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AI '한돌'이 '프로기사 TOP5'와의 세 번째 대국에서
김지석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3연승을 올렸다. 앞으로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과의 대결을 남겨놓고
있다.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 제3국
토종 AI
'한돌', 강호 김지석 꺾고 3연승
국내 프로 바둑계의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김지석 9단도 '한돌'을 꺾지 못했다. 인공지능 바둑 '한돌'이 최강 프로기사를 상대로 3연승을 올렸다.
9일 밤 경기도 판교의 NHN엔터테인먼트 대국장에서 열린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 제3국에서 한돌이 프로 랭킹 3위 김지석 9단에게 246수 만에 불계승했다. 8시를 조금 지나 시작한 대국은 9시 55분께 김지석
9단이 패배를 시인, 1시간 47분 만에 종국됐다.
한돌은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는 NHN엔터테인먼트가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자체개발한 AI바둑. 2017년 12월에 첫선을 보인 후 대국 및 데이터 습득 등의 딥러닝을
통해 꾸준히 발전해 왔다.
▲ 김지석 9단은 "한돌 바둑을 유심히 많이 봤다. 실력은 사람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강하다고 생각되지만 승부는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나름대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임전 각오를
밝혔다.
앞서 신민준 9단과 이동훈 9단의 대국을 지켜봤던 김지석 9단은
사전에 "흑으로 두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사람과 두는 게 아니라서 흑백 차이는 없다"면서도 "다만 포석 구상에서 약간이나마 이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두 번의 대국에서 완승을 거뒀던
한돌은 김지석 9단을 맞아 앞선 두 판처럼 탄탄한 행마로 국면을 설계했다. 김지석 9단 역시 견실하게 맞서 100수 언저리에서 중계석의 이영구
9단은 "아주 미세한 형세"라고 진단했다.
한돌이 승기를 잡아간 대목은 우중앙
붙임수(아래 유튜브 중계 기보)로부터 중앙 일대에 집을 장면하면서였다. 이번 대결 들어 처음으로 끝내기를 보여주며 계가까지 간 바둑은 한돌의
느슨함과 김지석 9단의 추격으로 차이가 좁혀졌으나 덤이 나오지 않았다.
▲ 수읽기에 골몰하고 있는 김지석 9단. 인공지능을 땀나게
했다.
시간 사용에서는 김지석 9단이 117수째에 40분을 다 쓰고
초읽기에 들어갔고(그 시점 한돌은 18분 20초를 남겼다), 한돌도 처음으로 초읽기(192수째)에 몰렸다. 종국시에는 김지석 9단이 마지막
초읽기, 한돌이 초읽기 3개.
국후 김지석 9단은 "결과는 큰 차이가
아니었지만 마지막에 한돌이 봐준 것 같다. 초반부터 상당히 갑갑했다"면서 "둘 거라 예상했던 수를 두어 오는데 막상 두니까 갑갑했다. 어디서
크게 실수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많이 나빴던 것 같다"는 감상을 전했다.
덧붙여 "사람과 대국한다면 나중에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을 가졌을 텐데 인공지능과 두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점도
있었다"고 했다.
▲ 유튜브 중계 화면. 미세한 형세에서 한돌이 우중앙 붙인 수에 김지석
9단이 장고에 빠졌다. 이 수를 기점으로 한돌이 확실한 승기를 다져갔다.
'한돌 출시 첫돌 기념 페스티벌'로 마련된 빅매치의 네 번째 대국은 11일 속행된다. 프로 대국자는 박정환 9단이다.
이어 23일에 신진서 9단이 마지막 대국자로 나선다. 제한시간은 40분, 초읽기는 30초 3회, 덤은 7집반이다.
다섯 판의 대국은 바둑 유튜버로 활동 중인 '강남바둑센터'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게스트로 출연하는 인기 프로기사와 함께 생중계된다. 또한 한게임 바둑 대국실에서도 관전 가능하다.
▲ 중계석에는 이영구 9단(오른쪽)이 특별 게스트로 앉았다. 이영구
9단은 'TOP5'와의 대결에 앞서 한돌과의 비공식전 4판을 두어 무참히 깨졌다는 일화를 전했다.
한게임 바둑은 빅매치를 즈음해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승자 맞히기' 이벤트는 톱5 프로기사들과 한돌 대국의
승자를 예상해 응모하는 방식으로 정답자 중 30명을 추첨해 페이코(PAYCO) 상품권(5만원권)을 지급한다.
'베팅왕' 이벤트는 이벤트 기간 동안 집계된 베팅 내역의 수익과 적중 점수에 따라
'최고 수익왕'과 '최고 적중왕'을 선발하는 이벤트이다. 상위 랭킹 30명에게 총 300억M 규모의 바둑머니를 지급하며, 1위를 차지한 최고
수익왕에게는 바둑머니 50억M, 최고 적중왕에게는 30억M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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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 9단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함께 대국장으로 이동한 이영구
9단은 "진짜 많이 벼르고 온 것 같았다"고 전했다.
▲ 시청자들은 사전 승부예측에서 김지석 9단에 대한 믿음을
보냈다.
▲ 1국은 133수(1시간 15분) 흑 불계승, 2국은 168수(1시간
30분) 백 불계승, 3국은 246수(1시간 47분) 백 불계승이었다.
▲ 공배까지 다 둔 김지석 9단이 돌을 거둬 불계로 처리됐지만 계가를
했으면 반집 차이였다. "웬만하면 계가까지 가려고 했는데 마지막에 한돌이 자기 집을 메우는 것을 보면서 계가신청하기가 쑥쓰러워서
기권했다."
▲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 세 번째 대국을 만든 김지석
9단과 해설진, 개발진.
▲ 김지석 9단은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를 비롯해 프로 통산 8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