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제주 여자의 건강과 미
-분야: 어문 > 수필 > 경수필/수필
-저작자: 계용묵
-원문 제공: 한국저작권위원회
-----
제주 여자는 근로의 화신입니다. 아름다운 옷도 기름진 음식도 그들은 꿈꾸지 않습니다. 그저 일, 그리하여 자활(自活)을 하여야 한다는 그 정신만이 자나깨나 그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로 정신이 어렸을 때부터 젖어 노동으로 단련을 시킨 그 건강은 차라리 야만에 가까우리만치 징그러운 데가 있습니다. 여자로서 논밭에 들어서 김을 맨다든지 하는 일은 우리 육지에서도 농촌으로만 떨어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제주 여자는 송아지만한 돼지를 잔등에다 지고 더욱이 오십 내외의 중늙은이가 이러한 짐을 힘도 들지 않게 진다고 한다면 혹 여러분은 과장된 말이라고 곧이듣지 않을는지 모르나 장날이면 아침저녁으로 팔러 가고 사오고 하는 여자의 돼지 짐이 길거리에 즐비하게 널림을 볼 것입니다. 참으로 놀랄 만한 건강입니다. 진시황(秦始皇)의 만리장성도 비웃을 제주성의 석성(石城)도 이 여자들의 손에서 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더 말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제주 여자는 이렇게 비가 오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날마다 사철을 두루 짐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아침밥을 위한 물구덕을 지기 시작해서 해가 질 때까지 걸금이라 추수라 육지에서는 소잔등이 져 날라야 할 온갖 것이 이 여자의 등에서 운반이 됩니다. 남부여대(男負女戴)란 어떻게도 이 섬의 풍속을 무시한 말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짐으로 어렸을 때부터 단련이 된 건강한 허리뼈는 무쇠처럼 굳어진 모양으로 7, 8십이 장근한 늙은이도 허리 하나 굽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지팡이도 물론 필요가 없습니다. 젊은이나 마찬가지로 허리를 젖히고 활보를 하는 정도입니다. 만일 어느 백과사전이 늙은이의 특징을 소상히 그리느라고 늙은이의 허리를 굽혀 놓고 그 손에다 지팡이를 들린 사진으로 설명을 보충한다면 제주 여자들의 치소는 면 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여러분은 간직하여야 할 여자로서의 미(美)를 상상해 볼 것이나 그것은 부질없는 상상일 것입니다. 제주는 색향입니다. 이러한 고된 노동도 그 미를 송두리째 말살시키지는 못합니다. 순수한 제주 여자의 얼굴은 동글납작하고 눈에는 흰자위보다 검은자위가 더 많은데 그 눈까풀이 쌍까풀이 졌습니다. 게다가 고르게 균형이 진 얼굴은 어딘지 사람의 마음을 끄는 아름다운 매력이 숨어 있습니다. 현대의 미인형은 쌍까풀진 눈에 있다고 인위적으로 수술까지 하여 일부러 쌍까풀을 지우는 오늘날 이 자연의 쌍가풀의 미는 그 얼마나 순수한 매력일 것입니까. 화장수 한번 얼굴에 대여 본 일이 없지만 그 벅찬 노동도 이 균형미를 덜지는 모합니다. 건강과 미를 갖춘 여자는 이 섬의 여자들입니다.
제주 여자는 근로의 화신입니다. 아름다운 옷도 기름진 음식도 그들은 꿈꾸지 않습니다. 그저 일, 그리하여 자활(自活)을 하여야 한다는 그 정신만이 자나깨나 그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로 정신이 어렸을 때부터 젖어 노동으로 단련을 시킨 그 건강은 차라리 야만에 가까우리만치 징그러운 데가 있습니다. 여자로서 논밭에 들어서 김을 맨다든지 하는 일은 우리 육지에서도 농촌으로만 떨어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제주 여자는 송아지만한 돼지를 잔등에다 지고 더욱이 오십 내외의 중늙은이가 이러한 짐을 힘도 들지 않게 진다고 한다면 혹 여러분은 과장된 말이라고 곧이듣지 않을는지 모르나 장날이면 아침저녁으로 팔러 가고 사오고 하는 여자의 돼지 짐이 길거리에 즐비하게 널림을 볼 것입니다. 참으로 놀랄 만한 건강입니다. 진시황(秦始皇)의 만리장성도 비웃을 제주성의 석성(石城)도 이 여자들의 손에서 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더 말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제주 여자는 이렇게 비가 오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날마다 사철을 두루 짐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아침밥을 위한 물구덕을 지기 시작해서 해가 질 때까지 걸금이라 추수라 육지에서는 소잔등이 져 날라야 할 온갖 것이 이 여자의 등에서 운반이 됩니다. 남부여대(男負女戴)란 어떻게도 이 섬의 풍속을 무시한 말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짐으로 어렸을 때부터 단련이 된 건강한 허리뼈는 무쇠처럼 굳어진 모양으로 7, 8십이 장근한 늙은이도 허리 하나 굽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지팡이도 물론 필요가 없습니다. 젊은이나 마찬가지로 허리를 젖히고 활보를 하는 정도입니다. 만일 어느 백과사전이 늙은이의 특징을 소상히 그리느라고 늙은이의 허리를 굽혀 놓고 그 손에다 지팡이를 들린 사진으로 설명을 보충한다면 제주 여자들의 치소는 면 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여러분은 간직하여야 할 여자로서의 미(美)를 상상해 볼 것이나 그것은 부질없는 상상일 것입니다. 제주는 색향입니다. 이러한 고된 노동도 그 미를 송두리째 말살시키지는 못합니다. 순수한 제주 여자의 얼굴은 동글납작하고 눈에는 흰자위보다 검은자위가 더 많은데 그 눈까풀이 쌍까풀이 졌습니다. 게다가 고르게 균형이 진 얼굴은 어딘지 사람의 마음을 끄는 아름다운 매력이 숨어 있습니다. 현대의 미인형은 쌍까풀진 눈에 있다고 인위적으로 수술까지 하여 일부러 쌍까풀을 지우는 오늘날 이 자연의 쌍가풀의 미는 그 얼마나 순수한 매력일 것입니까. 화장수 한번 얼굴에 대여 본 일이 없지만 그 벅찬 노동도 이 균형미를 덜지는 모합니다. 건강과 미를 갖춘 여자는 이 섬의 여자들입니다.
<재편집: 오솔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