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타 버린 열아홉 정규의 꿈
엄마! 나 다리가 가려워, 좀 주물러 줘.
엄마! 물 좀 갖다 줘.
하루에도 수십 번 엄마를 불러대는 정규.
화상으로 일그러진 몸과 손가락이 다 붙어버린 두 손.
열아홉 정규는 하루 종일 좁은 침대에 누워 지낸다.
유난히 운동을 좋아하고 경찰이 되는 게 꿈이었던 정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사고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았던 열아홉 정규의 인생을 바꿔 놔 버렸다.
그 날의 사고...
작년 겨울 수능 시험을 마친 정규는 숯불 갈비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2년 전 위암으로 수술을 받은 아빠와
아픈 아빠를 대신해 새벽이면 우유배달을 하고
밤이면 식당에서 일을 하며 고생했던 엄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저녁, 여느 때처럼 정규는 손님들에게 음식과 숯불을 나르고 있었다.
주인 부부의 싸움으로 가게 안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하더니
화가 난 주인 아저씨가 갑자기 숯불을 나르고 있던 정규에게 휘발유 통을 던져 버렸다.
순간 정규의 몸은 불에 휩싸이고...
급하게 불을 끄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지만
정규의 상태는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심각했다.
4번의 피부이식 수술을 받은 정규는
온 몸이 아직도 화상으로 인한 상처 투성이다.
끝없는 절망과 고통... 이제는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
또 한번의 수술을 받게 되는 정규.
정규는 이번 수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번 수술은 얼굴 부분의 상처를 없애주기 위한 수술이기 때문이다.
정규는 앞으로도 수많은 수술을 남겨 두고 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꺼번에 모든 걸 잃어버린 정규.
끝없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 정규는 이제 희망을 얘기하려 한다.
정규는 계속되는 고통 속에서도 촬영기간 내내 제작진에게 밝은 웃음을 보여 주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을 치러 나가야만 하는 정규.
정규가 보여주는 웃음을 통해 ' 희망 ' 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