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사는게 힘들지만 예전에는 더 힘들었던것 같아요.
양말도 기워신고 우유급식도 못먹고 용돈도 거의 받기 힘들었어요. 제가 처음 돈을 벌어본건 초등학교 4~5학년때 인것 같아요.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하고 산과들로 빈병을 찾아다녔고 그렇게 모은 병을 가게에 갔다주면 소주대병은 50원 나머지는 10~20원을 주셨어요.
한달정도 모아보니 거금 3천원이 모이더라구요. 얼마나 좋은지 감춰두고 용돈으로 사용했죠.
그 이후로 봄에는 고추개구리(무당개구리)를 잡아 엄마를 드리면 팔아주시고, 여름방학이면 친구집에 호프따는 알바도 하고 송충이 한테 엄청 쏘이기도 했어요. 맥주의 원료로 사용되는 호프는 열매인데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 상품가치가 떨어져 일꾼이 많아야 했기때문에 저같이 어린학생도 일을 주셨어요.
하루종일 열심히 따면 80k자루를 70%정도 채울수 있었는데 무게를 달아 품싹을 주셨죠.
그때받은 돈이 5천원인데 얼마나 좋던지...
이렇게 어렵게 자라서 그런지 돈을 아껴쓰게 되더라구요.
상고를 졸업하고 현대전자 반도체공장에 들어가게 됐는데 몸이 약해보여서 그랬는지 처음부터 검수직을 배정받았어요.
원래는 1년동안 몸쓰는 일을 해야하는데 제가 처음이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동료들 한테 많이 미안했네요.
근무를 하면서 좋았던건 기숙사도 있고 보너스가 400%라 급여는 모두 적금을 넣을수 있었어요.
첫 월급만 가족들 선물을 사고 모두 적금을 붓고 보너스로 생활비도 쓰고 푼푼이 모아 집에 냉장고를 사드렸더니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하지만 제가 워낙 몸이 약해서 1년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네요.
그때가 90년대 인데 첫 월급이 40~50 이었네요. 1년적금 5백에 퇴직금 백이십을 합치니 6백이 좀 넘더군요.
그 돈으로 방을 얻어 한 회사의 경리로 일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저는 벌어 놓은것도 없고 사회생활을 더 하길 바랬지만 남편이 그냥 맨몸으로 오라고 꼬시더라구요.
21살 철없는 나이에 결혼을 하게되었는데 정말로 친구들이 냉장고 하나 해준거 가지고 시집갔어요.
어머니가 이불도 해오지 말라고 해서 진짜인줄 알고 그냥 갔다가 형님이 그래도 이불은 해와야 한다고 해서 결혼하고 나중에 남편월급으로 장만했네요.
그러면 제돈 6백은 어디다 썼는지 궁금하시죠?
제 잔치비용은 부주금 들어온걸로 처리하고 현금은 통장에 넣어 시집갔어요.(아무도 모르게...)
어머니집에서 살면서 1년동안은 남편월급을 관리하며 잘 살았는데 그만 IMF가 터지는 바람에 회사가 부도나고 배는 만삭인데 앞이 캄캄하더라구요. 2~3년만 어머니랑 살다가 돈벌어 나갈려고 했는데...
끝내는 일자리 못 얻고 살길을 찾아야 했기에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적금을 넣기가 힘들었네요. 하지만 위기가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IMF로 금모으기 행사로 금값도 올라가고 시중금리가 12%까지 올라갔습니다.
아이돌반지와 제가 들고온 통장과 남편이 줬던 용돈을 모아 예탁금을 만들고 매년 금리를 갈아타며 목돈을 늘렸습니다.
물론 남편은 제가 시집올때 돈이 있었다는 것 조차 몰랐구요.
그렇게 10년정도 가계재정에 손대지않고 모은돈이 7천이 되더군요.
몇년전에 그 돈으로 1500평 농지를 구입했어요. 지금은 2배가 넘게 땅값이 올랐고 남편이 저를 알아주네요.
현제는 10.5%정도 되는 농어가 저축을 들고 있는데 올해 만기가 돌아와 대출금을 값을 예정입니다.
아쉬운건 이제는 금리가 너무 낮아 돈 모으는 재미가 줄고 아이들 교육비로 지출이 늘어 예전같은 목돈 만들기가 힘들것 같네요.
하지만 오늘 12개월통장을 보고 저도 다시시작 하려고 합니다.
너무 긴 이야기 늘어놓았네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합니다.
좋은 결실 맺어서 글을 읽는 저도 좋습니다.
장구먹지님께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지금 농사철이니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구요, 올해 농사도 잘 되기를 바랍니다.^^
하우스에 오이 정식하고 올 농사 시작했습니다. 잘 키워서 좋은 먹거리 만들고 가계경제도 잘 꾸려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본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곳에 와보니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아요. 저도 위안도 받고 힘도 되고 인정이 아직까지도 많이 남아 있는것 같아 마음이 든든합니다.^^
우와 멋지십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응원 감사합니다. 멋지고 행복한 인생 만들어 가시길 기원합니다.^^
대단하세요! 결과가 좋아서 보는데 흐뭇했습니다^^
결혼 18주년 동안 뒤를 돌아보면 부족함 속에 제가 성장한 모습이 보여 가끔은 저를 다독여 줍니다.
지난 세월이 밑거름이 되어 앞으로도 당차게 살아보려구요.^^
열심히 사시는 모습 잘 보고 배워갑니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소한 행복 누리며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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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복 많은 사람입니다. 힘들었다고는 하지만 시골에서 따뜻한 정과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행복한 유년생활을 했고 지금도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추천글^^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앞산에 두릅따다 건강밥상으로 남편과 식구들 건강챙기고 있습니다.
입안에 달큰하고 자연을 담은 향이 퍼지면 그 순간은 부러울게 아무것도 없네요. ㅎㅎ
내용이 흥미로워서 전혀 길게느껴지지 않았어요.
멋지세요!
감사합니다. 살면서 10년동안은 다툼도 많고 멋모르고 살았는데 요즘들어 남편이 점점 좋아지네요.
제가 철들었나 봅니다.^^
내용이 흥미로워서 전혀 길게느껴지지 않았어요.
멋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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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의 댓글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유익한 정보, 열정이 가득한 삶을 느낄수 있어 넘 좋습니다.^^
본받고 싶네요~ ^^
많이 부족합니다. 짠돌이 회원님들 정말 열심히 사시는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사셨네요
박수 보내드려요 ~~ 전 뭐하고 살았는지 ...
감사합니다. 님도 잘 사셨을 거예요. 다만 여기서 알토랑같은 정보 가져가시면 큰 도움 되실겁니다.
저도 배울게 많더라구요.^^
결혼생활 17년만에 이제 철들어 처음으로 예산세우고, 결산도 하면서 적금이란 것도 들어봤습니다.
시집올때도 남편몰래 마이너스 통장 빚만 들고 왔는데, 장구먹지님의 글을 보면서 괜히 남편에게 미안해집니다.
멋지십니다...^^
꿈짱님 감사합니다.!!!
그동안 농사 짓느라 바빠 발걸음이 뜸했네요.
적금시작한지 6달이 넘으셨네요. 좋은 결실 거두세요~~^^
존경합니다 누님 ㅎ
존경까지는 아닌데..감사합니다.
저보다 젊으시니까 앞날이 창창하시네요. 뜻하는바 이루세요.^^
참, 훌륭한 분이시네요. ^^
저도 중학생때 호프알바를 해보았습니다.
맥주원료인 호프열매를 따서 제 등록금에 보탰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또하나의 생활의 지혜를 배워갑니다.
추억을 공유하는 기분입니다. ㅎㅎ
저는 용돈이 없어서 그랬지 등록금은 부모님께서 주셨습니다. 어린 나이에 고단함 삶을 사셨네요.
그 삶이 밑바탕이 되서 열심히 살고 계실것 같습니다.^^
댓글보고 장구먹지님 글 보러 들렀어요. 올리신 글 다 읽었어요. 넘 열심히 부지런히 사시는 분이셨네요.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계시고 고등교육까지 배웠으니 감사할 따름 입니다. 학교 다닐때는 대학못가 원망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곁에서 보호받고 살았다는 것 자체가 감사합니다.
이제 철들었나 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