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은 표정의 부라이언투(夫邏利彦鬪)는 어느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갑옷끈을 고쳐매고 무기가 잘 갈렸는지를
확인하고 있을 뿐... 나성의 주민들은 염호에서의 첫 전투 소식을 듣고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너무 잦은 전투 참전에 노쇠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이도 있었고, 소년장사시절부터 장군직에서 전장의 일선에서 싸워온지라 그 신체능력이 타 장수들에
비해 빨리 떨어지는 것 같다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피일(披佚)은 알고있었다. 오늘 음악국 장수들은 몸 성히 성으로 돌아가기
힘들것이라는걸...
천지를 뒤덮는 함성과 함께 호군이 또다시 염호도로 들이닥쳤다. 첫 염호전투에서 실종된 안두류(鮟兜劉)를 대신해 맹활약을
벌인 라마(懶馬)가 선봉에섰고, 항상 그렇듯 아리자(亞履子)와 가솔(嘉率)이 측면을, 어부(漁夫)가 궁병대를, 부라이언투가
총사령관으로 전투에 나섰다. 한가지, 피일은 이례적인 결단을 내렸는데, 개전과 동시에 부라이언투가 전장으로 직접 돌격하는
것이었다. 검,창,극,활이 무기이고, 인간이 곧 전투의 개체이니, 병사와 병사가, 부대와 부대가 직접 맞부딪히는 전쟁에서,
특히나 성위에서 쏟아지는 화살을 감당해야하는 공격쪽 입장에서 총사령관을 최전방에서 돌격하게 한다는 것은 "미친짓"이라는
단어 외에는 딱히 수식할 표현이 없는 행위였던 것이다.
하지만 피일은 지난 두차례의 전투에서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부라이언투의 마음을 알고 있었고 그를 믿었다. 부라이언투는
피일을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다짐했고, 이번 전투에서 패하면 나성에서의 성공적이었던 방어전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더라.
전투는 시작되었다. 음악국은 여지껏 그래왔듯 대롱이(大籠夷)가 총사령관으로 나섰고, 어느때보다 자신감에 차있더라. 첫째로는
지난 방어전에서의 승리가 이유였고, 둘째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하부린(蝦否吝)과 그 시민군의 위력에 마음이 든든해진
것이었으며, 결정적으로 지금까지 호국과의 전쟁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던 명궁사 오거아(烏巨兒) 가 돌아와 성벽 위에 정예
석궁부대를 배치해두었다는 것이었다. 부라이언투는 전투 개시와 동시에 미친 범과같은 위세로 음악군 장수들, 병사들의 목을
손바닥 뒤집듯 베어날려댔지만, 기세가 오른 음악군은 대롱이, 부자(富者), 총사마(銃士魔)를 중심으로 호군을 강하게
밀어부치니, 호군 병사들과 장수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나성으로 퇴각하게 될거라는 소문이 나돌더라.
이때, 멀찍이서 날아온 화살이 음악국 최전방에서 대롱이의 측면을 지키던 부루아(夫婁兒)의 부장의 목을 꿰뚫더라. 모두가 놀라
이게 어찌된 일인가 어리둥절하고 있을재, 또하나의 화살이 부루아의 오른팔에 박히니 부루아 고통에 몸부림치더라. 호군과
음악군 모두 화살이 날아온것을 쳐다보니, 그곳에 버티고 서있는 자 호군의 총사령관 부라이언투이더라. 듣기만 하던 명장
부라이언투의 용맹과 그의 매서운 화살을 직접 몸으로 겪은 부루아는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동료 마일수(馬馹數)가 첫번째
전투에서 '잉여패수(剩餘敗首)의 굴욕'을 당한 후 그 후 부라이언투의 부대를 잘 저지해낸 것을 기억해낸 부루아는 자신의 부대를
이끌고 부라이언투의 선봉부대에 돌격을 가하더라.
통재라! 부라이언투 작심하고 전쟁의 신과 같은 모습을 보이니, 붙으면 검으로 한번에 두세 병사의 목을 날려버리고, 조금만
떨어지면 눈 깜짝할새 단검과 수극들이 음악군의 가슴을 관통하니, 부루아 겨우 목숨만 부지한채 수비병들에게 둘러싸여 성내로
퇴각하더라. 부라이언투, 적군의 한개 부대를 혼자 힘으로 궤멸시키고도 얼굴에 한순간의 미소도 보이지 않으니, 그 침착함과
엄청난 위풍에 음악군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더라.
분투하던 대롱이마저 부라이언투의 귀신같은 모습을 보고 넊이 빠져 전장 한가운데에서 부대가 혼동에 빠져버리니, 가솔의
부대와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던 부자 혼자 음악군을 떠받치고 있을 뿐, 전투의 승패는 이미 정해지더라. 이에 기세가 오른
호군은 대마신(大魔神)과 어부의 궁병대를 후방에 배치, 셀수없이 많은 화살을 음악군 진영으로 쏟아부었고, 새난(塞爛)의
돌격대가 혼돈에 빠진 대롱이의 부대를 휘젓고다니니 그나마 정신차리고 호군 진영에 공격을 가하려던 음악국의 장수들은
라마와 래전두(來戰頭)의 철저한 봉쇄에 막혀 전세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더라.
설상가상으로, 음악군이 믿고있던 하부린의 시민군가운데 반역자가 생겨 부라이언투 만세를 외치며 호군에 투항하는 자들이
생기니, 음악군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염호도의 성벽이 무너지더라. 외성벽이 무너진 후, 슬로안(瑟老顔)과 장수들이
회의를 하니, 모두들 성이 무너지는 순간까지 싸우다가 함께 죽자는 뜻에 마음을 모으더라. 하지만 이때, 대롱이 전장에서
뛰어들어와 "전병력을 쏟아부은 호군이 나성에 충분한 병력을 남겨두었을리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군사들의 상태는 나성을
함락시키기에 역부족이나, 적어도 가망없는 이곳에서 싸우다가 모조리 죽는것보다는 낫지 않겠소이까?" 라 말하니,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원정길을 떠날 준비를 하더라.
전투는 그렇게 호군의 승리로 돌아갔으나, 호군도 고민이 있었다. 수성을 담당하는 안두류가 지난 전투에서 실종된 후, 염호
2차 공세 도중 부대에 가세했다. 하지만 사라졌던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도저히 정신을 못잡고 이리저리 헤메이기에 바쁘니,
피일과 호군 동료들 모두 그를 걱정하기에 바쁘더라. 이때 안두류, "내가 진영으로 돌아오는길에 음악군이 총병력을 쏟아부어
나성으로 최후의 항전을 하려 원정을 떠나려 한다는 소문을 들었소만, 사실인지는 모르겠소" 하니, 호군 장수들 "안두류의
상태가 전혀 믿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오" 하며 믿지 않더라. 하지만 온몸에 적군의 피로 그림을 그려 전장에서 돌아온 영웅
부라이언투가 "음악군의 원정에 대비하시오. 우리가 지금 나성으로 돌아가는체 하면 저들은 총병력을 보내오지 않을것이니,
후방에서 적에게 얼굴이 노출되지 않은 병사들에게 최대한 시끄럽게 진영을 차리고 이곳에서 기다리라 하십시오. 그리고
나성에서 저들의 전군을 격퇴한 후, 이곳에서 대기하던 병력과 함께 성을 무너뜨려야하오. 지금 음악군은 사활을 건 마지막
원정을 준비하고 있소." 라고 말하니, 모두 말들에게 풀을 먹이고 칼을 갈며 나성에서의 수성전에 대비하더라.
첫댓글 역시 최고 입니다 감사 합니다
경기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장문을!!! 잘 읽었습니다. :D
고맙습니다. 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ㅎㅎㅎ
ㅋㅋㅋ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시민가운데 반역자가 생겨...'ㅋㅋㅋ 그나저나 우리 안두류는 어떡하나요? 미인계에 빠진건가?ㅠ
대단합니다.정말 문장력과 묘사력이 보는 눈에 착착 감기는군요.잘 읽었습니다^^*
음 역시 한경기 한경기의 서머리를 이렇게 스토리로 이어지게 만드니 재밌습니다 ㅎㅎ
재미나요 재미나 +0+]/
필력 대단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요 재미 있기는 한데요 ㅋㅋ 2라운드 부터는 홈 원정 을 어떻게 표현 하실지 궁금하네요^^ 어려울 것 같은데요. ㅎㅎ
안두류 큰일이네요....
굿~!!!
KIN님의 엄청난 문장력에 탄복.. 또 탄복합니다.
최고네요`~최고!!ㅋ
이분 정말 대단^^
와.. 진짜 글 너무 재미있게 날카롭게 잘 쓰시네요ㅎㅎㅎ 홈에서 부라이언투장군의 미친범 모드 다시한번 기대합니다ㅎㅎㅎ
정말 대단하십니다. 잘봤습니다.ㅎ
ㄷㄷㄷㄷ 점점 중독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일취월장하는 아동님하의 작문실력.. 나중에 시리즈 끝나면 소설로 출간해보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