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여자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말할 수 없이 의기소침해지는 때이기도 하다. 정오가 채 되기도 전에 번들번들해진 콧잔등과 습기를 가득 머금고 맥없이 풀죽어 있는 헤어 스타일, 겨드랑이에서 풍기는 시큼한 냄새. 무엇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고 한탄만 하기 전에 해변가에서 요긴하게 쓰일 여름 피부 구조 대작전을 세워보자.
1 | 딸기코 퇴치 작전! 왜 유독 한여름이 되면 코끝이 빨개지고 마치 해안가를 따라 핀 해당화처럼 광대뼈 주변에 기미가 자리잡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바로 이목구비가 동일하게 창조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볼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양의 자외선 차단제가 코에는 모자랄 수 있다. “코는 다른 부위보다 지성이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가 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피부과 전문의 케이티 로단의 지적이다. “또한 알레르기가 잘 일어나는 봄과 여름에는 자신도 모르게 자주 만지기 때문에 쉽게 없어지기도 하죠.” 한여름 내내 번들번들해진 빨간 코를 마치 이름표처럼 달고 다니고 싶지 않다면 다음의 조언을 기억하라. “오일 프리 자외선 차단제를 2시간마다 얇게 바르고 습도가 높을 때는 소량의 루스 파우더로 콧잔등을 자주 두드려 주세요. 대부분의 파우더에는 이산화티탄이(Titanium Dioxide)이 함유되어 있어 번들거림과 붉은기를 억제하는 동시에 SPF 수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만일 코 주변의 불그스레한 기운이 못 견디게 마음에 걸리면 컨실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분홍색이나 초록색 계통 대신 베이지색이 적당하고 코를 자주 찡그리는 버릇이 있다면 주름이 덜 가는 크림 타입을 선택할 것.
2 | 여름이면 더욱 기세 등등한 기미나 주근깨는? 야자수 잎사귀에 걸리는 석양을 감상하며 맥주 한 캔을 느긋하게 비운 것까지는 좋은데 호텔에 돌아와 보니 아침까지만 해도 없었던 기미가 떡하니 자리잡았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우선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차앤박 피부과 명동점의 양정은 원장은 찬물이나 찬 우유로 냉찜질한 후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한 화장수(알코올 성분이 없어야 한다)를 화장솜에 듬뿍 묻혀 기미가 생긴 부위에 얹어주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진정 및 보습 기능이 있는 시트 타입의 마스크나 팩을 해주면 좋죠. 비타민 E가 함유된 것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또한 한번 생긴 색소는 더욱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더욱 철저히 발라야겠죠. 비타민 C가 함유된 제품으로 이미 생긴 색소를 억제하고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키는 것도 권할 만합니다.”
3 | 아주 잠깐 햇볕에 노출되었는데 팔다리가 마치 홍당무처럼 붉어졌다면? “흔히들 알고 있는 민간요법 중 하나가 감자를 갈아붙이는 것인데 감자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성분이 있어 오히려 피부를 자극하므로 좋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오이를 차갑게 한 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며 차가운 우유와 찬물을 섞어서 냉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종로 S&U 피부과의 여운철 원장의 이야기다. 열기를 가라앉힌 후에는 자극이 덜한 비누나 샤워젤을 이용해 샤워한 후 끈적임이 싫더라도 보습제를 듬뿍 발라준다. 비타민 C나 E의 경우는 피부의 광노화를 막아주므로 이러한 성분이 들어 있는 보디 제품을 사용하도록. 물집이 잡혔거나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에는 의상의 처방 아래 칼라민 로션이나 강력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면 상태가 금방 좋아진다. 아스피린이나 인도메타신(Indomethacin) 약제를 복용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4 | 오 마이 갓! 북두칠성처럼 박혀 있는 종아리의 빨간 점들은 ? 비키니를 입기 위해 면도를 한 것까지는 좋은데 종아리에 보기 싫은 빨간 점이나 인그로잉 헤어(Ingrowing Hair, 피부 아래 털이 박혀 있는)가 생겨 더욱 당황스러웠던 기억은 없는가? 이지함 피부과 이유득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마치 빨간 점처럼 보이는 것은 면도날로 인해 모낭 주변에 생긴 미세한 출혈입니다. 인그로잉 헤어도 잦은 면도나 상처, 왁싱 등이 원인이죠. 잘못된 방법으로 제모를 하면 털이 자라는 방향이 바뀌어 털이 살 속으로 파고들게 됩니다. 면도 때문에 털이 굵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모근 쪽의 털은 굵고 단단하므로 더 잘 파고들게 되죠.”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일단 빨간 점이 생겼으면 더 이상의 면도는 금물이다. 2차 세균감염이 되어 모낭염 등이 잘 생길 수 있으므로 보습 성분이 풍부한 로션으로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모낭염이나 이물반응에 의해 크게 덧날 수 있으므로 인그로잉 헤어 때문에 고민이라면 병원에서 레이저 제모를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만일 지금 당장 비키니를 입어야 하는데 인그로잉 헤어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면 죽은 살을 벗겨내는 과산화벤조일(Benzoyel Peroxide)이나 살리신산(Salicylic Acid)이 들어 있는 여드름 제품을 발라 각질을 녹여내야 갇혀 있던 털을 해방시킬 수 있다. 혹은 임시 방편이긴 하지만 샤워 중 부드러운 네일 브러시를 사용하여 털이 난 반대 방향으로 빗은 후 면도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뉴욕 아본 센터 살롱 앤 스파의 테라피스트 리타 우키스는 조언한다.
5 | 선탠 후 피부가 마치 감자껍질처럼 벗겨진다면? 감자껍질처럼 일어난 얇은 피부 껍질을 볼 때마다 그 동안의 다짐은 깡그리 잊은 채 정신없이 피부 껍질을 벗겨내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피부 껍질을 벗겨내면 간지러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유득 원장의 경고다. 일단 피부가 자극으로 인해 붉어졌다면 절대 강제로 피부를 벗겨내면 안 된다. 대신 너무 뜨겁지 않은 스팀 타월을 이용해 수분을 공급한 후 미백 크림, 에센스를 1:1 비율로 섞어 부드럽게 마사지해준 뒤 랩으로 싸두어 충분히 흡수될 때까지 기다린다. 10분쯤 지나 랩을 벗겨낸 다음 가볍게 두드려 마무리하면 응급처치는 끝! 피부를 강제로 벗겨낼 경우 얼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피부가 가라앉기 전에는 사우나 등 높은 열을 가하는 행동은 피하도록.
6 | 에센스에 로션, 크림에다 자외선 차단제까지, 답답하게만 느껴진다면? 한여름 해변가에서 겨울밤에나 어울릴 듯한 영양 크림을 사용하는 것은 터틀넥을 입고 풀장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름에는 여름용 스킨케어 플랜을 다시 짜야 한다. 건성 피부라 한여름에도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믿는가? 그렇지 않다. 고온 다습한 한여름의 기후가 피부를 보다 촉촉하게 유지시키기 때문에 크림보다는 가벼운 로션 타입의 모이스처라이저만으로도 충분하다. 또한 지성 피부라면 T존 부위에는 수분을 공급해주는 대신 오일 프리 자외선 차단제만 발라줘도 무방하다. 물론 얼굴 바깥쪽인 U 존 부위에는 모이스처라이저를 잊지 말고 발라주도록.
7 | 해변에서의 첫날, 비키니를 입고 나서기에는 팔다리가 너무 허옇다면? 가장 손쉽게 태닝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크림 브론저나 리퀴드 브론저를 바르는 것이다. 니삭스 속에 숨겨져 있던 박세리의 하얀 발등을 떠올려보라. 그녀 역시 마놀로 블라닉의 샌들을 신게 된다면 별 수 없이 브론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으리라. 만일 해변가에서 선탠을 즐긴 후 저녁 약속을 위해 홑터넥 드레스를 입었는데 비키니 톱의 끈 자국이 무슨 수를 써도 가려지지 않는다면 역시 브론저가 정답이다. “물기 있는 화장용 스펀지에 브론저를 찍어 스트랩 자국을 메우세요. 그리고 경계선이 약간 번지게 하면 멋진 태닝 룩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메이크업 포에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문준희 씨의 이야기다.
8 | 조지 클루니처럼 번들번들거리는 메이크업은? 여름이면 당신의 모공은 마치 항복을 선언하고 널부러진 패잔병처럼 끝도 없는 기름기를 좔좔 쏟아놓게 된다.“사용하는 제품 수를 줄일수록 덜 번들거립니다.”문준희 씨의 이야기다. 파운데이션은 건너뛰고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를 바른 뒤 컨실러로 결점 부위를 가리라는 것이 그녀의 조언. “오일 프리 컨실러를 사용하면 메이크업이 보다 오래 지속되죠.”얼굴 전체에 파우더를 펴 바르는 것도 번들거림을 억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펄 파우더는 자칫 얼굴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으므로 피부 톤을 자연스럽게 마무리해주는 투명 파우더가 적당하다. 여름에는 인조 피부처럼 매트하게 마무리해주는 것보다는 새틴 같은 느낌으로 피부를 마무리해주는 것이 좋다. ............................................................................................................................
효과적인 브론즈 사용법
1 몸 전체의 각질을 제거하라. 건조한 피부는 태너를 지나치게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얼룩지기 쉽다. 각질을 제거한 다음에는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잘 스며들지 않기 때문이다. 스크럽할 때 오일은 절대 사용 금지. 태너의 흡수를 막을 수 있다.
2 초보자라면 스프레이 타입보다는 틴티드 태너가 적당하다. 촉촉한 메이크업용 스펀지로 얇게 발라주는 것이 포인트.
3 피부 톤이 어두운 부위는 특히 더욱 조심스럽게. 팔꿈치, 무릎, 손발의 피부는 두껍고 건조해서 아마추어에게는 고난이도의 부위다. 각질 제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로션과 태너를 섞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 셀프 태너 제품을 바른 뒤에는 적어도 30분 이상 기다렸다가 옷을 입어야 한다.
5 손을 씻어라. 맨손으로 태너를 듬뿍 바르고 있다면 5분마다 손을 씻을 것. 손가락 사이 사이도 모두 씻겨졌는지 잘 확인하라. 약국이나 의료기상에서 파는 수술용 장갑을 사용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사이즈가 넉넉해 충분히 잘 벗겨지는지도 꼭 확인하도록. 실수 되돌리기! 실수를 했다면,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얼룩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킬 수 있다. 면봉이나 코튼볼에 묻혀 신속하게 씻어내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