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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산 화악리 오골계
오골계가 몸에 좋다는 건 다들 안다. 그런데 오골계가 천연기념물이란 사실은 알고 계신지? 충남 논산시 연산군 화악리 오골계는 천연기념물 265호로 지난 1980년 지정됐다. 오골계 지정사육인 이승숙씨는 "옛날에 연산에서는 어느 집이나 오골계를 키웠다"고 말했다. "육계(肉鷄)가 들어오면서 오골계가 사라졌어요. 오골계는 병아리 때 부터 요즘 사육되는 닭보다 작은데다가, 성장기간도 5배나 더 길어서 경제성이 떨어지거든요."
이승숙씨 집안은 오골계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이씨의 5대 조부(이형흠)가 철종에게, 증조부는 고종에게 오골계를 진상했다. 그의 할아버지(이계순)가 오골계 천연기념물 지정 신청했고, 아버지(이래진) 대에 오골계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이씨 집안이 지정 사육인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천연기념물를 먹다니, 불법 아닌가?
"오골계 5000마리를 키웁니다. 매년 10월 토종 오골계 유전형질을 가장 잘 보존한다고 판단되는 500마리를 선발합니다. 몸 길이가 수탉 30㎝, 암탉은 25㎝ 정도에 다리가 가늘고 짧아야 좋은 오골계입니다. 수탉과 암탉 비율이 1대8 정도로, 3년 동안 알을 낳는 종계(씨닭)로 활동합니다. 나머지 4500마리는 먹어도 되요. 종계는 3년 지나면 퇴역하는데, 약효가 높다고 해서 한방에서 '약닭'으로 사용합니다. 오골계는 관절염에 좋다고 알려졌지요."
오골계의 맛은? 요즘 닭에 익숙한 입이라면 솔직히 별로일 수 있다. 육질이 탄탄하다 못해 질긴데다 기름기가 없어 팍팍하다. 하지만 국물은 맑으면서 맛이 진하다. 여기에 한약재가 더해지면, 맛을 떠나 몸에 좋겠다는 느낌이 혀에 감돈다.
이승숙씨가 오골계 농장 옆에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여름철 '황기탕(2만5000원, 2인분 이상 주문 가능, 조리시간 50분)'이 많이 나간다. 황기는 땀을 많이 흘리고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는 약재. '만삼탕(蔓蔘湯, 3만5000원, 2인분 이상 주문 가능, 조리시간 50분)'은 종계에서 '은퇴'한 '약오골계'에 깊은 산속에서 나는 만삼을 넣는다. 이씨는 "만삼은 중국문헌에 '고려인삼보다 고려만삼이 더 좋다'고 기록된 약초"라고 설명했다. '오계전복탕(2만5000원, 3인분 이상)', '황기백숙(햇닭 3만원, 약닭 5만원), '엄나무지네백숙(햇닭 3만5000원, 약닭 5만5000원)' 등도 있다.
한의사가 말하길 "대표적 자양강장제. 본초강목에 의하면 정력을 강화시켜주고 열을 물리쳐 간장과 신장을 이롭게 한다고 하니, 더위를 물리치면서 떨어진 체력을 보하는 데 으뜸이라 할 만하다. 몸의 열을 꺼주므로 혈압을 낮추는 작용도 있다."
- 화악리이래진오골계 (041)735-0707 www.ogolgye.com
-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다 계룡 톨게이트에서 빠지면 대전-논산 국도와 만난다. 논산 방향으로 가다가 연산 개태사 조금 전 오른쪽으로, 철도건널목을 넘으면 내수면 개발시험장이 나온다. 개발시험장을 지나쳐 오른쪽에 하얀 건물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