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도 없고
나중이라고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
잘하고 못하는 일이 쉽고도 어렵기 때문이다.
슈퍼에 가면 맛있는 고추장들이 즐비하다.
부드러운 과자들과 마찬가지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엿으로 만든
색깔도 맛도 기가막힌 진열된 고추장들이 건강에는 의심이 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서툰 솜씨지만 정성을 다하여 열심히 노력하여 만드는 풀천지 고추장이
일년내내 건강한 식탁마련을 위해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풀천지의 살아있는 밭에서 매서운 산골의 겨울바람을 이기며 자라난
생명력 가득한 참밀로 만든 엿기름을 물에 불려 거르는 중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집에서 만든 엿기름으로 고추장을 담그면
번거롭기도 하고 실패할 우려도 있고 윤기가 자르르 하지 않아 보기에 덜 좋으니
슈퍼에서 쌀엿을 사다 쓰라고 너도나도 친절하게 잘 가르쳐준다...^^
궁금한건 아예 고추장을 사버리라고는 왜 말 안하는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두가지 방법을 전부 써보았다.
첫번째는 찹쌀가루를 만들어 엿기름 거른 물을 부어 전기밥솥에 넣고
보온으로 하여 하룻밤 삭힌다.
이렇게 하면 다시 따로 거르지 않고 바로 가마솥에 넣고 달일수 있는 이점이 있다.
두번째는 찹쌀로 고두밥을 만들어 엿기름 거른물을 부어 마찬가지 방법으로
식혜를 만드는 방법과 비슷하게 하룻밤 삭힌다.
이때는 보자기를 이용하여 건더기를 걸러내고 그 물을 가마솥에 달인다.
대신 훨씬 더 부드러운 고추장이 된다.
하룻밤이 지난 후 말갛게 잘 삭은 모습이다.
쌀가루를 이용하였으므로 이대로 가마솥으로 달려가면 될일이다...^^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가 걱정도 되고 참으로 중요해졌다.
작년까지 우리 방법대로 우리가 배워서 아는대로 우리 편리한대로
우리 먹을것만 마음편하게 담가먹던 고추장을
금년부터 작년에 손님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된장에 이어
고추장도 이제 손님들께 시집보낼려다 보니 겨울내내 이리저리 알아보고 연구하던 아내가
재래식 방법으로 조청을 만들면서도 고추장 만드는 법이 나와있는 책까지 보면서
하염없이 공부하는 중이다...^^
원래 공부못하는 사람들이 시험전날 밤을 새워 공부하는 법이다...^^
풀천지의 건강은 가마솥에서 비롯된다.
산천의 사랑이 나무로 환생해 뜨거운 사랑으로 아낌없이 가마솥에 담겨지기 때문이다.
드디어 엿이 다 되었다며 맛을 보여주는데 서로가 너무 깜짝 놀랐다. 너무 맛있어서...^^
손대지 마라고 하는 지 엄마의 엄명에도 불구하고 몸에 좋은 것이라면 목숨을 거는 큰애가
기어코 한 대접을 덜어내는데 성공을 하여 다음날 감자떡을 만들어 맛있게 찍어먹었다...^^
얼마나 연구하였던가 ?
모두다 겁을 주는 물엿(조청) 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는데 큰애에게 한대접이나 빼앗기는 바람에
자그마한 불안을 안고 충분히 식힌 조청에 몸에 좋고 약이 되는
쥐눈이콩으로 만든 청국장가루를 먼저 넣고 저어준다.
다시 고춧가루를 넣으며 힘차게 젓는일만 남았는데 이 대목에서
풀천지 고춧가루 자랑을 도저히 안할수가 없을것 같다...^^
우리나라엔 고추가 참 많다. 그리고 고추를 참 좋아하는 민족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최고의 유기농 태양초 고추를 아느냐고 우리에게 물어온다면
풀천지 고추라고 말해주려니 부끄러운 일이 된다...^^
땅의 숨통을 틀어막는 비닐도 깔지 않는 살아있는 땅에서
농약은 물론이려니와 농약보다 더 해로운 비료도 일체 하지 않고
요즘 한창 유행하는 친환경 자연농약도 일절 하지 않고
오직 하늘과 바람과 땅의 힘만으로 태양의 기운만을 듬뿍 받고 자란 풀천지 태양초이다.
더욱 스스로 자랑스러운 건 100 % 태양초를 만드는 험난한 과정에 있다.
잘 아시는 대로 편리하고도 편리한 고추 건조기 일명 벌크를 이용하여
이틀만 슬슬 놀며 수고하면 색깔도 거무튀튀한 건고추가 완성되는데
건강 의식이 늘어나며 그동안 시비 걸지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외면하며
태양초만 찾게 되자 살짝 저온으로 말려 다시 하우스에 후숙을 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모양이 비슷한 반양건 태양초를 양산하게 되었다.
풀천지의 고집대로 악착같이 열일 제쳐두고 태양에 말리다가
비가오면 안방으로 모셔다가 장작불을 때어 땀 뻘뻘 흘리며 연신 뒤집어 주다가
다시 비 그치면 밖에다 널고 말이 쉽지 하면 할수록 너무 힘드는 일이다 보니
어쩔 땐 우리가 잘못하고 반양건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사람들 같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우리의 정성과 고집대로 얼굴이 비치도록 투명하게 맑은 고추를 생각하며
고추 가루를 빻으러 방앗간에 가지고 가면 고추 전문가 방앗간 주인에서부터
더 고추농사 전문가 시골사람들모두 깜짝 놀라며 너무 부러워할때의 희열과
고춧가루를 빻았을때의 선홍빛 색깔 그대로 손님들로부터
김치 담글때 조금만 넣어도 색깔도 예쁘고 너무 맛있다며 고마운 칭찬 들을때
우리의 모든 고생스러움은 자랑스러운 보람이 되어 버린다...^^
그동안 자랑하고 싶어도 유난을 떤다 할까봐 조금밖에 자랑을 못했는데 ^^
고추장까지 만드는 바람에 솔직하게 사실 그대로 고춧가루 자랑을 하여본다...^^
어쨌든 아내의 온갖정성에 힘입어 색깔도 맛도 좋은 고추장이 된것 같다.
이번 고추장은 너무나 아내가 신경을 쓴 나머지
작은애의 합리적인 지적에 딱 걸리게 되었다.
여기저기 엄마와 함께 알아보던 작은애의 생각엔
찹쌀 양을 고춧가루 양의 1. 5 배 에서 2 배 가까이 넣어야 되는데
그동안 여기저기 만나는 할머니마다 수백번 맛있는 고추장 담는법을 물어본 아내가
나름대로의 결론으로 고춧가루 양과 찹쌀 가루 양을 거의 비슷하게 넣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 말씀이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는데
그대로 만들어 보니 너무 뻑뻑하여 젓기에도 힘들고 되게 만들수록 좋다는데
부드러운 맛이 덜한것 같다.
두번째 고추장 담글때는 작은애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좀더 부드럽게 맛있는 고추장이 되었다...^^
이제 숨쉬는 항아리에 담아져 따뜻한 햇빛을 쏘여가며
두달여가 지나면 맛있게 잘 익은 건강한 고추장이 되어줄 것이다.
누군가 시골에서 살만하느냐고도 물어오고 행복하냐고도 물어오는데
몸에 좋은 된장도 만들어 보고 맛있는 고추장도 직접 만들어 보면
스스로 그 답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첫댓글 큰일 하셨네요. 얼마나 뿌듯할까 그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정성과 노력과 손맛이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침이 돕니다. 저도 얼른 가져다 담아야 하는데, 작년에는 겁없이 했었는데 올해는 슬슬 걱정이 앞섭니다. 즐겁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마음급한 손님에게 담자마자 바로 다음날 고추장을 보냈는데 삭혀드신다더니 맛부터 보시고 너무 맛있다고 칭찬해 주시니 어찌나 다행이던지요...^^ 그동안 아내가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생각해보면 하정원님도 슬슬 걱정이 앞서는걸로 보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더욱 맛있는 된장 고추장을 만드실게 분명합니다...^^ 못생긴 메주가 날마다 달콤한 꿈을 꾸더군요...^^
캬~~살아졌던 입맛이 돌아왔네요.입안 가득 침이 고이면서~~넘 맛있겠네요.가끔씩 초장에 회를 먹지 않구 고추장에 찍어 먹곤하죠~이떄 고추장의 맛이 회맛을 좌우 하기도....얼른 맛보고 싶습니다~~꿀~~~꺽
그렇지요. 회맛을 결정하는 매콤한 고추장을 위해 정신이 번쩍 들며 뒷맛이 깔끔한 풀천지 청양초 만으로 매운고추장을 따로 담가놓았답니다. 각종 매운탕이나 회초장에 잃었던 입맛을 분명히 돌아오게 할겁니다...^^ 님의 식탁에 시집갈 날 기다립니다...^ ^
고추장은 아직 한 번도 안 해 봐서 꼭 해 보고 싶었는데 나중에 참고가 될 것 같은 좋은 자료입니다. 거 참, 몸에 좋은 건 다 해 드시네요. 자료 좀 퍼 갑니다.
거 참 ~~^^ 우리의 생활 속에서 고추장 된장을 멀리하면서부터 간편하기만 한 인스턴트 식품을 애용하며 편리한 타성에 젖어 있는 요즘 여성들의 생활의 문제라고 봅니다. 된장과 고추장을 맛있게 담그는 일이야 말로 건강한 행복을 길어올리는 일입니다...^^
요즘 우리는 아예 킬로로 포장된것을 사다가 쓰는데 이십년전~삼십년전에는 집에서 직접 담아봐서 그 번거러움을 조금 압니다 (고추까지 태양초 농사로 직접 지으신 것이니...)암튼 그렇게 번거거움을 즐거움으로. 정성으로 담으신 그 귀한 맛을 보고싶습니다
숨막히는 도시에서 복잡하게 살아가야 했던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번거로운 생각이 듭니다...^^ 건강한 된장과 맛있는 고추장을 만드는 일과 씨름하며 아내는 행복해 하였습니다... 여울님께 부족한 솜씨지만 꼭 맛을 보여드리고 싶군요...^^ 늘 따뜻한 관심과 애정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