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여인의 등불과 헌금
유심 김 양 호
불경에 따르면 고대 인도의 코살라 국왕이 부처님께 공양한 수만
개의 등불은 모두 꺼졌으나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공양한 등불
은 꺼지지 않음을 보고 부처님의 제자 목련존자가 부처님께 묻기를
" 어찌하여 저 등불은 꺼지지 않습니까?"
라고 하자 부처님께서
" 그 등불은 가난한 여인이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오래도록 어두움을 밝히느니라."
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또 성경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가난한 과부가 렙돈* 두 닢을 헌금하
는 것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이르기를
" 부자들은 풍족함 중에서 헌금을 하였지만 이 과부는 가난 중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전부를 헌금한 것이다. 따라서 부자보다 더 많
은 헌금을 한 것이다."
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 같이 불경에서 말하는 '가난한 여인의 등불'이나 성경에서 말하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에 관한 말씀은 물질보다 마음 즉 정성을 더 중히
여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 땅에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
으로 가는 것이 정한 이치다. 또 이를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가지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생각건대, 지금처럼 물질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대에는 가난이
미덕인 때가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비 오는 날 <맹사성> 정승의 집을 찾아간 어느 대감
이 방안에 빗물이 새는 것을 보고
" 대감께서 어찌 이렇듯 비가 새는 초라한 집에서 사십니까?"
라고 묻자
"그런 말 하지 마오. 이런 집조차 없는 백성이 얼마나 많은지 아오?
그런 사람들 생각하면 나라의 벼슬아치로서 부끄럽소. 나야 그에
비하면 호강 아니오?"
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또 국외적으로는 인도의 간디 수상이 1931년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검문
을 당하는 과정에서
"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요. 내가 가진 것은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 염소젖 한 깡통, 요포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는
평판뿐이요."
라고 했다고 한다.
이렇듯 그들은 가진 것은 없어도 당시는 물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인世人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사회에 와서는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여 부富가 곧
권력이다. 그러기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유행어가 생긴 것이다.
더욱이 축재蓄財 과정의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결과적으로 많이
가진 자를 성공했다 하고 못 가진 자는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그렇다고 게으름과 탕진으로 인한 빈자에게 박수를 보내자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인류의 발달사가 내 것이 아닌 것을 얻으려는 노력
에서 기인했다 할 것이며 오늘날의 풍요 또한 이 때문이라 할 것이니
부富를 나쁘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있으면 편리하고 없으면 불편한 것이 돈이고 보면 돈
자체를 나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요불가결의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지금껏 부를 취해 본 경험이 없기에 부에 대한 매력을 모른다.
따라서 부자를 부러워하거나 부자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반면에 공직생활을 하였기에 풍요롭지는 못해도 가난의 불편함을
겪지 않고 부족하더라도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고자 하는 것이 나의 인생철학이다.
물론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법에 어긋나지 않고 도덕적으로 부끄럽지 않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뿐만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공직에 근무하였기에 '악법도 법이다.'
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러기에 서울은 못 가더라도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너나없이 반드시 죽는다. 그리고 이름을 남길 수 있을 뿐 올
때도 빈 손으로 왔듯이 갈 때도 빈손으로 가는 것이 영원불변의 이치다.
그리고 먼 훗날 역사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평가하지 않고 선善과
악惡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부에 집착하지 말고 더 많은 선행으로 공덕
을 쌓아야 할 것이다.
바라건대, 재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에 법정 다툼을 하거나 형제간
에 칼부림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니라 '가난한 여인의 등불과 헌금'
같은 미담을 방송을 통해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렙돈 : 그리스에서 통용하던 가장 작은 단위의 화폐
첫댓글 맘글에
공감드립니다
늘강건선하십시요
가난한 여인의 등불과 헌금
그리고 선행까지의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본받아야 할 이야기들이지만
세상은 백년하청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쥐락펴락하고 있습니까?
소위 엘리트들이요, 선량들 아닙니까?
학생시절부터 입시경쟁에 매달려 엘리트코스를 향해 달려갑니다.
목적지가 사시 행시요 의대아닙니까?
사시 행시의 문을 통과하면 상종가를 치지 않습니까?
그들은 공직을 마치면 뱃지를 달자고 정치일선에 나섭니다.
그 출마자금, 돈이 어디서 났겠습니까?
뱃지를 달면 본전을 뽑아야지요.
어디서 뽑겠습니까?
지금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법원가의 송사현장에서 큰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피고가 그들이요 원고가 그들 아닙니까?
이런 판에 민초들은 울림 없는 소리나 하고 있는 것 같아
횡설수설하고 갑니다.
작금의 의사들은 또 어떻습니까?
경제계의 메이저인 제약회사의 리베이트로 그들은 배를 불린답니다.
환자들은 아우성치지만 그들에겐 자기들끼리의 의리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다 죽어가는 부처님에게 죽 한 그릇 바치던 그 여인은 이세상엔 없는 겁니까?
고운 글에 횡설수설해서 죄송합니다.
현실의 우리나라
엘리트들이 쥐락펴락 하는. 헌실의 이야기 귓가에 쏙 들어옵니다
석촌고문님의 댓글
백배 공감하고 갑니다
요즘 무슨 종교든 지어만 놓으면 돈돈 거리니
가난한 과부의 보잘 것 없는 등불과 헌금은 욕먹을 까봐
못바치는 시대지요 노골적으로 헌금을 강요하는 소리가
에이! 그냥 나 혼자 믿음 생 활을 이어가야지 별 수없지요
좋은 말씀 잘 듣습니다.
옛날엔 몰라서,
무식해서 그럴 수 있다 하겠지만
옳게 살자, 정의롭게 사는 것은
교육을 통해 양서를 통해
지식이 차고 넘치지만,
양심을 속이는 일에 더 힘을 싣고
불법을 자행하지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드러난 자들은 대부분 양심을
버린자들이고, 드러나지 않으나 올바른자들은 멀리서 헛기침만 하는 형국 같습니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하고 따를 가치관이 사라진 것 같고, 나눔보다는 소유를 추구하고 권장하는 그런 가치관만 사회 전반에 넓게 퍼진 것 같습니다.
분명히 새벽이 오고 있을 텐데, 아직은 터널 안처럼 어둡고 답답합니다.
우리 나라는 정상적인 근대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일제 강점기를 거쳐 바로 6.25 전쟁을 겪었지요.
친일 세력은 단죄 받기는 커녕 기득권층으로 탈바꿈하고, 잔인한 동족 상잔의 전쟁까지 겪은 뒤 이 땅의 자본주의는 물질 만능의 천박한 배금주의로 자리를 잡아버렸습니다.
쓰신 글을 계속 고개 끄덕이며 잘 읽었습니다.
어떤 인물에 대한 먼 훗날 역사적 평가는
선행과 악행이다에 절대 공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