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계영배(戒盈杯)
계영배(戒盈杯)라는 것이 있습니다.
즉, ‘가득 참을 경계하는
술 잔’이라는 뜻입니다.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술이 일정 이상 차오르면,
술이 모두 새어나가도록 만든 잔 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 도 합니다.
이 잔에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인간의 끝없는 욕심 과 지나침을
경계하는 선조 들의
교훈이 담겨 있는 잔 입니다.
조선조의 도공(陶工) 우명 옥!
강원도 홍천사람으로 그는
1771년 정조 5년에 태어났으며,
본명은 ‘우삼돌’입니다.
단순하게 질그릇만을 구워 팔던 삼돌은
도자기로 유명 한 분원에서
좋은 작품을 만 들어보는 것이
소원이었 습니다.
마침내 그는 큰 뜻을 품고 고향을 떠나
궁중에 그릇을 만들어 진상하던 경기도
광 주분원으로 들어가서 조선
땅 최고 명인이던 ‘지외장’ 의
제자가 되었 습니다.
젊은 20대 초반의 청년이었 던
우삼돌은 주야로 스승의 지도 아래 피땀
어린 노력 끝에 그의 도예기술은
뛰어 난 경지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는 스승의 수준을 넘어 순 백색을 띠는
‘설백자기(雪白磁器)’를 만들어 냈고
궁 중에 진상되었습니다.
그가 만든 백자 반상기를 만 져보던
순조대왕도 탄복하 며 상금을
하사하고 치하를 아끼지 않았지요.
스승은 기쁨을 감추지 못해 촌스러운
삼돌이라는 이름 대신
‘명옥’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우명옥은 뛰어난 도공으로
서 유명해지기 시작하였고, 명문세가들은
그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큰 자랑거리 가 되었기
때문에 돈도 엄청 나게 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가슴 속에는
교 만함과 부도덕함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뛰어난 재능과 스승의 지나친 편애,
그리고 드물게 도 도공으로 소문난
유명세 는 주변에 시기와 질투를 낳았습니다.
동료들의 꼬드김으로
기생 집을 드나들기 시작했으며
어느 날, 동료들은
뱃놀이를 하자고 유혹했습니다.
그들은 아름다운 기녀 한 명 에게
명옥의 마음을 사로잡 도록
단단히 부탁 하였지요.
우명옥은 난생 처음 겪어보 는
어여쁜 여자와의 향락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 습니다.
다음날도 명옥은 날이 밝기 가
무섭게 돈주머니를 차고 그 기녀
집으로 달려가 술을 마셨습니다.
타락해 가는 우명옥을 바라
보며 동료들은 기뻐했 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뱃놀이를 나갔던 배가
심야에 돌아오 다가
폭풍우를 만나 동료들 은
모두 빠져 죽고 명옥만 혼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 습니다.
그 일을 겪은 후, 명옥은 지 난날의
교만과 방탕함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스승인 지외장을 다시 찾아가
용서 를 구하기로 작정합니다.
초라한 몰골을 가지고 다시 찾은 광주분원.
인적은 끊겼고 가마에 불이 꺼진지
오래되었건만,
먼 산 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그의 스승은 제자가 돌아오길
기 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스승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스승 지외장은
“네가 돌아 올 줄 알고 있었다.
너를 내 아들이라
여기고 있는지 오래 되었는데,
부자간에 용서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 냐?
이젠 그릇을 굽지 말고
네 모습을 만들어 구워 보거라!”
다음 날부터 새벽 일찍 일어 나
기도를 드린 뒤, 오랫동안 망설이던
작품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몇 해 전 인연을 맺 은 친구가
권했던 것으로,
명옥이 ‘설백자기’를 만들어
조선 땅에 이름을 날릴즈음,
전라도 화순에서 젊은 선비 한 명이 찾아와
그에게 비밀 리에 제작 방법을
전해준 그 릇을 만드는 것입니다.
친구의 이름은
‘하백원 (17 81∼1844)’이었으며,
조선 후기의 실학자였습니다.
드디어 우명옥은 조그마한 술잔
하나를 만들어 스승인
지외장에게 바쳤습니다.
“이게 무슨 잔인가?”
“계영배(戒盈杯) 라는 술잔 입니다.”
“그게 무슨 뜻인가?”
“지나침을 경계하는
‘잔’이 라는 뜻입니다.”
“다른 술잔하고 어떻게 다 른가?”
“잔의 7부만 술을 따 르면 마실 수가 있는데,
7부를 넘치게 술을 채우면 모두 밑바닥으로
흘러내려 사라지고 맙니다.”
그 후, 우명옥이 스승에게 바쳤던 계영배는
당대 최고 의 거상인
임상옥(林尙沃 : 1779∼1855)에게
전해졌 고, 그는 이 잔을 늘 곁에 두 고
인간의 과욕을 경계하면 서 조선 역사상
전무후무한 거상으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인생이라는 여정(旅程)은
선택과 절제의 연속입니다.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 음’의
삼독심(三毒心)이 가 득 들어찬 끝없는
욕망을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됩니다.
현명한 사람은 가진 것에 족 한 줄 알고,
진심으로 행복한 웃음 지으 며,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감사 하면,
가패신망(家敗身亡) 은 면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발원(發願)이 없고 향상코자
노력함이 없는 사 람은 살았으되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원(願)은 큰 데에 두고,
공(功)은 작은 데부터 쌓는 것입니다.
끝없는 욕망을 버리는 노력 과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는
수행을 하다 보면,
모든 생각도, 육신도 편안해 지고,
가진 것에 감사하며, 행복해 지는 것이
세상의 원 리 아닐까요!
은혜 많이 받으시고 복된날 되시고
축복에 통로가 되시 는
주인공이 되시길 소망 합니다.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