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南在)의 시 한 편
하얀 마음, 따뜻한 당신
최영석(1945~ 객원시인)
길을 가던 중
버려진 비닐 쓰레기가 바람결에 굴러왔는데
라면 봉지만 한 하얀 포장지에 인쇄되어있는
"눈처럼 하얀 따뜻한 당신"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나를 두고 쓴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번뜩 스쳤습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아내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티 없이 순수하고 따뜻한 당신으로
살아왔는가 돌아보니
심히 부끄러웠습니다.
시린 손 녹여주는 핫팩의 포장지에 쓰여진
이 짤막한 글귀가
무심하게 살아온 내 가슴에
이렇게도 큰 깨우침을 일게 할 줄이야!
이제부터라도
내가 지니고 살았던 강퍅함을 다 털어내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눈처럼 하얀 당신
마음이 따뜻한 당신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삶에 소중한 깨우침을 날라다 준
비닐봉지가 고마웠습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얻은 깨달음으로
내가 순수하고 따뜻한 사람이 된다면
이 얼마나 큰 기쁨입니까!
카페 게시글
詩 읽 는 행 복
하얀 마음, 따뜻한 당신 - 최영석
청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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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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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