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8월 6일 수요일 맑음 제주에서는 가뭄이 너무 심하다. 지난 주 2박3일 외지에 나와 있는 동안 비나 흠뻑 내려 기온을 떨어뜨리고 해갈(解渴)되었기를 바랐으나, 역시 그대로 폭염에 열대야이다 보니 급속히 토양 수분을 말려버려 온갖 식물이 타들어 간다. 아침에 휴가를 얻고 서울로 가는 아들을 태워다 주고 오다 보니까 5일 전만 해도 싱싱하던 해바라기가 다 익었다. 연가를 얻으러 학교 가는 길에도 밭곡식이 가뭄에 타들어가는 곳이 많았고 사위질빵, 으아리 같은 꽃을 찍으려고 찾아봤으나 물기가 없어 꾀죄죄하다. 저녁, 시골 아랫집에 사는 아버지 같기도 하셨던 은사님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서 10시가 될 때까지 지켜보다 왔다. 아직은 조금 말을 주고받을 정도여서 마음이 놓였다. 내일은 07:20 아침 첫 비행기 편으로 탐문회 답사길에 오른다. 어렵사리 금강산 내금강을 예약했는데 얘기치도 못한 일이 생겨 대신 가는 여행이다. 서울에서 내리기 때문에 마침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페르샤 유물전 같은 특별전이 많아 그걸 보고 강원도로 가서 하루는 설악산을 오르고, 나머지는 충북에 내려와 시간에 맞춰 여기저기 돌아 볼 것이다. 이 꽃은 지난 일요일 궁남지에서 열린 연꽃 축제에서 서둘러 찍은 것들이다.
제1일(8/7목) 06:40 제주국제공항 집결 탑승수속 후 07:20 출발 08:25 김포공항 도착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 09:50 국립중앙박물관 기획특별전 관람 12:20 점심식사 후 설악산으로 출발 16:00 오색약수터, 주전골, 저녁식사 19:00 설악산 도착, 자유시간 후 1박
제2일(8/8금) 06:00 기상 및 아침식사 07:30 설악산 등반(코스 선정은 버스 이동 중 의견 수렴 택 1) 1코스(오색↔대청봉, 5.4km. 상행 4시간, 하행 3시간) 2코스(소공원↔양폭, 6km. 상행 3시간50분, 하행 3시간25분) 17:00 휴식 및 저녁식사, 자유시간 후 1박
제3일(8/9토) 07:00 기상 및 아침식사 후 양구로 이동 10:00 양구 도착, 파로호, 을지전망대, 해안 제4땅굴, 점심, 평화의 댐 14:30 화천댐, 춘천댐, 의안댐, 원주를 거쳐 내려옴 18:00 수안보 도착, 저녁식사, 자유시간 거쳐 1박
제4일(8/10일)06:30 기상 및 아침 식사 08:00 미륵리 절터, 오층석탑(보물95호), 석불입상(보물96호) 등 10:00 단양으로 이동, 단양8경중 삼선암, 사인암, 도담3봉, 석문 등 12:00 점심식사 후 충주호 유람선 탑승(옥순봉, 구담봉) 14:00 충주 도착 단호사 철불좌상(보물512호) 보고 청주로 이동 16:00 용화사 석불상군(보물985호), 용두사터 철당간(국보41호) 17:00 청주공항 도착 탑승 수속 18:00 청주공항 출발 19:00 제주국제공항 도착 해산 * 이 일정은 교통 사정이나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연꽃 - 박영호 진흙 모두 털어 버리고 고요 한가운데 불쑥 솟은 욕망이 터질 듯 붉게 제 살을 태운다 넘치는 못물에도 꺼지지 않는 불꽃이 눈부시다 활활 타오르며 살 태우는 냄새가 향기롭다 이 수렁 건너 저 꽃피는 곳에 닿을 수만 있다면
♧ 연꽃 - 신석초 내가 옛 동산을 거니다니 깊은 못 속에, 푸른 이끼 끼어 어리고 붉은 연꽃은 피어나서 아(娜)한 송아리를 들었에라. 붉게 피어난 연꽃이여! 네가 꿈꾸는 네안(涅槃)이 어디런가 저리도 밝고 빛난 꽃섬들이 욕망하는 입술과도 같이, 모두 진주의 포말로 젖어 있지 않은가 또 깊은 거울엔, 고요가 깃들고 고요가 잠든 엽주(葉舟)는 저마다 홍보석을 실어서, 옛날 왕녀가 버린 황금 접지를 생각케 하누나. 오오, 내 뉘라 오렴아! 우리 님프가 숨은 이 뜰을 나려 연잎 위에, 오래고 향그러운 아침 이슬을 길으리----.
♧ 연꽃 - 오세영 불이 물 속에서도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연꽃을 보면 안다. 물로 타오르는 불은 차가운 불, 불은 순간으로 살지만 물은 영원을 산다. 사랑의 길이 어두워 누군가 육신을 태워 불 밝히려는 자 있거든 한 송이 연꽃을 보여 주어라. 닳아 오르는 육신과 육신이 저지르는 불이 아니라. 싸늘한 눈빛과 눈빛이 밝히는 불, 연꽃은 왜 항상 잔잔한 파문만을 수면에 그려 놓는지를.
♧ 연꽃 피는 저녁에 - 홍해리(洪海里)
십오야 달 밝으면 둥두럿이 벙그는 가슴 어찌 참아요 때가 오면 피고 지는 걸 달밤에 살라야 어찌 다 살라요 억겁의 번뇌를 정하시는 향기 땅에서 맺어 하늘로 오르는 이승의 연분을 달빛 하이얀 속에 나풀대는 내 모습 그대 간지르며 주변을 맴도는 바람소리 꽃 타고 날아가던 나의 하늘엔 아름다운 평화 몇 년 전 서늘히 잠들어 그대 곁에 누워 있거니 이승 그려 내려와 세상 정히다 꽃 피어 달밭에 솟아 올라서 둥두럿이 벙글어 어쩌자는가.
♧ 연꽃 - 목필균
만삭된 몸 풀 날이 언제인지 탱탱 불은 젖가슴 열어볼 날 언제인지 진흙 밭에 발 묻고 열 손가락으로 문 열며 지긋이 마음 다스리더니 또르르 이슬 구르는 날 반야심경 음송으로 꽃잎 하나 연다 ♬ 피아노와 바이올린 협주곡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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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김창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