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더 친숙한 수지침은 이미 전 세계에 보급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 대체요법이다. 손안에 있는 345개의 자극처에 침을 꽂아 질병을 치료하는 수지침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손이 우리 몸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수지침은 손의 각 부위를 자극하여 신체 각 기관에서 느끼는 고통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약을 먹지 않고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하는 간단한 수지침 요법을 소개한다.
사람의 손은 단지 실용적으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종교의식에서는 상징이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신봉되고 있는 수상술에서는 인간의 운명ㆍ길흉ㆍ화복을 예측한다고 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손이 실용적인 기능 외에도 질병치료 수단으로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고대 ≪황제내경≫에서 손에 흐르는 6경락의 기(氣)의 흐름 외에도 인체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점이 언급된 후 손 안에 있는 내장과 인체의 반사구를 이용하여 내장의 기능이나 두뇌의 활성화를 도울 수 있는 많은 질병 치료점이 발견되었다.
수지침 요법은 손이 인체라는 원리를 이용하여, 인체에 나타나는 질병을 손 안에 있는 반사점을 작은 침이나 쑥뜸, 돌기가 있는 압봉이라는 기구 등으로 자극하는 방법이다. 단순히 민간의술 정도로 인식되어 일반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지침 요법은 과학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현재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대학이나 자연과학 쪽에서도 활발한 강의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해외 의사들의 치료효과 연구논문도 발표되고 있다. 수지침 요법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몸의 생명력을 향상시키고, 저항력을 증강시키므로 건강관리는 물론 질병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손=인체'라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 요법
인체에 나타나는 고통 증상은 손 안에 있는 인체 부위에서 나타나게 되므로 수지침 요법을 활용하려면 손 안에 있는 인체 부위를 알아 두는 것이 좋다. 왼손의 경우 손바닥은 인체의 앞면, 손등은 인체의 뒷면이며, 가운뎃손가락은 머리다. 우리 몸이 머리를 중심으로 좌측과 우측이 나뉘듯이 왼손도 가운뎃손가락 끝이 머리고 첫째 손가락이 오른쪽 다리, 둘째 손가락이 오른쪽 팔, 넷째 손가락이 왼쪽 팔, 다섯째 손가락이 왼쪽 다리에 해당한다. 오른손의 경우 가운뎃손가락이 머리, 첫째 손가락이 왼쪽 다리, 둘째 손가락이 왼팔, 넷째 손가락이 오른팔, 다섯째 손가락이 오른쪽 다리에 해당된다. 손바닥에는 내장이 배당되어 있고 손등 가운데 정중앙은 척추, 가운뎃손가락 끝 관절 앞면은 얼굴, 뒷면은 뒷머리, 가운데 관절은 목, 첫 관절의 앞면은 앞가슴, 뒷면은 뒷가슴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뒷골이 아프다면 가운뎃손가락 손톱 밑에서 처음 만나는 관절까지가 뒷골 부위이므로 이곳을 볼펜 끝으로 꼭꼭 눌러 보면 아주 예민하게 통증이 나타나는 곳이 있다. 이곳을 눌러서 압박 자극하면 두통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수지침 기구를 활용하면 더욱 좋다.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수지침 요법
◇혈액순환 개선 및 중풍 예방이 필요할 때
나이가 들면서 혈관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심장의 운동이 약해짐에 따라 혈액순환장애가 생긴다. 특히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날 때는 말초혈액순환이 잘되도록 손발 운동을 수시로 하는 것이 좋다. 다음의 순서대로 수시로 압박 마사지한다면 손이 따뜻해지고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쿠킹호일을 탁구공처럼 뭉쳐서 손 운동을 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① 양손의 손바닥 중심 부분을 눌러 준다. ② 손바닥 중심에서 윗부분과 아랫 부분을 반복해서 압박한다. ③ 손가락을 엄지부터 차례로 뒤로 젖힌다. ④ 열 손가락 끝을 손톱으로 꼭꼭 눌러 준다. ⑤ 양손의 손끝을 서로 부딪치는 동작을 20회 정도 반복한다. ⑥ 손등에서 1지와 2지의 중수골이 만나는 지점의 합곡혈을 압박 마사지한다. ⑦ 손등에서 1지를 뒤로 젖혔을 때 함몰되는 양계혈 자리를 마사지한다.
◇ 머리가 아플 때
스트레스로 평소 머리가 자주 아프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때 그림과 같이 마사지해 준다.
① 가운뎃손가락 끝 부분을 손으로 눌러 준다. ② 후두통일 때는 가운뎃손가락 손톱 밑 부분을 손톱이나 볼펜 끝 등으로 압박 자극한다. ③ 편두통일 때는 가운뎃손가락 끝 부분 양 측방을 압박한다. ④ 전두통일 때는 가운뎃손가락 앞면 끝 부분을 압박 자극한다. ⑤ 가운뎃손가락 뒷면 손톱 아래에서 화살표 방향으로 쓸어 내리듯 압박 마사지한다.
◇ 변비가 심하거나 복부에 가스가 찰 때
운동부족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변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손바닥 중심이 배꼽이며 이곳을 중심으로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이 위치해 있다. 대장의 활동을 도와주기 위해 그림과 같이 압박 마사지를 해 주면 좋다. 급성이나 만성변비 모두 효과적이며 특히 오랫동안 누워서 투병생활을 하는 환자나 노인성 변비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좋으며 수술 후 장 운동을 촉진하는 데 응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① 손바닥 중앙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쓸어 주듯 압박 마사지를 한다. ② 가운뎃손가락을 뒤로 젖힌다. ③ 양손을 교대해서 압박한다.
◇ 뒷목이 뻐근하거나 견통이 심할 때
컴퓨터가 생활화되면서 견통은 ‘국민 병'이 된 것 같다. 심한 사람은 목이 거북이목 형태가 되어 가니 경추의 불균형이 일어나면서 목ㆍ어깨ㆍ팔의 통증이 늘고 있다. 하루 두세 번 그림과 같이 반복해서 마사지하면 어깨를 짓누르는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① 왼쪽 어깨일 경우 왼손을 펴서 책상에 붙인 후 가운뎃손가락 뒷면의 아래위(뒷머리, 뒷목, 뒷가슴, 견갑골 해당부위)를 볼펜이나 지압봉 등으로 강하게 압박 마사지를 한다. ② 둘째 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을 뒤로 젖히기를 반복한다. 책상에 손바닥을 붙이고 이 동작을 반복하면서 약간 뻐근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강하게 젖힌다. 양손을 반복한다.
◇수지침의 응급처치
수지침 요법의 응급처치는 주로 ‘손끝 따 주기'다.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겪는 급체와 고열감기의 응급처치 방법을 소개한다.
* 급체의 응급처치 예부터 갑자기 체했을 때는 손끝을 따 주는 것이 가장 빠른 증상 해소법이었다. 그래서인지 현대의학이 발달한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위장이 거북하면 바늘부터 찾는다. 급체했을 때는 대체로 엄지의 손톱 밑을 바늘로 약간 찔러서 피를 내주는데, 수지요법에서는 엄지보다는 넷째 손가락 뒷면 외측 손톱 각에서 내려온 선과 손톱뿌리에서 수평선을 이어 만나는 점(D1)과 다섯째 손가락의 앞면 외측 손톱 각에서 안쪽으로 2mm 들어온 지점(E45)에서 살짝 피를 빼면 급체 증상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만약 급체 증상과 심한 두통을 함께 호소한다면, 가운뎃손가락 앞면 손톱 아래 2mm 떨어진 지점(A33)을 같이 사혈한다. 좌우 동일하게 사용한다.
* 고열감기ㆍ편도선염ㆍ생리통의 응급처치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당황스러울 때는 갑작스럽게 고열이 나는 경우다. 고열은 대체로 감기와 같이 나타나거나 편도선에 염증이 생길 때 많이 나타나는데 이런 경우 당연히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하지만 우선 열을 내리기 위해 수지요법의 응급처치를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감기 초기나 몸살ㆍ고열ㆍ편도선염에 이용할 수 있다. 사혈 부위는 넷째 손가락 뒷면 외측 손톱 각에서 내려온 선과 손톱뿌리에서 수평선을 이어 만나는 점(D1)과 다섯째 손가락의 뒷면 외측 손톱 각에서 내려온 선과 손톱뿌리에서 수평선을 이어 만나는 점(J1)이다. 이 두 점은 생리통에 이용해도 훌륭한 효과가 있다. 좌우 동일하게 사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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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곽순애 (대체보완요법 전문가, 적십자 간호대학 겸임교수, 대전대학교 대체의학 대학원 외래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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