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정신 서울에서 만난다…다채로운 행사
[ 시민언론민들레 |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 2023.04.01 16:15
3일 오후 3시 신촌 창천문화공원서 기념식
음악극 형식…1947년 제주 삼일절 모습 재현
안중근의사기념관 릴레이 강연회, 기획전시
다음달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창천문화공원과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인 ‘4·3 75주년 서울기념식' 포스터. 2023.3.30.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75주년 서울기념식 추진위원회.
올해로 75주년을 맞은 4·3 제주 항쟁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75주년 서울기념식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오는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신촌 창천문화공원과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 일대에서 ‘4·3 75주년 서울기념식’과 부대행사를 개최한다.
제주 4·3 항쟁은 1947년 삼일절 기념행사에서 발생한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1954년 9월까지 경찰과 서북청년회의 탄압과 도민의 저항 과정에서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당시 제주도민들은 남한 단독선거와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경찰과 우익청년단의 탄압을 중지해 달라고 요구하며 저항했다.
세계적 냉전 분위기 속에서 베일에 싸여있던 제주 4·3 항쟁은 지난 2000년 ‘제주 4·3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공식 역사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는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제주도민의 희생에 대한 배상 및 보상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월 13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제주 4·3 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라고 주장하는 등 여전히 4·3의 비극과 고통에 대한 왜곡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추진위는 “이번 4·3 75주년 서울 기념식은 대한민국 역사 속 4·3이 지닌 진실과 위치를 찾아가는 첫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4·3 75주년 서울 기념식은 3일 오후 3시 신촌역 창천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삼일절 노래와 함께 시작될 기념식에는 스페인 가수 라라 베니또가 참석해 ‘미스터 션샤인’의 원본 사운드트랙(OST)과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부른다. 제주 출신 서태화 배우는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내레이션으로 1947년 제주 삼일절의 모습을 재현한다. 행사의 마지막은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 ‘영웅’의 원본 사운드트랙(OST)이 장식할 예정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사회자가 없고 어떠한 형식적인 의례도 배제한 하나의 음악극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서울 시내와 제주 지역 거리에서 상업용 전광판을 통해 행사가 생중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창천문화공원과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인 ‘4·3 75주년 서울기념식' 포스터. 2023.3.30.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75주년 서울기념식 추진위원회.
이후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는 4·3을 기념하는 릴레이 강연회가 열린다. 3일 오후 7시에는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의 ‘독립’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리며 5일 오후 7시에는 ‘통일 독일’을 주제로 한 김누리 교수의 강연이 진행된다. 8일 오후 7시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김종민 4·3위원회 중앙위원의 대담, 양조훈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강연이 각각 열린다. 강연회 입장권은 선착순으로 배부되며 다음 링크 ☞ 제주4.3 75주년 기념 강연 및 대담에 초대합니다 에서 신청할 수 있다.
참석자들은 다음 달 3일부터 9일까지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리는 ‘4·3과 통일독립’ 기획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동백꽃 만들기 등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추진위 관계자는 “3일 오후 3시 창천문화공원, 3일부터 9일까지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는 제주 4·3 희생자를 기리는 분향소가 설치된다”라면서 “많은 분이 참석해 제주 4·3 항쟁을 함께 기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