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곳 : 꽃과 자연사랑 cafe.daum.net/flowerlovers
파주 메주꽃에서 - 글쓴이 : 애기똥풀꽃 / 2006.08.27
자유로를 신나게 달려
헤이리마을 입구에서 프로방스 가는 작은 길로 들어 섭니다.
이전에 한 번 갔던 기억을 더듬어 갑니다.
프로방스를 지나 산속으로 이어진 포장도로를 2~3킬로 더 들어 가서야
메주꽃은 뽀샤시 이쁜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우연히 분위기 좋고 음식맛도 좋은 그런 집을 찾았을 때의 그 기쁨...
처음에 아내와 갔던 기억이 너무나 좋아서
오늘은 사진을 찍으려 아예 손카메라를 들고 갔건만
아뿔사 벌써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하얀 대문간판이 없으면 그냥 스쳐 갈 수도 있을 것 같이
작고 아담한 한정식집입니다.
아는 사람만이 길고 먼 길을 달려 찾아오는...

낮은 나무울타리로 된 입구로 들어 서면
현관문까지 양 옆으로 많은 종류의 들꽃이 계절따라 피고 집니다.
꽃범의 꼬리, 화초작약과 벌개미취
그리고 이름 모를 나리와 롱다리코스모스까지
외등 불빛 아래서 더웠던 한낮의 열기를 식히고 있습니다.

예약을 하고 갔던터라
앉으니 바로 전채요리가 나옵니다.
먼저
옥수수(?)를 갈아 쑨 죽과 빨간 열무동치미가 나옵니다.
그리고
접시마다 놓여진 들꽃향이 배인
약식과 경단, 유부찜, 감자떡, 부침종류와
각종 말이들이 나오는데
그 향과 자태에 감히 젓갈질을 못 하고 있습니다.
조미료 냄새가 없는 깔끔한 맛이 좋습니다.
바로 부치고 조리해서 나온 재료들이 들꽃과 함께 어우러진 맛...

뒤이어
버섯탕수 요리
자연산 송이를 먹는 듯한 쫄깃한 씹는 맛.

그리고
보쌈과 모듬전.
갓 삶은 보쌈의 육질이 좋아 여러번 손길이 갑니다.
해산물과 같이 무쳐 조리한 튀김은 조금 싱거운 느낌..

같이 시킨
이 집에서 직접 삭혀 숙성한 토속주를 마시며
일행들의 취기가 높아 갑니다.
기사를 자청했기에 나는 맛배기 한 잔에 만족하고...
일반 동동주와 달리 소주처럼 맑고 투명한 깊은 맛이 있습니다.
독하지 않으며 솔내음 비슷한 독특한 향까지 있어,
직접 빚었다는 도자기술병과 잔에 매료된 아낙네들이
술맛이 최고라며...수다를 떨더니 얼굴이 지는 저녁놀 같습니다.
술이 바닥을 드러낼 즈음
식사가 나왔습니다.
된장찌개와 알밥.
직접 담근 된장이 엷게 풀어진 된장찌개에
알밥이 이렇게도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군요.

메주꽃.
잘 숙성된 메주에 피어나는 곰팡이꽃이라는군요.
그 이름처럼 토속적이고 소박한 느낌이 물씬 나는 그런 한정식집입니다.
전체적으로 음식은
짜거나 맵지 않고 인공향이 배제된 느낌입니다.
미각과 시각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맛과 향이 있습니다.
산길을 따라 한참 들어간 곳에
작고 아담한 정원과 주차장이 딸린 집으로
물어물어 찾아가야 합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9시가 넘으면 일어 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게...<*>
퍼온 곳 : 꽃과 자연사랑 cafe.daum.net/flowerlo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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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고~~ 헷튼지 뭔 말을 못해요. 말을~~~~
저도 이가을 한번 가보고 싶네요.
하이고~~. 내 똑딱이 내장 다 꺼내 놓으려했더니... 어느새 다 올려져잇네요,ㅎㅎ. 즐거운 월요일 만드세요.
ㅎㅎㅎ 이러실줄 알았어요. 구경꾼님덕에 뭐든 공으로 먹으려고해서 클났네. 암튼 고맙습니다^^*
역쉬, 구경꾼님이시라니깐요!!!!!
에그~구경꾼님의 레이다망엔 안 잡히는게 없다니깐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