차창밖에는 눈이 여전히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고 있고...
그런데..., 우리가 탄 버스도 별 수가 없나 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시간을 마냥 잡아먹고 있고...,이번에는 또 모석이 내려서 걸어가자고 보채다가 한 걸음 더나아가 좀이 쑤시는지 숫째 통로에 일어서서 내리자고 시위다. 그래도 버스에는 승객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와 통로에까지 빽빽하게 서 있다. 이사람들도 걷기보다는 타는게 낫다고 탔을낀데....답답한 버스에서 인덕팀 상황은 어떤지 알아 봤더니 여전히 택시안에 갇혀서 가다서다 한단다.
만원버스가 하오고개로 진입할 무렵, 창밖을 내다 봤더니 주인없는 승용차들이 눈을 뒤집어 쓰고 도로가에 널부러져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눈이 오자 사람들이 차를 버리고 몸만 빠져나간 것 같다. 다시 봉산에게 연락했더니 봉산이 "시간도 이미 많이 지체되었고 눈이 많이 와서 산행시간도 더딜 것 같으니 백운호수 옆으로 해서 고분재로 오른 다음 백운산으로 진행하는게 좋을 것 갔다"고 한다.
매사에 해박한 봉산의 제안이니 신뢰가 간다. 또, 이 지역 산행 길도 봉산이 알고 있다고 한다. 나는 곤경에서 백기사를 만난 기분이다. 천재지변을 만나 계획변경이 불가피한데 도움이가 나타났으니... 그래서, 인덕원 팀과는 '청계동 주민센타' 정거장에서 만나기로 한다. 오늘따라 두팀으로 떨어져서 움직이니 행동에 어려움이 있다.
느릿느릿 진행하던 버스가 또 멈추어 선다. 창밖을 내다봤더니, 웬걸 앞에서 역주행으로 경찰차가 내려오고 그 뒤에 제설차가 따라오고 있는게 아닌가...!! 그런데 그 제설차는 길가에 퍼져 있는 승용차 때문에 진행이 어렵고...,이런 상황이니 버스가 제대로 갈 수가 있나...!! 그러더니, 제설차가 지나가자 마침내 소통이 뚤린다.
천신만고 끝에 하오고개 정상에 올랐다. '고개 만디'에서 하늘에 걸린 구름 다리를 멀거니 처다본다. 버스는 그 다리 밑을 통과하여 몇 정거장을 더 지나 '청계동주민센타'에 우리를 내려 놓고 안양쪽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이어서 인덕원 팀을 만난다. 그야말로 힘들게 일행을 모두 만나고 보니 10시반을 넘겼다. 그것도 고개만디가 아닌 고개 밑에서..., 하오고개에서 8시 40분에 만나려고 했는데....
[청계동 주민센타에서 인덕원팀을 기다리고...]
[종옥과 성모....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서 합류...]
[백기사 봉산을 앞세우고 백운호수 옆으로 고고...]
[백운호수옆을 지나...]
[산으로 들어서기 전에 쏟아지는 눈을 피해 등산모드로 전환...]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길 찾기가 쉽지 않은데..., 봉산을 앞세우고 나아간다]
[산속에는 눈이 더 많이 쌓여 있다]
[기록 영상을 담는 종옥...]
[봉산이 앞장서고 포산이 뒤따른다]
[눈에 습기가 많아 눈꽃이 제대로 피었다]
[봉산과 포산...! ]
힘들지만 마냥 즐겁다. 돌이켜보면, 1차산행을 시작할 때, 포산은 도가니를 붕대로 칭칭감고 있었고...,봉산은 작년 년말 4차때 하남의 검단산에서 안창모루로 내릴 때, 무릅이 아파 쩔쩔 메었는데..., 두 산우는 13회 개근에다 무릅 건강까지 찾았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언제나 과묵한 강자 우암...!]
이만기를 능가하는 장딴지를 자랑하는 우암은 외곽종주에 10회나 참여했다.
[모석,우암,형산..., 눈은 계속 내리는데..., 어디로 진행해야 하나...??]
[이환...]
때때로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해병의 저력을 보이며 10회나 참석...!!
[형산...,]
분수회원들로부터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는 형산..., 그러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비바람,눈보라를 헤치고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터득한 내공으로 그 어려움을 극복하며 여기까지왔다. '서운함은 버리고..., 고마움은 키운다'. 세파에 휩쓸려 화두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날, 땀을 비오듯 쏟으며 쌓은 내공이기에 이내 되살려낸다.
1년 반동안 힘은 들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서울시 외곽종주'와 '영남알프스 종주'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엄청 행복했다.
[향촌...,]
분수회를 반석위에 올려 놓은 분수회 설립자..., 이번 종주산행 13회 중에 발가락이 아파서 1번 불참하고, 12번 참석하여 힘을 실어 주었다.
[산을 품은 가슴이 넉넉한 사나이...!]
[숨은 강자 기식...]
바쁜 공연 스케쥴에도 불구하고 10회나 참석하여 현장상황을 생생하게 리포트해 주었다.
[모석..., 용인으로 오고나서, 2회모두 참석...]
[종옥..., 우리들의 자랑스런 산행대장...!]
지난번 '영남알프스 종주'때도 소리소문없이 참석하여 힘을 실어 주더니 이번에도 바람처럼 참여했다. 지난번 영남알프스 갔을 때 "분수회, 서울외곽종주가 이제 2회 남았으니 참석해 달라"는 요청에, "2번중 한번은 가겠다"고 하더니 역시 산사나이답게 약속을 지켰다.
박대장은 영남알프스 종주 때 기록 영상물을 만들기위하여 앞뒤로 뛰어 다니느라 다른 사람보다 10%는 더 걸은 것 같았는데..., 오늘도 발이 푹푹빠지는 눈을 헤지고 앞뒤로 바람처럼 뛰어다닌다.
[눈은 계속 퍼붓고...]
[천주교 묘원...]
길아닌 길을 오르려니,발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한다. 그런데, 이곳 지형으로 보아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고분재'하고는 거리가 멀고 하오고개 가까이에 있는 '영심봉'을 오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등로는 눈으로 두껍게 덮혀 있고 계속 흩날리는 눈 때문에 사계가 뿌옇게 흐려 눈에 뵈는게 없으니 어디가 어딘지... 오로지 감각에 의존하여 등로를 더듬어 간다. 벌써 12시가 지났는 데... 아직 산봉우리 하나 만나지 못했다.
[길아닌 길을 오르다 천주교 묘원을 지나 겨우 등로를 찾았는데...]
[앞장서는 포산...]
[뒷따르는 모석과 성모...두 교장선생님...!]
성모는 교장 선생님으로 17년을 재직했다고 한다. 지난 4월, 집에서 계단을 내리다 발목을 삐끗하여, '7차 도봉산구간'에 참여하지 못하고 12번 참석하였다. 성모와 산행하며 호흡을 나누다보면, 친구에게는 교육자의 인품이 자연스럽게 스며나온다. 재직 중에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없었지만, 우리나라 참 교육에 공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날 안타까운 교육계 현실과 오버랩되곤 한다.
[일시적으로 시계가 열리고..., 하오고개 넘어로 지난번 12차때 지나온 국사봉이 나타난다]
[철탑과, 영심봉 전위봉 마루금...]
오늘, 계획대로 진행했으면, 하오고개에서 구름다리를 지나, 저기보이는 송신탑이 있는 전위봉을 올라 지금 우리가 오르고 있는 영심봉으로 왔을 것이다.
[왼쪽, 하오고개넘어로 국사봉과 청계산의 최고봉인 석기봉이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수봉은 국사봉에 가려있고...]
[영심봉에...]
악전고투끝에 영심봉에 오름으로서 계획된 등로로 복귀한다. 오늘 아침, 계획대로 8시40분에 하오고개를 출발했다면 9시반쯤이면 이곳에 왔을텐데..,벌써 오후1시가 다 되어간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하오고개 쪽에서 여기까지 발자국이 이어져 온 게 아닌가...!! 이 산에 우리말고 또 산꾼이 있다니...!! 얼마나 반가웠는 지 모른다. 그런나 기쁨도 잠시..., 우리가 가는 발화산방향으로 발자국이 조금 있더니 이내 없어진다. 누군가 하오고개에서 여기까지 왔다가 산행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 듯하다. 아마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인 듯....ㅎㅎ
[눈눈눈...!!]
힘은 들지만 설경에 모두 취한다. 우리 앞에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등로가 펼쳐져 있다. "우리가 언제 또 이런 길을 걸어보겠노..." " 야, 내가 전방에서 군대 생활했지만 이렇게 눈덮힌 산을 걷지는 않았데이...", "경치 하나는 끝내준다" 뒤에서 다들 한마디씩한다.
그러나 저러나 밥은 먹어야 하는 데..., 눈이 발목까지 잠기니 자리를 펼 엄두가 안나서 일단 발화산까지 가서 정상에 있는 쉼터에서 먹기로 한다.
[발화산 정상...]
힘들게 발화산 정상에 올랐다. 봉산의 말대로 누군가 매직으로 '우담산'이라 적어 놓았다. 발화산을 우담산이라고도 하나보다.
쉼터 벤취의 눈을 쓸어내고 앉기는 했는데..., 정상이라 그런지 바람이 제법 느껴진다. 모두들 자리는 탐이 나지만 밥먹기에는 너무 춥다는 의견이다. 벤취에서 간식을 먹는둥 마는둥하고 우리는 바람을 피해 서둘러 이동한다.
[점심...]
발화산을 내려와서 길바닥에 자리를 깔았다. 마침, 향촌이 가져온 자리를 보테니 그런대로 밥자리가 되었다. 그런데..., 바람은 없지만 눈이 또 퍼 붙는다. 종옥이가 가져온 토속주에 족발을 곁들이고, 모두들 가져온 먹거리를 내놓으니 성찬이 만들어진다. 순대에도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
[점심...]
[점심...]
점심이 끝날 무렵 눈발이 더욱 굵어 진다. 식사를 끝내고 마치 피난 길을 떠나듯이 떠날 채비를 한다. 그런데, 자리도 얼고 손도 얼고...,전을 거둬들이기가 쉽지 않다. 어느새 벗어둔 배낭은 눈으로 범벅이 되어 버린다.
[점심을 먹고...]
[설설설...]
[종옥...]
손이 곱아서 사진찍기가 여간 어려운기 아닌데...,종옥이가 앞으로 달려나가 영상을 담는다.
[다큐촬영을 하는 종옥 ...]
[석운동에...]
그런데..., 발화산을 내리며 알바를 하고 말았다. 고분재로 가는 길을 놓치고 석운동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오늘 출발하면서 3시반까지만, 산행하고 가까운대로 하산하기로 하였는데..., 시간이 벌써 3시가 되었다. 함께한 친구들이 '다시 등로를 찾아 복귀하기에는 무리'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오늘 산행은 여기서 종료하기로 한다.
그런데, 오늘 뒷풀이 장소는 죽전역앞에 있는 '갈비예찬'으로 이미 예약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들의'서울시외곽종주'는 출발지인 죽전역에서 끝나야한다. 그래서 석운동 330번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야탑역으로 가서 거기서 전철로 죽전역으로 가기로 한다.
330번 버스는 연이어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가면서, "이렇게 가면 너무 일찍 뒷풀이하게 될 것 같은데...,점심 먹은 지도 얼마 안되고..."했더니, 향촌이 "전철로 야탑에서 정자역까지 가서, 정자역에서 내려 죽전역까지는 탄천을 따라 걸어가자"고 제안한다.
[정자역에서 탄천을 따라 걸어간다]
[불곡산과 분당 서울대병원...]
탄천 왼쪽으로 '불곡산'과 '분당 서울대병원'이 나타났다. 둘다 나에게는 특별한 인연으로 다가온다. 불곡산은 우리집 뒷 산이고 또, 우리들이 '서울시 외곽종주' 여정에서 만난 첫번째 산이기도하다. 그리고..., '분당서울대병원'은 근래에 우리집 대원이 입원하는 바람에 나는 저기서 20여일간 잠을 자야만했다.
[철새...]
[철새를 카메라에 담는 종옥...]
분당 서울대 병원을 바라보며, 종옥이가 "요새 집터로써 명당자리는 병원 가까이가 바로 명당이데이..."하는 데..., 나는 이 말에 공감이 간다.
[탄천을 떠나...]
6시가 가까웠는데도 아직 죽전역에 가지 못하고..., 이곳 지리에 밝은 향촌도 길을 잘 못 든 것 같다고 한다. 탄천을 따라 마냥가다 보니 동막교를 지나는 게 아닌가!! 아니, 이 길은 오리에서 광교산에 갈 때 지나간 길이 아닌가...! 아니다 싶어 탄천을 벗어나 버스를 타기로 한다.
오늘은 이래저래 알바를 한다. 산행계획이 한번 틀어지니 계속 차질이 발생한다. 서울외곽종주 산행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하고 싶었는데 천재지변으로 버벅대고 말았다. 버스를 타고 6시가 넘어 죽전역으로 와서 육교를 건너 뒷풀이 장소인 '갈비 예찬'으로 들어간다.
[오늘의 만보계...]
자리에 앉자마자, 맥주로 갈증을 푼다. 오늘은 여러가지 의미 있는 날이라 등심을 먹기로 했다. 음식을 주문해 놓은 터라 바로 불판에서 등심이 육즙을 내며 익어가고..., 성모가 가져온 발렌타인에 내가 가져간 브라질산 까샤샤까지 더하여 뒷풀이가 무르익어간다.
오늘 뒷풀이 자리에는 이환이가 함께 하지 못하고 곽팔용 회장이 참석했다. 이환이는 점심먹고 일어나다 엉덩이 쪽이 삐끗했다는 데 집에 배낭을 내려놓고 죽전역으로 오겠다더니 상태가 좋지않다며 못 오겠다고 알려왔다. 하루 빨리 쾌유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 되었을 때, 나는 종주산행의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우리들의 '서울시 외곽종주 산행'이 오늘로 종료 되었습니다"고 선언했다. 비록 오늘 기상악화로 광교산을 밟지는 못했지만 탄천을 거처 시발점인 죽전역으로 회귀했으니 외곽종주에 갈음하기로 한다. 혹, 미련이 있다면 향후에 두산기술원에서 광교산~백운산~고분재를 거처 오늘 내려온 석운동까지 거슬러 걸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그리고, 경과사항 보고에 이어 13차 산행을 개근한 '포산과 봉산'에게 박수로 축하한다. 사실 근사한 기념패라도 만들고 싶었으나,당사자들이 사양해서 그만 두었다.
그리고, 나의 신상 발언으로 "개인사정으로 금년말부로 분수회 길잡이 역할을 내려놓는다"고 하고, 차기 분수회장으로 봉산을 추천했다. 참석자들의 여러가지 발언 끝에 처음에는 망서리던 봉산이 마침내 수락의사를 표명한다.
봉산은 수락발언과 함께 새해부터 3~5시간, 가벼운 산행으로 그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친구들이 모두 참석할 수 있는 산행 계획을 만들어 보겠단다.
[종옥,서울 군성 산우회와 군성17산요회 활동에 대해서 ...]
[봉산,향후 분수회의 활동 방향에 대해서...]
뒷풀이가 끝나고 2차를 가기로 한다. 2차는 작년 연말에 이어 두번째다. 3명은 먼저 가고 7명이 향촌을 앞세우고 노래 연습장에 들어선다. 봉산과 포산은 2차까지도 개근이다. 개근 산꾼의 '안동역'을 시작으로 노래가 이어진다. 역시 두사람은 노래도 수준급이다. 덕택에 만점 협찬까지 해준다.
그러나, 역시 프로는 다르다. 모두들 안기식단장의 노래를 듣고 "같은 노래를 어떻게 저렇게 맛갈스럽게 부를 수 있지?"하며 감탄하고 앵콜을 청한다. 그런데..., 앵콜청하고 만점나왔다고 협찬까지 받은 것은 조금 지나친 감이 있다. 아무튼, 끝까지 함께해 준 친구들에게 고맙고 특히, 종옥이, 기식이에게 감사하다. 여흥을 끝내고 죽전역으로 이동해서 친구들을 배웅하고 집으로 향하며 종주산행을 마감한다.
--끝--
<< 분수회 길잡이를 내려 놓으며...>>
1년 반 동안 분수회 길잡이를 맡아 오면서 오늘까지 숨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우선, '서울시 외곽종주'와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를 함께 한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림니다. 친구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계획대로 마칠 수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본인으로서는 힘든 것보다 행복함이 훨씬 컸던 것 같습니다.
지나온 걸음들이 추억으로 남아 주마등처럼 떠오르지만, 그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작년 12월, 봉산과 함께 헤드라이트에 의지해 검단산을 더듬거리며 내려온 것과 지난 9월, 인릉산에서 이환이와 어둠이 깔린 인릉산비탈을 길을 만들면서 내려온 기억입니다. 그외에도 미끄러운 수락산 기차바위를 내려와 날은 어두워지고 길은 희미해져서 고전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 영남알프스 억새밭을 걸으면서도 엄청 행복했습니다. 더구나 사자봉을 내려와 샘물상회옆 억새밭에서 부산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들 중 누구라도 다음에 언젠가 영남알프스를 찾을 기회가 있으면, 영남알프스 어느 산에 오르더라도 알프스의 준령들이 이어진 산마루를 '군성산악회' 노란 리본을 달고 걸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훗날 언젠가는 기력이 떨어져 산에 오르기 힘들지면 '밀양얼음골'에서 케이불카를 타면 바로 사자봉에 오를 수 있습니다. 사자봉에서 우리들의 발자취를 쫓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을테니... 이 얼마나 즐거운 일입니까...!!!
끝으로, 제가 길잡이로 있는 동안 함께 하지 못한 분수회 친구들에게는 미안하단 말씀 드림니다. 모든 비난은 본인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만, 변명을 드린다면 우리들의 동력이 떨어지기 전에 외곽종주를 완료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여기까지 달려오고 말았습니다.
이제 을미년은 저물어가고, 병신년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신임회장과 함께 더욱 화목하고 발전된 분수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형산--
---회비현황----
1,전월 이월; 892,590원
2,안주; - 18,000원
3,식사; 491,000원
4,2차,노래방; - 56,000원
5,노래방 협찬 4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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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액; 367,590원
첫댓글 우리 분수회원들에 대한 형산의 봉사와 수고로 서울외곽종주산행을 13차에 걸쳐서 무사히 마치게 되었네요.
특히나 마지막 산행을 눈덮힌 설산을 눈을 맞으면서 하게되어 더욱 기억에 남을 산행이 되었습니다.
딱 1년전, 4차 산행중 검단산에서 무릎에 이상이 생겨서 동행한 회원들에게 많은 민폐를 끼치게 되어, 이제 이쯤에서
중단을 해야할까 계속해야할까 고민을 무척했습니다. 중단을 하게되면 내체력의 한계가 여기까지밖에 안되는구나하고
나 스스로 한계를 정함으로 인해 자신감을 상실하게되어 앞으로 힘든 산행에 대해서는 더이상 시도 조차도 못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형산이 산행을 위해 준비하는 것을 보고, 내 건강은 형산이 분수회장 할 때까지는 맡겨도 되겠구나 싶어서, 계속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도, 더이상 나로인해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되겠다 싶어, 혼자서 북한산에 여러번 올라가면서 나름대로 사전 준비를 했습니다. 그 결과, 더 이상의 민폐는 끼치지 않게 되었으며, 특히 영남알프스종주산행을
3일을 연달아 산행 했는데도, 육체로는 힘이 들었지만, 무뤂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해서, 서울외곽종주산행을
마감하면서, 힘은 들지만 산행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큰 수확이었습니다.
다시한번 형산한테 수고하셨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봉산,작년 연말, 둘만 처져서 어둠이 덮힌 검단산을 엉금엉금 내려오며 그때 나는"봉산이 다음 산행에는 참석할 수 없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산을 사랑하는 마음과 본인의 숨은 노력으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종주산행에 여유를 찾을 만큼 무릅 건강을 찾았으니 이 아니 기쁨니까? 그리고, 갑자기 요청된 중책을 이어받아 주어서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감히 어느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사건입니다.
군성 17회, 특히 분수회, 그 중에서도 형산 손무익입니다.
마지막 산행에 참가하게 되어 산행의 종주 맛을 보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박대장, 그대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우리들의 즐거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네요.감히. 형산의 치밀함과 뚝심.큰족적을 남겼네요.함께 하지못한게 아쉽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산행기와 실감나는
생생 리포터가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형산께 우리도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서 고맙다는 마음 전합니다 .
우리 까페를 풍요롭게 해주는 친구, 우면산~구룡산~대모산에 함께 했을 때, 뒤풀이까지 하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격려에 감사합니다.
참 형산 손무익이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된다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대통령을 함 했으면 싶다!!!!!
재능이 많은 친구...,싱겁기는...^^ 허긴, 국가를 경영했다면, 노xx보다야 더 잘 했을 걸세...,왜냐면, 그 사람보다는 내 주위에 유능한 친구들이 더 많으니까...ㅎㅎ
수고하셨습니다.형산
선물...?
그동안 분수회를 한층더 Up Grade시키고 나자신도 고목나무에 새가시가 돋도록 붇돋아 준 형산께 감사와 칭송을 드립니다.
내년부터 새로이 분수회를 이글어 가실 봉산에게도 축하를 드립니다.
저 자신도 분수회가 계속 번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군성17회, 분수회 화이팅합시다.감사합니다.
향촌, 그동안 지원에 감사합니다. 향촌이 성원하는한 분수회는 번창할 것입니다.
지금쯤 이렇게 많이 오는 눈을 瑞雪이라던가?."이나이에 무슨 낭만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눈이 좋더이다.생각나는것 얘기하자니,누구는 "러브스토리"한장면하니,"大陸의密使" 신성일+엄앵란하내. 허긴 일렬로 걸으니,만주벌판을 누비던 독l립군모습같기도하고.힘든줄 모르고 신났던 산행, 허나,언제 또 해볼까하는 아쉬움이남네."踏雪夜中去,不須胡亂行,今日我行跡,遂作後人程."아무도 밟지않은 눈속을 걸으니 이런 생각도 납니다. 대원님들 모두 감사하고, 건강하시길--.
역시 선비의 댓글이네...,김구선생 글인가? "눈내리는 밤길 갈 때,발자국을 어지럽게 남기지 마라.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뒷사람의 길잡이가 된다" 낭만,러브스토리에 독립군...,그러고보니 포산은 '로멘티시스트'...ㅎㅎ
@孫 武翼 서산대사 아녀?
@김 희태 이설이 있지만,서산대사님의 한시이며,백범선생님께서좋아하신 시로 서예작품으로 남겼음.안중건의사와 더불어 좋은 글귀를 서예작품을 많이 남겼음.
눈밭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보기는 멋진데 힘은 들었겠어요. 그간 수고 많았습니다!!
김구선생 필적.??
우리 친구들의 산행 역사에 한줄기 큰 획을 그어놓고 종결하는 비장함이 느껴지네요!
멋 있어요! 손대장님!
앞으로 봉산 김봉연 대장님의 활약상도 기대되네요! 별로 참가하지 못했어도 보고 읽기만해도 즐겁습니다.
분수회의 활성화를 위해 수고를 많이 해준 형산 손무익대장의 노고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짝짝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