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두번째 계절인 여름을 정리해보면
기상학적으로는 보통 6·7·8월(음력 4·5·6월)을 여름이라고 하나
천문학적으로는 하지(6월 22일경)부터 추분(9월 23일경)까지를 말하고,
24절기상으로는 입하(5월 6일경)에서 입추(8월 8일경)까지를 말한다.
자연 계절 또는 기상·기후학적 계절로는
대체로 일평균기온이 20∼25℃이면 여름이다
일최고기온이 25℃ 이상 넘어가면 초여름,
강수량이 집중되는 장마,
일최고기온이 30℃ 이상이면 한여름,
일최고기온이 25℃ 이상이면 늦여름으로 세분된다.
6월로 들어서면 태양의 고도가 높아져 일사가 강해지며,
하지까지 낮이 점점 길어져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
그리하여 일최고기온은 25℃ 이상을 나타내며
6월 하순에는 30℃를 넘는 일도 있다.
봄철까지 남아 있던 시베리아 고기압은 완전히 쇠퇴하고,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가와
겨울과는 반대의 기압 배치를 나타낸다.
한랭다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온난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는
양자강 유역에서 일본 열도 남해안을 따라 동서로 긴 전선대가 형성된다.
이 정체성의 전선이 장마 전선이다.
이 장마 전선의 남북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위치하여
양측 고기압의 세력에 따라 장마 전선은 남북으로 움직인다.
또 상층에는 두 갈래의 제트류(jet stream)가 흐르고 있으며
그 중 하나는 우리 나라 남쪽을,
또 하나는 북쪽을 흐르고 있다.
이들 두 제트류 중 남쪽 것이 강해지면 강수량이 증가되고
또 이 제트류의 위치가 북상하면 장마는 끝난다.
장마는 6월 초부터 2, 3일씩 지속되다가 6월 하순경에 본격적인 장마철이 된다.
장마철은 남쪽이 빠르고 북쪽으로 갈수록 늦어진다.
장마철에는 날씨가 불순하여 구름량이 많고 일조율(日照率)과 기온이 약간 저하된다.
장마철이 6·7·8월 3개월의 강수량은 연강수량의 45∼60%를 차지한다.
따라서 1년 총강수량의 반 이상이 여름에 내린다.
특히, 7월은 우기 중의 우기로 집중 호우가 쏟아져 홍수를 일으킨다.
집중 호우의 명확한 기준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1일 강수량이 연강수량의 10% 이상일 때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동안에 연 총강수량의 몇 분의 1에 해당하는 비가 쏟아지기도 하고,
1시간에 100㎜를 넘는 비가 내리기도 한다.
지루한 장마철이라도 호천일(好天日)일 끼일경우 생활하기 쉬울 때도 있다.
이때를 장마 휴식 기간이라 한다.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져 우리 나라를 뒤덮게 된다.
이때가 한여름(盛夏)으로 7월 하순에서 8월 상순에 걸쳐 나타난다.
이때는 일최고기온이 30℃를 넘는 삼복(三伏) 무더위가 극성을 부린다.
한여름의 기온은 밤이 되어도 25℃를 넘어 잠을 설치는 여름밤이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열대야(熱帶夜)의 현상이다.
1961년에서 1980년 사이에 열대야의 출현 횟수를 보면
서울 86회, 대구 175회, 전주 192회, 광주 165회로 남부 내륙 지방에 많았다.
연도로는 1967년에 가장 많았고 1980년에 가장 적었다.
또 한여름의 혹서(酷署)는 40℃를 넘는 최고 기온을 기록한다.
지금까지 가장 고온이었던 기록은 대구에서 40.0℃(1942.8.1.)였으며,
다음이 원산 39.6℃(1906.7.20.)의 기록이 있다.
1983년 여름 더위는 울산이 38.6℃(1983.8.3.)를 기록하여
1931년 측후소 개설 이래 52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워,
대구가 기록하였던 고극기온(高極氣溫)에 육박하였다.
그러나 간이 관측소에 의한 기록에서는 최고 기온 40℃를 넘는 예가 많다.
한여름에는 강수량이 비교적 적어
여름 장마와 가을 장마 사이의 소건계(小乾季)를 이룬다.
일사가 강해 높은 구름이 끼고 오후에는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한다.
더위가 멈춘다는 처서(處署)를 지나면
아침 저녁 서늘해지는 늦여름[晩夏]의 계절이 된다.
이 때가 되면 한반도를 뒤덮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그 세력이 약화되고,
북상하였던 장마 전선이 다시 남하하면서 가을 장마가 시작되면 여름은 끝난다.
김연옥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