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한국바둑리그]
▲ 괴물 신예 한상훈 선수(왼쪽)가 승리를 지켜냈다. |
<4라운드 1경기> 경기 한게임 vs 경북 월드 메르디앙 <제3국> 김성룡 9단(백) vs 유창혁 9단 -
186수 끝, 백불계승 <제4국> 홍성지 6단(흑) vs 박승화 2단 -
195수 끝, 흑불계승 <제5국> 김주호 7단(흑) vs 한상훈 3단 -
196수 끝, 백불계승 김성룡이 살린 불씨를 한게임은 끝내 역전으로 잇지 못했다. 어제 2패를 당한 한게임은 불리해 보인 3국에서 김성룡 선수가 유창혁 선수를 물리쳐 일말의 역전 희망을 안겨주었다. 장고바둑마저 한게임에 유리한 상황이라 '2패후 3연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였다.
허나 한게임의 기쁨은 거기까지였다. 월드 메르디앙은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밤9시에 마지막으로 열린 5국에서 월드 메르디앙 2지명 한상훈 선수가 바둑리그에서 전승을 달리고 있는 한게임 김주호 선수를 불계로 눌러, 월드 메르디앙이 한게임에 종합전적 3 : 2로 극적인 승리에 입맞추었다.
이로써 월드 메르디앙은 공동2위였던 한게임을 4위로 밀어내면서 리그3승1패로 단독2위 자리에 올랐다. 저력의 한게임이 힘없이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김성룡의 활약에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하는 불운에 상당히 안타까워 했다. 한게임은 이 경기 패배로 리그2승2패를 기록하며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승리를 지켜낸 괴물 신예 한상훈 선수는 지난 대구투어에서도 영남일보 1지명 김지석을 잡고 승리를 결정지은 주인공이다. 한상훈은 승자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바둑리그 자체에 적응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올해는 적응했습니다. 장고바둑이건 속기전이건 자신 있습니다."며 당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처음으로 바둑리그에 등판한 한상훈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허나 2008한국바둑리그에서는 1패후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잇어가며, 2지명으로 뽑은 장수영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결과적인 분석이지만, 어제 1지명끼리 맞대결에서 이긴 원성진의 1국 못지 않게 연속지명끼리 맞붙은 2국의 승리가 월드 메르디앙에게는 '승리의 보험'이나 마찬가지였다.
▲ 김성룡 선수(왼쪽)가 유창혁 선수를 누르고 팀에 희망을 안겨주었다.
상대전적(1승5패)에서 밀렸던 김성룡 선수가 큰 승부에 강한 유창혁 선수를 이겨, 한게임은 한때 역전승을 이루는가싶어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팀에서 자율지명으로 뽑아 지금까지 두번 출전해 모두 승리를 거둔 김성룡은 김주호 다음으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 특히 김성룡은 앞서 울산 디아채와 벌인 3라운드에서도 최원용 선수를 물리치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전체적으로 유창혁 선수가 리드하는 내용이었다. 우변 백 대마를 다잡았다는 유창혁의 착각이 문제였다. 그때도 이성을 잃지 않고 수습했으면 미세하나마 여전히 유창혁 선수가 괜찮은 흐름이었다. 허나 이미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 유창혁은 곧장 더 큰 실수를 둬, 김성룡 선수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지난해 바둑리그 사나이로 불린 유창혁 선수. 2008한국바둑리그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오늘 패배로 1승3패의 부진한 성적 그래프를 그렸다. 반면 '랜드킴' 김성룡 선수는 2연승을 거두며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동료 김주호 선수 다음으로 한게임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다.
3국서 쉽게 축배를 들고 남은 경기를 즐길 것으로 예상한 월드 메르디앙으로서는 예기치 않은 패배에 침울해졌으나, 다행히 한상훈이 결승골을 넣어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5국이 장고바둑보다 간발의 차이로 먼저 끝났지만, 내용상 5국이 최종국이었다.
월드 메르디앙 장수영 감독은 "오늘 조마조마했습니다. 다행히 한상훈 선수 덕분에 팀 분위기가 살아났어요. 지금처럼만 해주면 앞으로 더 잘 풀릴 것 같아요."며 기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이 후원하는 2008한국바둑리그는 내일부터 이틀 동안 주말경기가 벌어진다. 3위 신성건설과 꼴찌 Kixx의 4라운드 2경기 대결! 1지명부터 5지명까지 차례로 오더를 낸 Kixx의 작전이 재미있다. 오더상으로는 조금 괜찮아 보이는 Kixx가 과연 첫승에 입맞춤하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지도 궁금하다.
▲ 김성룡 선수가 팀에 돌아와 기뻐하는 모습.
▲ 박승화 선수(오른쪽)의 얘기를 듣고 있는 홍성지 선수.
▲ 5국(왼쪽)이 끝난 직후 장고바둑에서도 박승화 선수가 돌을 던졌다.
▲ 장수영 감독을 중심으로 월드 메르디앙이 검토하는 장면.
▲ 승리의 주역 한상훈 선수를 반겨주는 월드 메르디앙 팀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