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경주의 한 사회복지법인재단 대표이사가 10여년 동안 장애인들을 지자체에 등록도 하지 않고 불법으로 입소시키면서 후원금 명목의 돈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일부 무등록 입소자들을 학대하거나 방치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현장추적, 신주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주의 한 산기슭에 위치한 재활원입니다.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적장애인은 현재 39명,
하지만 경주시청에 등록된 인원은 37명입니다.
2명은 정식 등록없이 불법으로 재활원측에서 받아들인 정원 외 장애인입니다.
지적장애인을 맡아줄 마땅한 시설이 부족한 것을 악용해 장애인의 보호자들로부터 적게는 2백만원에서 많게는 3천 만원의 후원금을 받고 입소시켜주는 겁니다.
[녹취] 전 불법 입소 장애인 친누나(음성변조) "혼자 자립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어머니가 제일 많이 들었대요."
재활원의 정원은 재활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관할 지자체에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활원의 대표이사 박모씨는 지적장애인을 불법 입소시켜주는 대가로 수억 원의 금품을 개인 통장으로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경주시청이 적발한 불법 입소자만 7명,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해당 재활원 전 직원(음성변조) "(시청에) (입소)신고를 하고 법인계좌 등록 후 처리를 해야 되는데, 개인계좌로 전부다 입금처리 하거나.."
불법 입소 장애인을 학대하거나 방치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2003년 2천5백만원을 내고 입소했던 김모씨는 4년 뒤인 2007년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태로 갑자기 시설 퇴거 통보를 받았습니다.
[녹취] 전 불법 입소 장애인 친누나(음성변조) "(퇴소할 때)멍자국이 있었는데, 왜 이렇게 멍이 들었냐 하니까 동생이 맞았다고.."
대표이사는 또 불법 입소 장애인을 직원으로 등록시켜놓고 인건비 보조금 4천여만원을 빼돌린 의혹도 받고 있??니다.
해당 재활원 측도 불법 입소와 학대 사실은 인정했지만, 보조금 횡령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권오순/해당 재활원 현 원장[인터뷰] "(불법 입소된) 7명 중 5명은 직업재활원 소속이니까 그리로 보내고 2명은 아직까지 (무등록으로) 데리고 있습니다. 경주시에 보고해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경주시는 해당 법인을 대상으로 부당 행위 개선 등 시정 명령만 내렸을 뿐 해당 법인에 매년 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희/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장애인을 상대로 돈장사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되고 그 사람들을 방치시키고.. 외부에선 알길이 없으니까 이런 문제가 악순환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법인의 비양심적인 운영과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KBS뉴스 신주현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