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구단주-단장 공개비난 "찬호는 골칫덩이"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 톰 힉스가 공개적으로 박찬호를 비난하고
나섰다.
힉스 구단주는 11일(한국시간) 텍사스 지역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찬호의 시즌 두번째 부상자 명단(DL) 등재와 관련해 “살면서 이
같은 경우는 처음 겪었다”고 울분을 털어놓았다. 5년간 6500만달러의 거액으로 계약을 맺은 박찬호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엇갈리는
발언을 계속한 데 대해 불같이 화를 냈다.
성적이 부진한 건 이해할 수 있어도 거짓말을 한 건 참을 수 없다는
자세다.
존 하트 단장도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큰 골칫덩이”라며 힉스 구단주의 감정 섞인 반응에 맞장구를 쳤다. 텍사스 지역의 스타 텔레그램지는 하트 단장이 “박찬호에게 뭐가 잘못 됐는지 근본 원인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예전에 그처럼 뛰어났던 투수가 어떻게 지금처럼 될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명백하게 구위도
떨어졌고 제구력도 나빠졌다”면서 “문제다”라며 답답해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댈러스 모닝 뉴스는 “돈을 많이 받으면서 분명히 망가진 박찬호에게 또 다른 결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여
전격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시즌 개막 후 벅 쇼월터 감독이 지속적으로 박찬호를 냉대하는 동안
어느 정도 바람막이 구실을 해왔던 구단조차 완전히 적대 관계로 돌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단과 박찬호 사이는 의사 소통의 난맥 때문에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박찬호는 8일 푸에르토리코 산후앙에서 벌어진 몬트리올전 선발 등판에서 2이닝 동안 4실점하고 강판당한 후 “오른쪽 늑골이 재활 기간부터 아팠다”고 말했다. 새로운 부상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팀 마운드 사정과 팀 투수진 최고액 연봉을 받는 자신의 처지를 고려해 “몸 상태는 좋다”며 등판을 강행했던 것이다.
한국식 정서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 정서로는
구단과 벤치를 속인 것에 불과했다.
구단은 알링턴볼파크 외부에 걸려 있는 주전 선수들의 대형 사진 가운데 기존 박찬호 자리에 알렉스 로드리게스 사진을 바꿔 달았을 정도다.
한편 박찬호는 이날 오후 구단 주치의인 존 매코이 박사로부터 정밀
검진을 받았다.
텍사스 구단은 이번 기회에 박찬호의 몸 상태를 철저히 조사한다는
차원에서 검사 기간을 2~3일 정도로 잡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검사
결과는 이번주 말에나 나올 전망이다.
박찬호는 검사에 앞서 알링턴볼파크에서 가벼운 러닝과 캐치볼로 몸을 풀었다.
알링턴(텍사스주) | 손남원특파원 mcg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