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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가 믿고 믿던 제 자리를 떠나려고 합니다
저는 청주에서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충북대학교에서 의과대학을 다니고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인턴과 내과 전공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국제협력의사로 페루에서 근무를 하고 저를 믿고 가르쳐주신 교수님들의 지원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2년간 전임의생활을 하고, 경희대학교병원에서 교수 생활을 1년 하다가 모교의 임상교수를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민을 며칠 하다가 모교병원으로 왔습니다. 그때가 2005년입니다. 이후 수년간 황경국 교수님과 1년 182일의 대기 당직을 했고, 그 노력으로 권역심뇌혈관질환 센터가 되면서 이상엽 교수와 김상민 교수님이 오시면서 그나마 90일 정도의 당직을 하고 20년 가까이를 살았습니다. 모두 제게 형제와 다름없이 감사한 분들입니다.
제 꿈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간신히 시골을 탈출하여 서울시민으로 살아갈수있었지만 전공의 동안 우리병원에서 할 수 없는 시술과 수술때문에 환자분들이 서울로 가서 수술을 받고 이후 추적을 몇 년하시다가 연세가 드시면 힘든 몸을 끌고 이제는 서울가기도 힘들다면서 우리병원으로 오시게 되는것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이런 모습이 저는 너무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였습니다. 우리병원에서 먼저 심근경색증은 한국에서 가장 빨리 시술을 해보자, 그래서 STEMI 든 nSTEMI 든 낮이든 밤이든, 평일이든 추석연휴이든 뼈를 갈아넣어 최대한 빨리 시술을 하였고, door to balloon time 이 새벽두시에도 52분이라는 성적을 발표하자 일부 의사들은 다 사기라고 이야기를 한분도 있었습니다. 그 말씀을 하시던 교수가 계신 병원도 지금은 55분 대라고 발표를 하십니다. 갈아넣어서 만든 일입니다. 그리고, 임상에서의 제 꿈은 심근경색증 부터 협심증 까지 우리병원에서 서울로 가시는 분이 없도록 하고 종국에는 제가 진료하던 심부전 환자분을 우리병원에서 VAD를 하고 심장이식을 하여 가족품으로 잘 돌아가시게 되는 것을 제가 퇴직하기 전에 보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갈수록 그런 일이 제 꿈 밖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를 통한 지방의료의 강화라는 명쾌한 해답이 있음에도 환자에게 병원 선택의 자유, 의사 선택의 자유, 의료의 무한정 이용이라는 상식밖의 조치를 30년 이상 지속하여 지방의 필수의료 인프라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방의료 필수의료가 제대로 서지 않는것을 마치 의사들이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회피하고 돈에 눈이 멀어서 미용과 성형에만 집중해서 그건다며 민심을 호도하고 의료진의 자존심을 꺾고 있고 이를 정치적인 이득에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는 의료환경이나 전달체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OECD통계량중의 하나일 뿐 인 인구 천명당 의사수라는 하나의 지표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영아, 모성 사망률, 예방가능 사망률 같은 결과지표는 국민에게 공개조차 하지 않고 그동안 필수의료분야를 간신히 지켜내온 의사들마져 국민앞에서 돈 밖에 모르는 파렴치한으로 조리돌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폭도와 같은 정권앞에서 심장이식을 우리병원에서 해보자, 이를 통해 우리지역의 심혈관질환자의 고통을 줄여드리자라는 제 꿈이 점점 멀어짐을 뼈속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 또 한가지 꿈은 작지만 늘 자랑스럽게 교육한 우리 아이들, 우리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을 아끼고 가르쳐서 훌륭한 의사로 만들어 내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지도학생이 배정되면 한달에 한번씩은 만나서 저녁 함께 먹고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의 성적이나 행동가짐에도 신경을 쓰려고 늘 노력했습니다. 한달에 한 번 아이들 만나는게 뭐가 그리 대수냐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죄송하게도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학생들 지도잘하고 전공의때 지도 잘 해서 우리지역의 힘을 키우는 의사가 되는것이 제게는 너무나 큰 기쁨이고 행복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대생부터 함께 하여 제 제자였고 전공의때 지도하였으며 힘든 전임의 과정을 견디고 제 동료가된 Min Kim Daehwan Bae 이주희, 윤웅수 교수를 보면 정말이지 웃음이 절로 나오고 먹지 않아도 배가 부릅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대한내과학회에서도 많은 위원회 중에 엄중식 김대중 교수님의 가르침으로 수련위원회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그것이 꼰대성격인 제게 그나마 전공의의 마음을 더 이해하고 뭐라도 한가지 더 줄수있는 부분이 제게 생길것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해할수없는 조치로 제 아이들은 휴학과 사직에 내몰렸습니다. 며칠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전화를 하여 잘 있는지 묻고, 힘내라고 이야기하고, 커피 쿠폰 보내고 하는 제 모습이 너무나도 괴롭고 초라하며, 아이들이 걱정이 되어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내과 전공의들은 내과라는 과목을 선택하면 앞으로 힘든 길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면서 선택을 한 의지 있는 친구들입니다. 제가 내과를 선택할때 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 내과를 선택한 것이지요. 그 의지있는 아이들을 정부는 재정이나 세부계획이 서지도 않은 필수의료패키지라는 것을 들고 나와 병원 밖으로 내몰았습니다. 이제와서 각 항목에 대한 위원회를 만들어서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의료정책이 무슨 F1 레이스 인가요? 자동차 경주도 그런식으로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학과 병원을 자신의 입지 상승을 위한 디딤판 정도로 여기는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은 의학교육과 의료체계에 대한 이해는 1도 없이 정부에 아부하여 49명의 정원을 가진 의과대학을 하루아침에 200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한 시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정부는 총장을 통하여 부지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의과대학 4호관을 2025년 2월 부터 2029년 1월 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서를 하루만에 만들어 의대학장에게 송부하고 하루만에 그 안을 채울 의학교육 기자재 리스트를 완성하라고 압박합니다. 충북대학교 총장은 3년이면 직을 벗을 테지만 그때에는 만신창이가 된 교수들과 의대생만 남아, 양질의 교육은 커녕 졸업장에 직인을 찍기도 힘든 학장실만 바쁘게 될것이 뻔합니다. 학생이 네배가 되면 당연히 병원의 입원환자가 현재의 네배 즉 충북대학교병원은 3200병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충분한 의학교육, 지금과 같은 충실한 의학교육이 됩니다. 총장이나 도지사는 내 임기동안 신입생 받고 의예과 학생 교육할 200명 들어가는 강의실 하나 지으면 된다 이런 무책임한 짓만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우리병원의 심장이식과 우리아이들 잘 가르쳐서 지역의료의 충실한 간성이 되게한다는 제 꿈은 이번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로 산산조각이 되었습니다. 제 가슴에 품은 한 조각의 붉은 마음과 같은 두가지의 꿈은 이제 헛된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혼란한 판에서 입을 쳐닫고 총장과 도지사에 아부하여 자신의 입지 향상을 노리는 인간들이 제 곁에 존재한다는 현실이 더욱 저를 견디기 어렵게 합니다.
한달간 제 신변을 정리하고 제가 모시던 외래 환자분들을 적절한 곳에서 치료를 지속하여 받으실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여전히 응급환자 보고 중환자실 병실 당직하고 학회 활동 열심히 하고 달리기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난 20년을 생각하니 다 한 번 제 곁을 지나간 바람같습니다. 이런 노력이면 스스로도 이루지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은 있어도 있었던 곳에 대한 미련은 없을것 같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배장환 올림
“보건부 차관, 의협 추천” “한약 불법화”… 의협 회장 선거 막바지
의협 회장 후보 5명 중 4명이 ‘강성’ ‘차관 지명’ ‘한약 불법화’ 파격 공약
누가 되든 대정부 투쟁 강화될듯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682861
전공의들이 한국을 버리고 싱가포르 가겠다는 말이 헛소리인 이유
요약.
1.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이란 사람이 `한국 전공의들이 미국과 싱가포르로 가서 의사하겠다더라! 이공계 유출되면 책임질 수 있겠냐`라고 공개적으로 협박함.
2. 그런데. 싱가포르는 서울대, 연대(서울 캠퍼스) 의대 졸업자가 아니면 (자국 기준 의사 활동가능한) 의대를 졸업했다고 인정 안해줌. (서.연,고 아님.)
3. 결국 "전공의들의 상당 부분"이 싱가포르로 간다고 해봐야 거의 대부분 의대 졸업 자체를 인정 못받음 . 이걸 알면서 이야길 했는지 아닌지 모르겠음.
현재 의사 집단의 사회적 신뢰도를 보면, 안되는걸 알면서 말하고 있는건지, 진짜 사실을 모르고 된다고 믿고 말했다고해도 하나도 안 이상할 정도임.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방재승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
3/21 (목) "사직서는 정부와의 대화 위한 것.. 수리 전까지 진료 최선" -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
"◎ 진행자 > 여러 가지 점검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라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수님.
◎ 방재승 > 저는 정부가 먼저 나서서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풀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법적 조치를 풀어줄 테니 정부와 대화를 하자 그게 1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전공의들은 저희가 만나봤을 때는 거의 자포자기 수준입니다. 그리고 면허정지 처분을 받아도 결국은 3개월 뒤에 사직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 가서 어떤 아르바이트 같은 것도 할 수 없고 결국 다시 병원에 들어와서 전공의를 해야 된다는 건데 이건 노예계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다니는 직장을 자기 마음대로 그만둘 수도 없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전공의들의 상당 부분이 이런 시스템에서는 한국에서 의사하기 싫다 그래서 특히 미국하고 싱가포르 쪽 의사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진행자 > 많아요?
◎ 방재승 >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거는 정말 국가적으로 인재 유출입니다. 이공계 계통의 인재 유출이 의학 쪽으로 온 것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의 손실인데 의학 쪽으로 온 이공계들이 다른 나라 의사를 지원해서 대한민국 환자를 치료하는 게 아니고 다른 나라 국민을 치료해 준다면 이거 얼마나 좀, 자괴감이 드는 상황입니다. 빨리 대화의 장을 만들어서 전공의들을 복귀시켜야 되는데 그러려면 일단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를 해보자는 정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
미국에 대해서는 많은 반박이 나왔으니 패스. 싱가포르는 과연 한국 전공의들을 환영할까?
그래서 찾아본 결과...
1) 싱가포르도 의대 증설해서 해외의사 필요성 줄어듬. 2) 해외 의대 인정 갯수 자체를 줄이는중...
한 때는 서,연,고 였다고..
...
근데 재미난 이야기가 82쿡에서 나옴.
'고대는 인정 안해준다.`
그래서 찾아보니. 사실임.
22년 기준으로는 서울대,연대. 끝.
...
그러면 한국 의사들에게 열린 선택지 뭐가 있느냐? (아까 싱가폴에서 서,연.고 의대 인정된다는 글의 나머지 부분을 보면...)
의사면허를 인정받고 갈 수 있는 나라라고 해봐야.
중국, 베트남, 몽골, 카자흐스탄, UAE...
그나마도 한국에서 `의사 면허 문제 없다`는 조건 하에서만 가능함... 현재 상황이면 징계와 소송이 대기중.
그리고 그 나라 의사들은 본인들의 경쟁자가 될 한국 의사들을 환영해줄까? 과연?
첫댓글 시설이 미흡이라 싫다는건지 아직도 의사가 인원증설에 반대하는지 모르겠음. 병원 줄서기 싫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