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인 언제쯤...
어른이 될련지...
이사하면서도 모든걸 남편에게 의지해 버렸어.
이삿짐센타의 일꾼들이
나더러 그러더군.
어디서 저런 남편을 만났느냐구.
언제나... 미정인
이상민 앞에서만은 애기.
힘들다고 엄살좀 떨다가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다가
그러다가 하루가 다 갔지뭐.
아직도 울집은 폭탄이 휩쓸고 간 후.
그 상태 그대로.
내일 토요일.
상민씨가 퇴근을 하고서야
집안이 제대로 정리가 되겠지.
물론, 오늘 미정이가 퇴근하고서
열심히 치우겠지만
그래도 확실한 정리는
상민씨 손이 가야지뭐.
미정인, 그져 그랬지뭐.
그냥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다가
허리 아프다는 핑계에
완전 감독관 노릇만 했지뭐.
그런데, 한것도 없는데
몸은 왜이리 피곤한지.
근데, 마음이 너무 이상해.
여태까지는 확실히 보초서는 사람이 있는
군대내의 관사에서만 살다가
이젠 민간 아파트로 이사를 나가서
'딱' 하루 지내 본 느낌은
그져 무섭다는거야.
아직도 문 잠그는데 익숙지 않는
우리집 아이들이 무척 걱정이야.
오늘 아침에 이쁜 내 딸 가로왈
"엄마, 열쇠 안가져 갈테니 문 잠그지 말고 그냥 가."
얼마나 황당하던지.
새집이 무슨 군인 아파트인줄 아나봐.
아직도 민간 아파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 미정이도 그랬어.
아침에 출근하면서
문 잠그고 열쇠를 우유 봉지안에 넣어 놓을려고
우유 봉지를 찾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