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일상생활 23-15 “버물리 세 개 주세요.”
이슬기 씨가 방 청소를 마치고 세탁을 했다.
방으로 돌아갔던 슬기 씨가 양손에 뭔가를 들고 전담 직원 앞으로 다가왔다.
“슬기 씨, 그게 뭐예요?”
“버물리”
슬기 씨 직원의 물음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슬기 씨가 양손에 들고 온 것은 빈 버물리 병 네 개였다.
전담 직원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지난 12일 건강 검진을 마치고 내수 보민약국에 들러 버물리를 세 병 사서 귀가했었다.
간호사 님이 슬기 씨 쓰라고 줬던 버물리 한 병과 슬기 씨가 산 버물리 세 병을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혼자서 모두 사용한 것이었다.‘
슬기 씨가 잘 관리할 줄 알고 슬기 씨 옷장에 산 버물리를 넣어두었는데 모두 꺼내서 사용하고 버물리를 구입하고 싶다고 전담 직원에게 말하고 있다.
“슬기 씨,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바르면 안 되는데요. 왜 이렇게 많이 썼어요?”
직원의 물음에 슬기 씨 그저 웃기만 한다.
“버물리 사면 또 이렇게 한꺼번에 사용하면 안 돼요. 가려울 때 한 번 바르고 기다렸다가 발라야죠. 계속 바르면 안 돼요.”
직원의 말에 그저 웃기만 했다.
“슬기 씨, 버물리 몇 병 살 거예요?”
“세 병”
“어디 가서 살 거예요?”
“내수”
“내수 어디요?”
“보민약국”
“내수에 있는 보민약국에 가서 살 거예요?”
“응”
“슬기 씨, 버물리 사려면 뭐 갖고 가야 하죠?”
“카드”
“슬기 씨, 카드 어디 있죠?”
“이슬기 카드”
“네, 슬기 씨 카드 어디 보관하고 있죠?”
“사무실”
“그럼 누구한테 카드 달라고 할 거예요?”
“팀장님”
“네, 맞아요. 남궁인호 팀장님한테 점심 먹고 카드 달라고 하시면 돼요.”
“응”
“뭐 사러 간다고 말할 거예요?”
“슬기 카드”
“슬기 씨, 버물리 사러 간다고 말하고 카드 받아서 슬기 씨가 보관하면 돼요.”
“버물리”
“네, 맞아요. 버물리 사러 간다고 꼭 말하고 카드 받으시면 돼요.”
“응”
슬기 씨가 필요한 것이 생겼으니 전담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한번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슬기 씨, 버물리 산다고 저한테 전화해서 한번 말해주면 안 될까요?”
“응”
슬기 씨 대답을 하더니 방으로 갔다.
그런데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이 슬기 씨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슬기 씨, 뭐 필요한 것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한번 말해보세요.”
“버물리”
“버물리 필요하다고 했죠. 전화 끊고 저한테 전화해서 말씀해 주세요.”
“응”
전화를 끊고 기다렸지만,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슬기 씨 방으로 갔다.
“슬기 씨, 제 명함 꺼내서 전화 한 번만 해주세요.”
“응”
잠시 후 직원의 전화벨이 울렸다.
“슬기 씨, 뭐 필요한 것 있으세요?”
“버물리”
“버물리 필요하다고 하셨죠. 택견 수련 갈 때 함께 가서 사요.”
“응”
“전화 끊고 있다 봐요.”
“응”
처음에는 전화를 받지도 걸지도 못했었다.
슬기 씨는 직원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전화받는 법, 거는 법을 배우고 있다.
특히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전화를 걸도록 권유하면 곧잘 전화를 건다.
슬기 씨가 점심을 먹고 일찌감치 외출 준비를 마쳤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일과 시간이 되었지만, 팀장님과 국장님 모두 업무로 자리를 비웠다.
그래서 슬기 씨와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슬기 씨, 사무원 선생님께 버물리 산다고 카드 달라고 말씀하시면 돼요.”
직원이 사무원에게 카드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슬기 카드”
슬기 씨가 버물리 산다는 말은 하지 않고 카드만 달라고 했다.
“슬기 씨, 어디에 쓸 거예요?”
사무원 선생님이 웃으며 응대해 주었다.
하지만 슬기 씨 머뭇거리기만 했다.
“슬기 씨, 버물리 사야 하잖아요. 말씀해 보세요.”
“버물리”
“버물리 사실 거예요. 여기 카드 있어요.”
사무원 선생님이 슬기 씨에게 카드를 건네자 슬기 씨 바로 지갑에 넣고 사무실을 나섰다.
사무실을 나선 슬기 씨는 방으로 올라갔다.
“슬기 씨, 보민약국 가면 뭐라고 하실 거예요?”
“버물리 세 개 주세요.”
“네, 그다음에는 뭐 하셔야 하죠?”
“카드”
“네, 카드로 계산해야죠. 그다음에는요?”
“영수증”
“네, 맞아요. 잘하셨어요. 영수증은 받아서 저 주시면 돼요. 카드는 어떻게 할 거예요?”
“사무실”
“네, 사무실에 누구 주실 거예요?”
“팀장님”
“네, 남궁인호 팀장님께 주시면 돼요”
“응”
직원과 내수 보민약국으로 향했다.
슬기 씨가 앞장서고 전담 직원이 뒤따랐다.
앞장서서 걸으면서도 뒤따라오는 전담 직원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슬기 씨가 가는 데로 뒤따라갔다.
보민약국 앞에 서서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
직원 쪽을 한번 힐끔 보더니 보민약국 문을 열고 앞장서서 들어가고 직원이 따라 들어갔다.
슬기 씨는 계산대 쪽으로 가더니 서고 직원은 남남인 양 슬기 씨와 세 발짝 정도 떨어져 섰다.
“어서 오세요. 뭐 드릴까요?”
대부분 슬기 씨와 함께 들어가면 직원에게 말을 거는데 보민약국 약사님은 슬기 씨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고 용무를 물었다.
“버물리 세 개 주세요.”
슬기 씨가 손가락을 세 개 펴며 약사님에게 말했다.
“버물리 세 개 드려요. 여기 있습니다.”
버물리 세 병을 봉투에 넣어 슬기 씨에게 건넸다.
슬기 씨 봉투를 받고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약사님에게 건네서 결제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버물리 구입을 마친 슬기 씨가 인사도 없이 약국을 나섰다.
직원이 대신 약사님에게 인사를 했다.
약사님은 뭔가 흐뭇한 듯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약국을 나와서 슬기 씨가 직원에게 영수증을 건넸다.
“슬기 씨, 영수증은 제가 가지고 갈게요. 카드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사무실”
“네, 슬기 씨가 택견 마치고 귀가해서 팀장님한테 갖다 주시면 돼요.”
“응”
“슬기 씨, 택견 수련 마치고 있다가 집에서 봐요.”
“응”
슬기 씨는 택견 배우러 가고 직원은 혜화학교 학생들 하교를 돕기 위해서 헤어졌다.
택견 수련을 마치고 귀가하는 슬기 씨를 직원이 보지 못했다.
슬기 씨가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슬기 씨, 택견 잘 다녀왔어요?”
“응”
“슬기 씨, 카드는 어떻게 했어요?”
“사무실”
손으로 사무실 쪽을 가리키며 슬기 씨가 말했다.
“사무실 누구 줬어요?”
“팀장님”
“네, 잘하셨어요.”
슬기 씨가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갔다.
“슬기 씨, 일단 버물리 한 병만 쓰시고 나머지 두 병은 제가 보관하고 있어도 될까요?”
“응”
“슬기 씨, 사용하는 버물리 다 쓰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그럼 제가 보관한 것 드릴게요.”
“응”
버물리 한 병을 슬기 씨에게 주고 나머지 두 병은 전담 직원이 맡아 두기로 했다.
슬기 씨가 버물리를 한꺼번에 많이 바르지 않고 제대로 사용하면 그때는 전담 직원이 보관하지 않고 슬기 씨가 모두 관리하며 사용하도록 도울 것이다.
슬기 씨는 조금만 배우면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직원은 슬기 씨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주성을 살려서 돕고 싶다.
2023년 07월 24일 월요일 원종오
슬기 씨가 스스로 해보려는 의지가 있어 보여 다행입니다. - 다온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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