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01
바람 피기 좋은 날
민구식
봄은 짧은데
하루는 길다
환장할 봄날에
전화 한 통 없는 존재는
딱지 앉은 흉터 하나 없음을 자랑하는 것일 뿐
웬수 같은 화상 이래도
오늘같은 날 짧은 문자 한통이라도 있음
뛰쳐나갔을 텐데
대동배 언덕 위 보리밭 이거나
이견대 난간에서 자판기 커피 한잔에도
근질거리는 감각을 내 맡길 텐데
이럴 줄 알았으면
헤프게 웃는 연습이라도 해 두었어야 했는데
멋대가리 없어도 마음 하난 착했던 사람
전화번호라도 기억시켜 둘 걸
바람 맞기보다
바람 피기가 더 좋은 날인데
바람은 늘 무심하다
카페 게시글
日詩
230401. 바람피기 좋은 날
민구식
추천 0
조회 107
23.03.31 15:02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보리밭
푸른 머리결이
빗질을 합니다
쓸어넘기는 결 속으로
바람들이 숨어듭니다
유채꽃들은 떼거리로 노란유혹을하는데
바다는 꿈쩍도 안하는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