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33:6]
이스라엘 자손이 호렙산에서부터 그 단장품을 제하니라...."
호렙 산 - '시내 산'과 동일 지명으로 백성들이 장막을 치고 거주하였던 장소를 가리킨다....[출 33:7]"모세가 항상 장막을 취하여 진 밖에 쳐서 진과 멀리 떠나게 하고 회막이라 이름하니 여호와를 앙모하는 자는 다 진 바깥 회막으로 나아가며..." 장막을 취하여...회막이라 이름하니 - '회막'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오헬 모에드'는 '회집의 장소', 즉 하나님과 백성이 만나는 장막이란 뜻이다. 당시 고대 세계에서는 거의 모든 족속들이 그들의 신으로서 어떤 가견적 형상물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영향받은 이스라엘 민족도 눈에 보이는 어떤 신앙의 상징물을 절실히 요구했을 것이다. 금송아지 숭배 사건도 이런 맥락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도 자신의 임재의 상징적 처소로서 성막을 짓도록 모세에게 계시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금송아지 숭배 사건이후 모세는 시내 산상에서 계시받은 성막을 짓기 전, 그 성막의 역할을 대신할 임시 장막의 필요성을 긴급히 느꼈는데, 이에 그는 이스라엘 진 바깥에 장막을 치고 그 장막을 일컬어 회막이라 명명한 것이다.
한편 이 명칭은 후에 세워진 정식 성막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여호와를 암모하는 자는 다 진 바깥 회막으로 - 회막이 진 가운데 있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진 자체가 하나님이 계신 거룩한 곳임을 뜻한다. 그러나 이제 회막이 진 바깥에 있게 됨에 따라 진은 회막과 구별되는 세속적인 곳, 즉 죄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었다. 따라서 백성들은 하나님과 교제하기 위해서는 진으로부터 나와 회막으로 나아가야 하는 수고가 요구되었다.
[출 33:8] "모세가 회막으로 나아갈 때에는 백성이 다 일어나 자기 장막문에 서서 모세가 회막에 들어가기까지 바라보며.." 일어나...서서 - 이것은 존경과 경외를 나타내는 동작으로, 특히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될 때는 이를 듣는 백성들이 모두 일어섰다...(출 33:9)"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때에 구름 기둥이 내려 회막문에 서며 여호와께서 모세와 말씀하시니..." 구름 기둥 -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가견적상징물이다.
한편 모세가 진 밖에 설치한 회막은 하나님이 시내 산에서 지시하신 정식 성막이 아니고 금송아지숭배 사건 후 임시로 지은 것인데. 여기에도 구름 기둥이 섰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임시로 지은 회막 가운데라도 임재하셨음을 나타낸다.이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참으로 섬기고자 하는 자들에게는 장소를 막론하고 찾아와 함께 해주심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날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 한 내적 신령과 진정부터 갖추어야 하겠다.
[출 33:10] "모든 백성이 회막문에 구름 기둥이 섰음을 보고 다 일어나 각기 장막문에 서서 경배하며..." 모든 백성이...구름 기둥이 섰음을 보고 - 이 구름 기둥은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을 앞서가며 인도하던 것이다. 따라서 백성들이 비록 멀리 떨어져서나마 그 구름 기둥이 다시금 회막 위에 나타난 것올 보았다는 것은 감격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장막문에 서서 경배하며 - 여기서 '경배하다'의 '솨하'는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섬길 때에도 똑같이 사용된 말이다.
즉 그들은 하나님을 금송아지 다시 하나님의 순으로 경배의 대상을 달리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백성들이 회막으로 나가지 못하고 이처럼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며 하나님을 경배한 것은 그들과 하나님 사이에 '거리감'이 생겼음을 분명히 보여 준다...[출 33:11] "사람이 그 친구와 이야기함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모세는 진으로 돌아오나 그 수종자 눈의 아들 청년 여호수아는 회막을 떠나지 아니하니라..."
친구(레에) - '친구로서 대우하다', '우정을 맺다'라는 뜻의 '라아'에서 온 말로 특히 '남자 친구', '동료'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는 하나님이 모세를 당신의 동료로 대하고 계심을 나타내 준다. 한편 성경에서 하나님이 '친구'로 칭하신 사람으로서는 모세 외에 아브라함이 있으나..이때 사용된 '벗'(아하브)은 '애정을 갖다', '좋아하다'는 단어에서 유래한 말로 '사랑스런 친구', '애인' 등의 의미를 갖는다. 즉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사랑스런 벗으로 대한데 반해, 모세는 동료로서 대하셨던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가 모세를 가리켜 '하나님의 사환'이라고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대면하여-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파님 엘 파님'의 문자적 뜻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 대하여'이다. 그렇지만 이 말은 하나님이 실제로 모세와 얼굴과 얼굴로 대면한 것을 가리키기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꿈이나 우림 혹은 선지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말씀하신데 비해, 모세에게는 '직접적'으로 말씀하셨음을 나타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인간과 같은 손발이나 얼굴 등을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말은 그 만큼 모세가 하나님과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 속에서 교제를 나눴다는 뜻이다. 실로 모세는 다른 어떤 선지자들도 누리지 못할 영광스럽고 친밀한 교제를 하나님과 누린 자였다. 청년 여호수아는 회막을 떠나지 아니하니라 - 제사장인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성소롤 담당하지 않고 이처럼 여호수아가 관리한 까닭은 회막이 임시 성소이기 때문이며
(1) 아론은 금송아지 숭배의 직접적인 책임자이기 때문에 일종의 문책으로 당분간 제사장직을 맡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모세의 후계자로서 모세 이후 이스라엘을 이끈 에브라임 사람 여호수아가 회막을 떠나지 않고 봉사한 일은, 엘리 이후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된 에브라임 출신의 사무엘이 성소를 나지 않은 사실과 유사하다. 이처럼 두 사람이 다 같이 성소를 떠나지 않고 섬기는 데서 시작하여 전체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지도자의 자질은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서부터 훈련되어져야 함을 보여 준다. 청년 여호수아 - 이 무렵 여호수아의 나이는 39세 가량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청년'이라는 말이 굳이 '여호수아'를 수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서는 학자들마다 견해를 달리 하고 있다. 먼저 클라크는 '청년'이라는 히브리어 '나아르'를 '독신' 또는 '미혼자'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하였다. 이에 반해 안스워스는 '청년'을 '수종자'에 대한 일반적 호칭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칼빈 은 나이 많은 장로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젊은 여호수아를 회막 관리자로 임명한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청년'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세 가지 견해 중 가장 타당한 것은 세번째 견해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