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조카 결혼식이 있었다. 토요일 저녁에는 부산 당감동 큰누나집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화려한 전야제 행사를 했다. 드디어 행사 당일 아침. 일반인에서 연애인으로 분장하는 여자들의 화장쇼가 눈부시게 펼쳐졌다. 기초화장부터 색조화장까지 그녀들의 변신은 정말로 눈이 부시다. 여자란 본디 아름다워 지려는 욕망 아름답게 보이려는 속성(?)이 유전자속에 뿌리깊게 자리찹고 있나보다.
갓 대학교에 입학한 조카(여)가 화장을 마치고는 뜬금없이 나에게 물었다.
~삼촌은 화장 안하세요?
난 이렇게 대답했다.
~삼촌은 말이다. 외모를 화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면을 하루도 빠짐없이 풀메이크 업으로 화장하며 산단다.
조카는 감동받은 표정을 지었다.
요즘은 세상이 수상하여 모두들 외모 지상주의 라는 병폐에 물들어 있다. 사람이 진정으로 가꾸고 정성들여 화장해야 할 부분은 내면 아니던가? 마음화장에도 순서가 있다. 피부를 정갈하게 만드는 세안이 얼굴 화장의 최초단계라면 마음화장의 최초단계는 비우고 버리기 이다 욕망과 욕심 아집과 위선 허례와 허식 쓰잘데기 없는 마음의 쓰레기는 모조리 비우자.
피부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기초화장과 마찬가지로 마음에도 영양을 공급해줘야 한다. 사랑과 감사라는 영양제이다. 지금 이순간 숨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며 살자. 살아있을 때 더 많이 사랑하자. 자신을 주위 사람을 나를 감싸고 있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까지 사랑하자. 사랑과 감사중에 더 우선하는 가치는 바로 감사이다. 우리가 흔히 말사는 성인군자란 24시간 감사하는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얼굴 화장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색조화장이다. 마음화장의 키포인트 역시 아주 비싼 화장품을 바르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값어치가 나가는 마음화장품의 이름은 바로 "순수"이다. 순수라는 화장품의 내용물은 바로 눈물과 상처이다. 눈물흘리지 않고는 정화 될수없다. 상처받지 않고는 순수해질수 없다.
인생이란 이세상의 모든 때를 온몸에 덕지 덕지 묻히고 살아야 하는거다. 본의 아니게 모든 때를 뒤집어 써야 하지만 눈물로 모든 때를 녹여내리고 어린아이의 해맑은 미소를 다시 찾은 사람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가장 비싼 선물이 바로 순수라는 화장품이다. 외모와 내면을 동시에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궁극의 화장품이다.
난 오늘도 여전히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지 않는다. 화장품 제조회사에게 나같은 사람은 퇴출대상 일순위가 되겠지만 인격이란 회사에선 나야말로 영입대상 0순위 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