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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팔공노인복지회관 원문보기 글쓴이: 송죽매
입력 : 2015.01.30 14:28 | 수정 : 2015.01.31 14:51
이미지로 먹고사는 직업이 있다. 배우와 정치가가 그렇다. 두 직업이 추구하는 이미지는 약간 다르다. 배우는 매력을, 정치가는 청렴과 나라 사랑을 뽐낸다. 양 직업 간 전직도 가능하다. 배우의 매력 포인트가 나라 사랑이라면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배우 송일국은 적격자다. 그는 시대가 원하는 구국의 이미지다.
‘주몽’부터 ‘안중근’까지
1998년 MBC 공채 27기 탤런트로 데뷔, 오랜 무명시절을 겪었던 배우 송일국을 세상에 알린 작품은 드라마 <주몽>(2006년)이다. 우리 역사상 가장 강성했던 나라, 강인한 리더의 모습을 유감없이 뽐내며 단숨에 국민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여기에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외증조할아버지(고 김좌진 장군), ‘장군의 아들’로 2선 국회의원을 지낸 외할아버지(고 김두한 의원) 등 거룩한 계보가 밝혀지며 묵직함이 더해졌다.
최근 3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하며 고른 역할 역시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연극 <나는 너다>). 작품을 위해 사비로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을 펼쳤던 중국 지역을 순례하기도 했다고 한다. 송일국은 한 인터뷰에서 “젊은 친구들이 이 작품을 본다면, 우리 역사에 대해 애정을 갖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쌍둥이의 태명을 ‘대한·민국·만세’로 지은 것도, 이게 실제 이름이 된 것도 이쯤 되면 크게 놀랍지 않다.
영웅 역할의 연기가 몰입도 있고, 위화감이 덜한 이유는 비단 그의 출신 배경 때문만은 아니다. 겉과 속이 같은 그의 행보는 그의 DNA가 진짜라고 믿게 만든다.
엄마 김을동 의원, “그럴 일 없다” 일축
‘반기문 대망론’이 끊임없이 들려오는 등 정치권의 새바람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준비된 후보자의 면모를 두루 갖춘 그가 러브콜을 받는 건 당연해 보인다. 실제로 정치권을 시작으로 “세쌍둥이 아빠 송일국이 2016년 총선 때 인천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큰 인기와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이야기에 살을 붙인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 중인 김현정(32) 씨는 “송일국의 사람됨과 리더십, 따뜻함은 지역사회에 큰 귀감이 된다”고 했다.
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이 있으니, 바로 송일국의 어머니인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발언이다. 김 위원은 최근 사석에서 아들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나도 국회의원 할 줄 몰랐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우리 아버지가 평생 정치하면서 가난하게 살아서 나는 정치인 집안은 원래 가난한 줄 알았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울어야 되는데 눈물이 안 나더라. 눈깔사탕 하나 얻어먹은 게 있어야지. 세 아들 키우려면 돈 많이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에는 이 발언이 “여지를 남겼다”고 해석되며 퍼져나갔다.
하지만 김 위원 측에 확인한 결과, 현재로선 ‘사실 무근’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김 위원은 보좌관을 통해 “이미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한 차례 해명한 것처럼, 정작 아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며느리가 인천지법에 있기 때문에 인천에 살고 있는 것뿐이라, 곧 근무지를 옮기게 된다. 송도에서 출마한다는 얘기가 이미 낭설이라는 얘기다. 그저 사람 앞날을 어떻게 알겠느냐는 통상적인 얘기가 확대해석 된 것”이라고 전해왔다.
만약 나선다면? 당선 가능성 높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김 최고위원이 사석에서 했다는 말에 여운이 담긴 건 사실이다. 시시각각 격변하는 정계에선 더욱 그렇다. “아버지가 정치를 해서 굉장히 가난했기 때문에 내 인생에 정치는 없다고 다짐했다”던 김 최고위원도 현재 재선의원이다.
그렇다면 만약 송일국이 출마를 한다면 당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는 김을동 최고위원의 발자취를 보면 가늠이 가능하다.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비례대표로 당선된 바 있는 김 최고위원은 지난 19대 총선을 통해 재선에 성공하며, 헌정 사상 첫 부녀 국회의원에 첫 부녀 재선의원 타이틀까지 얻었다. 심지어 지난 20여 년 동안 새누리당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한 송파병(丙)에서 이룬 쾌거였다. 모두가 말렸다는 모험, 야당의 초강세 지역에서의 승리는 온 세대가 합심한 선거운동의 결과다. 선대인 김좌진 장군과 김두한 의원은 물론, 연예인으로서 다진 본인의 인지도, 여기에 후대인 국민배우 송일국과 세쌍둥이 손자까지 무려 5대의 힘이 더해진 것이다. 정계의 한 관계자는 “매일 현장에 나와 어머니 선거운동을 도운 송일국의 역할이 특히 컸다”고 전했다.
만약 송일국이 출마를 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그의 배후가 된다. DNA 배열이 김좌진 장군의 손녀에서 증손자로만 바뀔 뿐이다. 어쩌면 끊임없이 들려오는 송일국 출마설은 이런 배경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 정치평론가는 “그간의 선례를 봤을 때, 정치인이나 연예인 가족이 당선에 유리한 점이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