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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음식 맛있다는 데에 트집 잡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남해안을 끼고 있어 각종 해산물이 들고 나며 넓은 평야에서 생산된 풍부한 농산물이 있는 남도는 예부터 음식문화가 발달하여 별미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조선조의 양반풍에서 이어진 고유 음식법이 대대로 전해져 아직까지 예전 그대로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드는 곳이 많고, 기후가 따뜻하여 젓갈이나 양념 등을 많이 사용하여 간이 센 점이 특징이다. 전남에서도 광주, 해남, 영광 등은 풍류와 맛의 고장이라 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 맛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광주에서 찾은 맛 베스트 4를 소개한다. 떡갈비, 상추튀김, 5,000원으로 맛보는 한정식, 오리탕 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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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감미롭게 람바다를 추던 칼날이 캉캉 춤을 추며 경쾌하게 움직이더니 불과 20초 만에 도마 위에서 떡갈비가 탄생한다. 20초 만에 떡갈비가 뚝딱 만들어지는 이곳은 지난 1979년부터 28년간 떡갈비만 만들어 온 송정리 떡갈비 골목에서도 원조인 화정식당이다. 30년 전, 송정리에는 서민들의 출출한 뱃속을 달래주려 안주 겸 식사로 떡갈비를 만드는 집이 한 곳 있었다. 그곳의 여주인이 노화로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 남은 종업원이 당시 화정식당의 여주인 이영순 씨에게 떡갈비 만드는 비법을 전수해 주었다. 그렇게 하여 원조의 손맛을 이어받은 이영순 씨가 한정식과 떡갈비를 같이 메뉴에 올려놓았는데 떡갈비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자 아예 떡갈비 전문점으로 전향하게 된 것. 그 이후 한두 곳씩 떡갈비 전문점이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 송정리 떡갈비 골목에는 무려 14곳이 성업 중이다. 떡갈비는 미리 정성스럽게 떡살을 다져서 냉장고에 하루 숙성시켰다가 주문 즉시 양념을 발라 한 번 더 숯불에 구워서 낸다. 1인 기준 8,000원으로 떡갈비 두 개가 나오는데, 한 판에 25인분씩 하루 평균 14판을 만드니 대략 하루에 350인분을 만드는 셈이다. 평일에도 그 분량이 다 팔릴 정도로 원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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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손맛을 찾는 사람이 많다. 살이 두툼하게 붙어 나오는 소뼈다귀국은 고기의 느끼한 뒷맛을 없애주고 속을 풀어주어 소화를 돕는다. 고기와 소뼈다귀국을 먹고 나면 배가 부른데도 주문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비빔밥. 갖은 야채와 고추장을 넣고 슥슥 비벼서 나오는데 고기 먹고 난 뒤 뒷맛이 개운해져서인지 입가심으로 인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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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비는 돼지고기 20%, 소고기 80%에 물엿과 생강, 마늘과 외간장을 넣고 푹 끓인 불고기 소스를 고기와 섞어 도마 위에 얹어 다진다. 소고기로만 만들면 뻣뻣하고 잘 부서지기 때문에 돼지고기도 조금 섞는다. 고기를 다져서 어린이와 노약자도 쉽게 소화할 수 있다. |
화정식당 위치 송정리 떡갈비 골목 송정농협 옆 문의 062-944-1275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가격 떡갈비(1인) 8,000원, 비빔밥 4,000원, 육회비빔밥 5,000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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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먹을 것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주로 학교 앞의 분식집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군것질을 하곤 했다. 고기 사먹을 돈은 없는데 배가 고팠던 학생들은 저렴하면서 푸짐한 튀김을 간식으로 즐겨먹었다. 그러다가 분식집에 상추가 등장하였는데 상추에 튀김을 싸먹으니 이것이 고기라도 먹은 듯 배도 부르고 튀김의 느끼한 맛이 없어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생겨난 상추튀김은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진 음식이라 학원이 밀집된 곳에 많이 있었다. 그 시절 상추에 싸먹는 튀김은 일반 튀김과 달랐다. 오징어, 고구마, 고추, 양파, 계란 등의 재료에 부침가루를 넣어 동글동글하게 튀긴 것이기에 일반 튀김보다 맛이 훨씬 부드러웠다. 상추에 튀김을 싸서 간장에 청량고추 송송 썰어 넣은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매콤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지금도 나이 50이 넘은 아저씨들이 분식집에서 상추에 튀김을 싸먹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대개 옛날 생각이 나서 오는 분들이다. 상추튀김은 배가 고팠던 시절, 학생들에게 훌륭한 간식이 되었던 것이다. 광주 시내 충장로 밀리오레 맞은편에는 <아하분식>을 비롯해 세 곳의 분식집에서 상추튀김 간판을 걸고 상추튀김을 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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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고구마, 오징어, 김말이 등 각자 튀겨낸 튀김을 양념장에 찍어 상추에 싸먹는다. 기름을 자주 갈아 주기 때문에 튀김 고유의 바삭함이 살아 있다.여기가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아지트라면 90학번까지만 해도 충장로 학생회관 뒤의 낡고 허름한 <제일스넥>을 원조라고 쳐준다. 보기에도 허름한 이 건물은 상추튀김을 20년 이상 한자리에서 만든 원조이다. 이 집의 상추튀김은 1인 기준 1,500원으로 가격은 착하지만, 깔끔한 맛은 조금 떨어진다. 대신 전남여고에서 충장로 방향의 고시학원이 밀집되어 있는 ‘학원골목’의 <최고스넥>에서 동글동글한 원조 튀김으로 맛을 낸 상추튀김을 맛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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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집을 제외하고 광주 대부분의 분식집에서 상추튀김을 시키면 취향에 따라 달걀, 김말이, 고구마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튀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간장에 마늘과 양파, 청량고추를 큼직하게 썰어 넣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청량고추의 매콤함과 튀김의 바삭함, 상추의 깔끔한 맛이 잘 어우러져 느끼함이 없다. 위치 아하분식(충장로 밀리오레 맞은편), 최고스넥(전남여고 학원 골목) 문의 아하분식(062-228-5181), 최고스넥(062-224-2768) 영업시간 아하분식(24시간 영업), 최고스넥(오전 8시~오후 8시) 가격 아하분식(모듬 상추튀김 3,000원), 최고스넥(2,000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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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요잉~ 우리집은 뭐 특별한 건 없고요. 일상에서 먹는 반찬인디 그냥 집에서 먹는 것처럼 정성만 들였어요.” 구수한 사투리의 주인공은 예향식당의 안주인 김봉심 씨. 충장로 광주세무소 옆에 위치한 예향식당에서는 저렴하고 푸짐하게 남도의 손맛이 담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고향이 해산물이 풍부한 해남잉께 무얼 먹어도 항상 푸짐하게 먹었지요잉~. 집에서 먹듯이 뭐든 푸짐하게 퍼주고 싶어 8년 전에 반찬 20가지로 백반집을 시작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푸짐하게 퍼주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니. 적자는 아닐까? 헌데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3시인데도 손님이 계속 들어온다. 그도 그럴 것이 단돈 5,000원에 조기 구이, 닭 조림, 오이소박이, 마늘쫑 볶음, 깻잎, 열무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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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꽃게무침, 조게젓, 돈나물, 숙주나물, 연근조림, 갓김치, 오징어젓, 고등어 무조림, 야채전, 계란말이에 미역국 등….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렴한 한정식이 아닐까싶다. 아무리 푸짐해도 맛이 없다면 점심시간마다 줄 서는 풍경이 벌어지지는 않을 터. 식사시간이면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365일 미역국이 나오는데 그게 좀 특이하다. 해산물이 풍부한 해남에서 꽃게를 넣고 미역국을 끓여 먹었던 안주인이 미역국에 시원한 감칠맛을 내기 위해 꽃게무침을 만들 때 손님들이 잘 먹지 않는 집게발을 떼어 미역국을 끓인다. 그래서 예향식당에서는 생일잔치 모임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미리 예약하면 제일 뒤에 있는 방을 통째로 주기 때문에 저렴하게 한 턱 내기에도 좋다. 조기구이와 닭 조림(소고기 장조림을 닭고기에 응용한 것), 오이무침, 게장무침과 미역국은 일 년 내내 나오지만, 그 외의 반찬은 매일매일 바뀌는 편이다. 이곳의 음식이 질리지 않고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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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식당은 아침마다 장을 봐서 제철음식을 낸다. 야채전은 일 년 내내 나오는데 호박과 당근, 양파, 고기를 갈아 즉석에서 머리가 희끗한 사장님이 직접 부친다.가격만 5,000원이지 만드는 수고는 그 이상이다.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는 데도 먹어본 사람들이 “이 집 싸고 푸짐하고 맛있더라~”는 글을 미니 홈피에 올려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찾아온단다. 문의 062-234-7730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30분 가격 한정식 백반 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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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리탕,○○오리탕 등 대부분 간판에 다 오리탕이 적힌 오리탕 거리가 나온다. 50년 전 광주고속터미널이 이곳에 있었을 때 한, 두 집이 생겨 성업을 누리던 것이 계속 늘어 터미널이 이전한 지금도 17집이 남아 있다. 유동 오리탕 골목은 광주의 최고의 맛집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50년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원조들은 바뀌고 주인이 떠나면서 현재 가장 오래된 집이 바로 영미오리탕이다. 아무리 원조라도 손맛을 거치면서 맛이 조금씩은 변하기 마련. 그러나 영미오리탕은 그 시절보다 오히려 호황이다. 다른 집은 텅텅 비어 있어도 유독 이곳만은 그리 넓지 않은 내부가 꽉 들어찬다. 평일 저녁시간인데도 확장한 별관까지 손님이 있는 걸 보면 무언가 다른 비법이 있긴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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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로는 오리탕, 오리로스, 오리 주물럭이 전부다. 오리로스구이는 뼈를 발라낸 살코기를 구워 먹는 것. 다 먹고 나면 탕을 끓여 준다. 들깨가루, 참기름, 고춧가루로만 맛을 낸 배추 겉절이도 맛있다. 유동 오리탕 골목의 음식점들은 대부분 들깨육수로 걸쭉하게 맛을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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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광주 유동 오리탕 거리 초입 문의 062-527-0248 영업시간 오전 9시~다음날 오전 2시 가격 오리탕 1마리 3만3,000원, 반 마리 2만2,000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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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친언니에게 인수받아 현재는 이 골목에서 가장 오랜 터줏대감이 된 영미오리탕의 김증지 사장은 들깨가루를 쓰지 않고 생 들깨를 직접 갈아서 물을 넣고 고운 체로 거른 뒤 걸러진 물로 오리탕 육수를 낸다. 말하자면 ‘들깨육수’인 셈. 걸쭉한 들깨육수로 오리탕을 만들면 비린 맛이 전혀 없고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흔히 장사 잘 되는 음식점의 요리 비법을 물어보면 “며느리도 몰라~”하며 슬쩍 말 돌리기 마련인데 영미오리탕 여사장은 술술 다 말해준다. “누가 모방하면 어떻해요?” 하자 “난 누가 물어보면 다 말해줘. 그래도 이 맛은 못 따라와. 국물부터 틀리다니까.”하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들깨육수도 진하게, 연하게 낸 뒤 처음엔 연한 육수를 붓고 오리를 넣어 끓여서 한 번 기름기를 건져내고 진한 육수를 넣고 두 번 끓여낸 오리탕에 미나리를 듬뿍 얹어준다. 미나리가 살짝 익혀지면 초장에 들깨가루를 넣고 저어 소스를 만든 뒤 찍어 먹는다. 오리 특유의 퀴퀴한 냄새를 유발하는 꽁지 부위에 모래집을 뺐다는데, 그래서일까? 구수한 들깨 향만 난다. 오리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미나리부터 시작해 오리탕 맛을 보고는 단골이 될 정도라고. 오리탕은 고춧가루를 넣지 않으면 맵지 않아 환자들 보양식으로 좋고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콜레스테롤 걱정도 없다. | | | |
첫댓글 유동 영미 오리탕 먹으러 가고 싶어용 날 풀리면 부모님이랑 같이 가야쓰것네요 ^^
네^^ 지금가도 환영받을거예요
미나리추가 돈받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