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고 별 생각 없이 버린 일회용 컵. 환경에 얼마나 해가 되는지 알고 계세요? 환경부가 지난 2011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국내 커피전문점 등에서 사용한 ‘테이크아웃’용 일회용컵 수가 3억 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일회용 커피컵은 재활용 비율도 낮다고 하는데요, 매년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가 땅 속에 묻혀 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거죠.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Bring Your Cup’을 만든 청년들이 있습니다. 바로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이범규씨(23), 생명화학공학과 김민주씨(25), 경영과학과 전지웅씨(26), 창업준비생 김영준씨(30)인데요. 평범한 청년 네 사람이 한 해 3억 개가 넘게 소비되는 테이크아웃커피 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일까요? 자세한 이야기를 <정책공감>이 들어봤습니다.
텀블러 가지고 가면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그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네 사람이 공동대표로 있는 사회적 기업 Bring Your Cup에서 판매하는 공식 텀블러를 가지고 Bring Your Cup과 제휴를 맺은 카페를 찾아가면, 1,500원에 텀블러 가득 아메리카노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보통 3,000원 ~ 4,000원대가 훨씬 넘는 커피 가격을 생각하면 매우 싼 편이죠. 저렴한 커피 가격으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도록 유도해 환경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Bring Your Cup의 제휴 카페는 현재 70여개 정도로, 서울 곳곳과 지방 일부에 있습니다.

<Bring your cup 공동대표인 이범규씨, 김민주씨, 김영준씨(왼쪽부터)>
책정된 가격이 너무 낮아 제휴 카페 입장에서는 이익이 적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Bring Your Cup의 이범규씨는 “대형 체인 커피숍과 달리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카페의 경우 테이크아웃 손님이 거의 없다”며 “때문에 다소 싼 가격에 커피를 팔더라도 테이크아웃을 통해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고, 할인을 통해 판매량을 높이면 사업자에겐 이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Bring Your Cup이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거두는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하네요.
소비자는 싼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제휴 카페는 테이크아웃 손님을 더 유치할 수 있고, 일회용 컵 대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텀블러에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환경도 지킬 수 있는, 그야말로 1석 3조의 시스템인 것이죠.
텀블러 판매와 광고로 수익 도모
NGO가 아닌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이익 추구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Bring Your Cup의 1차 수익은 텀블러 판매에서 나옵니다. 텀블러가 너무 비싸면 운동이 퍼지는데 걸림돌이 되므로 '1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합니다. 부족한 수익은 텀블러에 기업 광고를 싣는 방식으로 충당할 예정입니다. 벌써 유명 주방용기업체인 락앤락에서 사업가능성을 인정하고 텀블러 3500개를 지원했다고 하네요.
시작은 지난 1월 이범규 대표가 미국 뉴욕의 ‘탭 잇 워터’라는 운동에서 영감을 받으면서부터라고 합니다. 탭 잇 워터는 페트 생수병 사용을 줄이기 위한 운동으로, 탭 잇 워터 운동단체에서 판매하는 생수병을 가지고 뉴욕 시내의 제휴 식당에 가면 그 병에 물을 담아 주는 운동입니다. 목이 마를 때 한번 쓰고 버리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사마시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죠. 지금은 뉴욕의 거의 모든 식당과 카페 등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 이범규 씨는 탭 잇 워터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들여와 생수병 줄이기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조언을 얻고자 찾아간 환경보호 시민단체에서 우리나라의 페트병 재활용률이 세계 2위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회용 커피 컵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합니다.
“일주일 만에 텀블러 두 박스가 팔려나갔어요“
마침 인터뷰를 가진 장소가 Bring Your Cup의 제휴 카페 중 하나인 서울 중구 명동의 ‘남산커피집’이었는데요. 이곳을 운영하는 이정화 사장은 Bring Your Cup의 공동대표 김영준씨가 불쑥 카페로 들어와 제휴를 제안했을 때 깜짝 놀랐지만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보고 취지에 동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정화 사장은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하루 동안 버리게 되는 일회용 컵 쓰레기가 엄청나다”며 “안 그래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고, 젊은 사람들이 좋은 취지로 이러한 일을 하는것이 기특해 제휴를 맺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또 “누구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커피를 마시는 선진 커피 문화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커피숍 입구에서는 Bring Your Cup의 텀블러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판매를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8개들이 두 상자가 팔려나갈 만큼 대중들의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Bring your cup과 제휴를 맺고 있는 남산커피집의 이정화 사장>

<남산커피집에서 판매하고 있는 Bring your cup의 공식 텀블러>
이처럼 제휴 카페에서는 테이크아웃 손님 유치뿐 아니라 버려지는 일회용 컵의 어마어마한 양에 대한 심각성을 느껴 Bring Your Cup에 먼저 협력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현재 70개의 제휴 카페 중 20여개 정도가 카페 측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와 협력하게 된 경우입니다.
일회용 컵 쓰레기 배출의 주범인 대형 체인 커피숍과 협력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이범규 씨는 “우리의 목적은 환경을 지키려는 것도 있지만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돕자는데도 있다”며 “Bring your cup을 통해 일회용 컵 사용도 줄이고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카페들을 찾아가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습니다.
Bring your cup의 공식 텀블러는 제휴 카페나 Bring Your Cup 홈페이지 (http://bringyourcup.co.kr/)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텀블러를 가지고 가면 커피 가격을 할인해주는 제휴 카페들의 위치도 상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지 않더라도 제휴 카페 입구에는 ‘착한카페’ 표시가 붙어 있으니 쉽게 알아볼 수 있답니다.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Bring Your Cup, 여러분도 그 움직임에 동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Bring your cup 홈페이지 : http://bringyourcup.co.kr/
ⓒ정책공감
출처 : http://blog.daum.net/hellopolicy/6982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