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숙소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옷을 갈아입고 호수공원으로 나선다.
기온이 지난주에 비해서 눈에 띄게 떨어졌고 해 또한 확연히 짧아졌기에 7시 무렵에도 이미 어두컴컴 하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예전처럼 많지는 않다.
거창한 훈련을 계획한 것도 아니고 그저 몸풀기 조깅 정도만 해주면 되는 날이기에 예닐곱 바퀴를 돌고 숙소로 돌아가면 그만인데 첫바퀴를 돌고 나니 그것조차 지겹게 느껴진다.
두바퀴를 돌던 중 경찰서 방향으로 빠져나가 롯데캐슬아파트 언덕길로 올라가며 부춘산 자락을 맛이라도 보고 오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
하지만 1km는 족히 될듯한 긴 오르막의 정점인 대산목삼거리에 도착하고보니 문득 종합운동장엘 가보고 싶어진다.
저녁때 가보면 행여나 그간 못봤던 운동장 내부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해서인데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에 갑산교차로를 지난 뒤부터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하고 29번 국도를 따라 좁게 나있는 인도에서는 위태위태...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기에 전혀 정비가 되어있지 않고 여름내 자라난 덩쿨들이 마구 침범해 있어 언제든 발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 더군다나 날이 저문 뒤 가로등도 없어 분위기도 으시시...
종합운동장에 도착해보니 애써 온 보람은 있다.
동문의 쪽문이 어찌된 일인지 열쇠가 빗걸린 채로 열려 있던 것.
내부엔 처음으로 들어와 보는 것이라 감회가 새롭기에 8레인을 따라 한바퀴를 돌며 둘러보는데 본부석 건물 양쪽으로는 관람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나머지 3면의 둘레에는 그냥 잔디만 심어진 채 살짝 경사진 언덕이 있는 형태. 하지만 남원 공설운동장과 같이 개방형이 아닌 4방향의 문마다 엄청난 시건장치를 해놨다.
다시 동문으로 빠져나와 체육시설 안내문이라고 붙어있는 내용을 들여다보니...엥?
이 경기장에 들어가서 시설을 사용하려면 2천원을 내야 한단다.
10인 이상 단체는 1천원...오늘 그럼 꽁짜로 입장했네^^
(보조경기장은 얼마에... 모든 시설이 정확하게 구분되어 요금이 명시되어 있다. 이런 인심하고는...)
(지난 5/21날 같은 코스를 달려 왔을때 찍었던 사진)
돌아오는 길은 훨씬 더 험악하고 위험한 상황이라 더듬더듬~
호수공원을 거쳐 숙소에 돌아오니 1시간 10분 남짓 소요가 된 것 같다.
8시가 넘었기에 서둘러 씻고 하나로마트에 가서 아나고와 소간을 사다가 요리를 해서 몸보신을 하며 한주의 첫날을 건전하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