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7장 이후에는 다섯 가지의 환상이 나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 중 세 가지의 환상이 등장합니다. 이 환상은 하나님께서 죄악에 빠진 이스라엘에 재앙을 내리시겠다는 예고입니다. 그 첫 번째 환상은 메뚜기 재앙의 환상으로(1절, 2절)이고, 두 번째 환상은 불 재앙의 환상입니다(4절).
메뚜기 재앙의 환상은 메뚜끼 떼가 이스라엘의 모든 풀을 다 먹어버리는 환상입니다. 왕이 풀을 벤 후에 풀이 다시 움돋기 시작할 때 메뚜기 떼를 보내어 다 먹게 하시겠다는 말씀인데, 보통 첫 번째 보리를 베어 왕에게 바친 후에 두 번째 보리는 백성에게 주어지는데, 그러한 시기에 메뚜기 떼를 보내어 이스라엘 백성이 기근(饑饉)을 겪게 하시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지만, 그 당시 앗수르의 세력이 점차 커져 가면서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아람의 세력이 수그러들어 여로보암 2세 때에 잠시 이스라엘이 풍요로워지는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메뚜기 떼는 앗수르 제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앗수르에 의해 이스라엘이 고통을 받게 될 것이란 예고입니다.
4절에 나오는 불 재앙의 환상은 전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앗수르가 전쟁을 일으켜 주변의 국가들을 침공하고 점령하는데, 불이 삼키듯이 이스라엘도 앗수르의 군대에게 침탈(侵奪)당하게 될 것에 대한 예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재앙의 예고에 아모스 선지자는 하나님께 “주 여호와여, 청하건대 사하소서. 야곱이 미약하오니 어떻게 서리이까?”(2절), “주 여호와여, 청하건대 그치소서. 야곱이 미약하오니 어떻게 서리이까?”라며 그러한 재앙을 거두어 달라고 중보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아모스 선지자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 뜻을 돌이켜 그러한 재앙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재앙을 거두십니다(3절, 6절). 아모스 선지자는, 야곱(이스라엘)이 너무 약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시고 그러한 재앙을 거두어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모스의 기도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향한 재앙을 멈추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재앙은 완전히 멈춘 것이 아니라 유보(留保)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그 죄악에서 돌이켜 하나님께 돌아오면 하나님께서 내리시기로 하신 재앙을 완전히 멈추시겠지만, 여전히 죄악에 빠져있다면 그 재앙들을 이스라엘 위에 임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세 번째 환상에서 다림줄(Plumb line)의 환상을 보여주십니다(7절, 8절). 다림줄은 히브리어로 “아나크”(אֲנָךְ)인데 납을 줄에 매달아 수직과 수평을 맞추는 도구를 의미합니다. 건물이나 벽을 쌓을 때 삐뚤어지거나 굽어지지 않도록 추를 매단 줄을 내려 그 줄에 맞추어 쌓도록 하는 도구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다림줄은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 규례,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다림줄로 이스라엘 백성의 삶을 측량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난 삶이라면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재앙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더 이상 용서하지 않고(8절), 이삭의 산당들과 이스라엘의 성소들이 파괴될 것이고, 여로보암 2세의 집을 칠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9절). 이삭의 산당은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자손이기에 그렇게 불렀다기보다는 아마도 히브리어로 “이삭”(יִצְחָק, Isaac)이란 말이 “웃다”(to laugh)라는 의미를 지녔기에 아마도 이스라엘에 있는 산당들이 웃음거리가 된 산당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스라엘의 산당들과 성소들은 단, 벧엘, 길갈 등에 세워져서 그곳에서는 금송아지와 우상들에 대한 숭배가 이뤄졌던 것을 기억한다면, 하나님께서 이러한 산당들을 모두 무너뜨릴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상 숭배와 죄악에 빠진 이스라엘을 엄중하게 심판하시겠다고 선포하신 것입니다. 아모스 선지자의 중보기도로 인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한 재앙을 유보하시지만, 끝까지 회개하지 않고 그 죄악 속에 빠져있다면 결국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반드시 심판하시고 하나님의 재앙을 내리시겠다고 경고하십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크시기에 오래 참으시는 분이시지만(시 86:15; 욜 2:13), 하나님의 때가 차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때에 심판의 날이 임할 것입니다(벧후 3:9, 10).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다림줄에 어긋나지 않도록 말씀 안에서 살아가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