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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근/ 동국대
2)의타기성
의타기자성(依他起自性)은 물질과 정신<色心>의 현상 모두가 중연(衆然)에 의탁하여 생기하기 때문에 이를 의타기라고 한다. 중연이란 인연(因緣), 등무간연(等無間緣), 소연연(所緣緣), 증상연(增上緣) 등 사연(四緣)을 말한다. 이들 사연이 서로 관계지어져야 일념(一念)의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생각은연에 의하여 발생된 결과이므로 이를 연소생(緣所生)이라 하며, 이들을 구비하여 말하면 중연이 생기한 결과라고 부른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중연이 모여 발생하고 생기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이들 내용을 정신의 생기와 물질의 생기로 나누어 보면 서로 연(緣)의내용이 다르다.
첫째로 정신<心法>과 정신작용<心所法>이 생기할 때는 위에서 말한 사연이 모두 구비하여야 가증하다.
둘째로 물질계<色法>가 생기할 때는 반드시 인연과 증상연 등 이연(二緣)만 구비하여도 생기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정신계와 물질계는 인연에 의하여 발생하게 되는 것이며, 어떠한 것도 설사 일법(一法)이라 할지라도 자연생법(自然生法)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연생법(緣生法)인 색법과 심법은 모두 의타기성이라고 한다. 이는 심상(心上)에 임시로 세워진<假立>현상에 지나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모든 것은 고정되어 있거나 상주법이 아니라, 환(幻)과 같은 것으로서 임시로 존재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이를 여환가유(如幻假有)라고 한다.
이러한 의타기성을 분류하면 염분(染分)과 정분(淨分)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를 백법(百法)에 의하여 분류해 본다면 심왕(心王), 심소(心所), 색법(色法), 불상응행법(不相應行法)등 94법은 유루연생법(有漏緣生法)이라 하고 또 염분이라 한다. 다음 정분의 의타(淨分依他)는 무루의 유위법(有爲法)을 모두 포섭하고 또 원성실성(圓成實性)인 진여법은 다 여기에 속한다. 이와 같이 의타기법은 유루와 무루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의타기성의 진리를 지혜롭게 관찰하지 못하므로 변계소집성을 야기하며 생사에 윤회하게 된다. 그러나 지혜롭게 관찰하면 곧 진리의 세계가 전개되는 것이다.
..중략...
이상으로 변계소집성과 의타기성 그리고 원성실성의 삼종자성을 살펴보았다. 이 가운데 변계소집성은 망정(妄情)으로 미혹하여 실아(實我) 실법(實法)을 나타낸 것뿐이며, 실은 허구의 것이므로 이는 정유이무(情有理無)인 것이다. 다음 의타기성은 인연에 의하여 생기하는 현상계이기 때문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가유(假有)이기는 하나, 그러나 진실한 것이며 또 원성실성은 의타기성의 실성으로서 영원히 불변의 진유(眞有)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이 둘은 서로 일체가 아니면서 또한 다르지도 않은 불일불이(不一不異)의 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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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전이 의지하는 유식의 의타기성도 정신물질론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