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께, 난 말이여, 이번 번개 산행이 산에 가는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단 말이시. 뭔 봄날 창호지 긁는 소리냐구. 뭔 뜬금없는 소리냐구. 쫌 기둘려봐. 서서히 야그를 풀어놔 보일텡게.
13일의 금요일, 왠지 께름칙허구 껄쩍지근한 택일에 가슴 아래쪽 묵작한 것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지만 그래두 날씨는 끝내줬지라. 뒤늦게 후발로 쫓아가믄서 몹시 아쉽고 궁금했던 것은 도대체 진동계곡의 푸르름이 과연 제 빛을 잃지 않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지라우. 오후 6시에 출발하믄서 야간운전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아무래도 홍천 지나믄서 공사구간도 늘어나고 웬 곡선 구간은 그리 많은지 손에 땀이 다 나더구만. 근디 인제읍 지나 합강이란 디서 돌아 나와 소양강변을 달리니 상현달은 함초롬허니 떠있구 별들이 마구마구 손사래를 치더군요. 강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쬐끔 거시기했지만 옆자리 멍게에게 핸들을 넘기고 창문을 살짜꿍 내리자 그야말로 봄 강변 달리기의 참맛이 그대루 느껴지더구먼이요. 아, 이래두 되는가 말이여. 밤길을 도와 애먼글먼 달려왔는디 얼골두 안 비친다니 이란 벱이 어디 있단 말인감. 근디 헹님, 끝까정은 가보셨수. 뭐라꼬. 끝꺼정은 가보셨냐구요. 응 하두 왕눈이란 넘하구 댕긴지 뭔지 허는 넘들 입불텡이가 발대츠름 튀어나와갖구 자꾸 재퉁기는 바람에 그만 내려와불구 말았다.
담은 후발대. 그럼 여그 와서 암 것두 한 기 읎네. 그람. 여그 지곡 초입 와서 방 잡구 낚시 한 30분 해서 후딱 20마리 잡었구 삼겹살에 엄나무 백숙 묵은 거 밖에 읎어야. 니들은 뭐허구 왔냐. 우린 막국시 묵구 온 것 밖에 읎어야. 그람 빨리 닭백숙 묵어야. 아니유 배 불러유. 근디 오믄서 황당헌 일을 겪었지라. 먼디. 멍게란 넘이 운전 못헌다구 하두 족치길래 운전대 넘겨줬더니 알고본 께 무면허여라. 으짜믄 좋을지 모르겄어유. 야 거그도 사기친 눔 있어구나야. 그래라우, 사방에 사기치는 넘 밖에 없어라. 우리두 사기 칠라우. 먼디. 내일 설악에 들어가야 쓰겄으라우. 그 담부터 아츰엔 누가 어들 가구 낮엔 누가 누가 남구 저녁엔 은제쯤 돌아가구 논읜지 먼지 지랄엠벵을 다 떨구 그랬어라. 일컨 논의를 가닥잡아노믄 으뜬 넘이 나타나 확 들어엎구 쫌 정리된다 싶으믄 으떤 넘이 "구여운 막내 소리 좀 들어보소" 어쩌구 하믄서 다 허물어블구. 이랗게 하루 저냑에 만리장성을 쌓았다가 무너뜨리고 또 쌓다가 무너뜨리고 참말로 그런 지랄이 읎었지라. 몸들 아끼는지 별로 술잔도 빨리 안 비우고 어느새 시간은 한 시를 넘어브렀드만. 하두 얘기가 츠음 있든 자리루 돌아가구 또 시작허구 허니께 증말 시간가는 줄 모르는 거 하나는 있드구만. 지속 댕기는 명란젖 계란찜을 맨들어 온다, 닭죽을 데워온다 어쩌구 하믄서 지속 일났다 앉았다 허구. 하여튼 중간중간 나는 문밖에 나와 하늘을 올리다 봤지라. 별이 을매나 좋은 디 저 지랄을 하는지 몰겄다, 뭐 이렇게 지청구를 해대믄서 말이유. 참말루 좋았으라. 방안에선 왕눈이가 왕왕대구 논에슨 개구리가 골골대구 아주 오케스뜨라가 따로 읎드라구요.
한 두시간 열나게 떠든 결과는 일단 자구 새복 5시에 보자는 것이었지라우. 그럴걸 뭘 그랗게 열씨미 토론했는지 나 원참 다들 쎄를 끌끌 차감시롱 잠자리 들었지라우. 아참, 우리 모두의 성원에 힘입어 옆방에 잠자러간 왕눈이가 땡끄를 몰아대는 바람에 컴불 헹님이 검불 뒤집어쓴 소 맨키로 나타나 우리 모두를 기쁘게 했지라우. 왜 안 있소. 넘의 불행이 우리의 행복이라구.
다음날, 아니 두 시간 후 누군가 재채우는 소리에 일나니 라멘이 대령이어라우. 워매,을매만에 먹어보는 새복 라멘이냐. 야 너 참 반갑다야. 음매 맛있는그. 잠깐 눈붙이구 먹는 라멘맛이 왜 이렇게 좋나 하믄서 주위를 돌아보니 왕눈이가 안 보여야. 야 시끄르운 넘 하나 잘 돌렸다.
한 50분 걷구 쉬려니께 응봉폭포가 나와유. 이랗게 열두개를 만나야 십이선녀폭 끝인디. 이눔의 지곡은 올라갈수록 힘들틴디. 은근히 걱정되드만. 아마 꼬맹이는 나와 함께 올라봤지. 하두 오랜 전 일이라 긴가민가 허구만. 낸중에 슬쩍 얘기해줘. 솔작히 여왕벌 두 분과 올라다니믄서 느끼는건디 맨 츠음보단 확실히 나아진 걸 알겄어. 동상들헌티두 얘그했드니 고개를 끄닥끄닥해라우. 지들두 그랗게 생각했다는 거라. 그랗게 올라올라 세족두 허구. 잘 쉬다가. 나는 산에 가믄 항상 독특한 호흡법으로 산에 좋은 공기 다 들이마시구 와라우. 참 좋았시유. 우리가 봄철 산불 기간 끝난 뒤 츠음으루 이 지곡을 들갔다온 것을 무척 영광으로 생각하시드라구요. 할매는
한계령과 빠이빠이하는 질 입구에 있는 휴게소에서 맥주 두 캔씩 빨고 돌아오니 왕눈이 그래두 마당 소제 다해놓구 기다리구 있어라. 참 대견하다 싶대유. 몇몇이 뚤레뚤레 왕눈이 뒤를 따라가는 것 보구 지도 따라 나섰드니 방금 열목어 한 마리, 잔챙이 수십마리를 놔줬다는 거유. 사진 못 찍어 참 아쉬웠으유. 여그서 밥 묵자는 몇 사람 의견 물리치구 송어 묵으러 올라갔지유. 인도허구 나서 피엘 님과 멍게, 그라고 주착없이 따라 나서는 컴불 헹님이랑 봄옷을 벗을까 말까 고민하는 진동지곡 올라갔지라우. 참말로 다행인 거는 지곡 빛깔이 완존 여름 색이 돼있지는 않다는 것이었라우. 그라고 골짝 저 짝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어서 이 지곡이 몇 주 상간에 갑짜기 여름으로 확 가버리지는 않겠더라 이런 생각이 들더구만. 그라고 다시 돌아낼와 송어회 맛나게 먹구-나만 맛나게 먹었다. 다들 별루 안 묵더라. 나는 맛있었는디 -술 묵었으니 나 안 갈란다 어쩌구 하믄서 뻥쳤다. 재로 꼬셔서 그란 건디 그래놓구 놔니 겁이 덜컥 나는거다. 저눔허구 어디서 뭘 헌단 말인가, 또 가뜩이나 마누라 눈밖에 난 넘을 꼬닥여 영영 부부관계 틀어지게 해서야 되겄는가 하는 양식의 재채움에 놀라 그만 나두 돌아갈래 해버리구 말었다. 그라고 왕눈이 고상 심허게 했다. 근디 운전 참 잘허드라. 멍게 운전할 때는 그런 생각 안 들었는디 왕눈이는 믿구 운전 시켜도 좋겄드라. 센스 있구 눈썰미도 있드만. 예의 구여운 막내는 여그서도 되풀이됐다. 구여운 막내가 이랗게 선배들 편히 뫼시구 집에 데불다 주는디 뭔가 보상이 있으야 헐 것 아닌가, 나가 잘 아는 곱창집이 있는디 꼭 가보자 어쩌구 저쩌구. 한 한시간 떠들더니 지 풀에 저도 지쳤는가 조금 잔잔해지드만. 물론 뭐 그 후로도 시시잠간 누군가 조금이라도 방심헌다 싶으믄 바로 깊숙이 칼이 들어오드만. 이랗게 우리의 산행,아니 엠티는 끝이 났구만이라우. 물론 그 담에 또 곱창을 먹는 자리가 있었구 먼저 간 독짤 헹님의 주연은 이어졌겄지만. 공기 좋은 디서 놀구 묵어서 그란지 몰러두 잠은 적게 잤는디두 하나두 안 피곤허구 그랬으야. 그래야 나두 그랬는디 참말 요상타. 공기좋은 디서 사람은 살어야 허는디.
자 이젠, 정색하고
산에 오르는 이유는 말을 아끼기 위해서다. 산이 내게 들려주는 얘기를 잘 듣기 위해 말을 줄인다. 전적으로
그라기 땀시 다시 한 번 야그하지만 질대루 초록은 동색이 아니다. 질대루 |
첫댓글 여적지 21일 참여 여부 밝히지 않은 자는 빨리 의사 표시하라. 오버. 나 차 사니사라 형 차 해가 울끼리 오붓하게 가서 죽이든 국이든 끓여먹구 오느냐, 아니믄 넘 손 빌려 편안허니 갔다 오냐 빨리 결정해야 헌다. 늦어두 내일 밤꺼정은 하라이. 오전 7시 15분,강변역 주유소 앞.이번은 각자 도시락 지참.
많이도 썼다. 한마디로 겁나게 좋았단 소리재? 산과함께 어우러진께걸채. 초록이 동색이아닌거 다 알지만 다른 색이 있슴 동색 으로 보이재. 인생은 어쩜 착각속에서 늘 꿈꾸지 환상이라고..편한것과 안그런거가 뭔 차이 없는것 처럼.. 도시락 지참은 얘기가 있었나 보네...간다.아까운 이 밤도 허우적 허우적 따라 간다.
늘 좋은 시간.밤이면 조용해좋고,아침은 기운이 나 좋고,대장아! 넌 말아끼고 글로푸니 그 또한 낭만이라 꼽씹어볼수있어 밤에 읽기좋다.난 만나 자분자분 느린 말투로 며느리 보선 발로 문지방넘어가듯 말이야..빙긋 웃기도하며..우린 번팅이 없다. 다 오니 참...새벽에 ...자자 이만
진짜 재밌네요.. 독짱형이랑 사투리 경연대회 하나유? ㅋㅋ. 도시락 각자 지참은 좀..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싸기, 쉽지 않을 듯 .. 가다가 공동구입할 것을 감히(?) 제안합니다.
넘 재미있네요. 근데, 십이선녀폭이라? 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아쉽지만 이번 산행도 저는 결석입니다. 재밌게 후기 읽을게요. 근디, 알 형이 이리 사투리 잘 하는지 예전에 미처 몰랐서유
뒤늦게 산을 찾게된 이유 중에 하나가 알이 쓴 글속에 퐁당 빠져있네요. 독짱님, 우리모두 착각할수있는 여지를 즐기며 사는건 아닌지..빛을 받은 초록과 아닌것과 완전히 다른 색으로 보이지요. 생각의 자유로움이 인생에서 빛이될수도 있다는...아니 도대체 무슨얘기지? 김밥준비해서 7시까지 도착하는 성의를 보이겠음
긍께 초록이 가튼 쌕깔인가 아닝가는 지 맴을 우떠케 묵는가에 따르제 안커소 잉. 그건 그랗고 징하구 아쌀한 전라도 새투리를 오랫만에 들어 부렀네. 태백산맥의 벌교 장터에서 읽은 후 제대로 되아분 것은 첨이시. 고맙꾸만...
아침에 산악회 유일한 동기 영민과 통화했다.왈 그랬다. 나는 분명 번개 산행 빠진 건데 왜 다들 가서 나를 낙오자 만드나 뭐 그런 소리였다. 그러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꼭 가고 싶습니다" 내가 대신 써주는 건 그가 오늘 술 약속 때문에 바쁠 것 같아서리.
꼬맹아, 탕은 폭이 없으면 안 만들어진다. 아무리 작아도 폭이 있어야 탕은 만들어진다. 그건 그렇구 내 기억이 맞다는 얘기인거지. 그리고 그렇게 글로만 산에 다니면 언제 산에 가냐?
알자지라의 자지러지게 재밋는 글 땜시 산이 아닌 곳에서도 산의 채취를 느끼게 하는구먼.그라고 왕눈이 어록 중에 "헹님,초록이 너무 지루하네요.고만 내려갑시다."도 있었음.ㅋㅋ 토욜날 봅시다.
저도 산에 가요. 동네 산에!!^^ 이번주에는 소래산에 가기로 했답니다. 다만 아직은 가족-특히 다 큰 남자애를 떼어 놓고 다니는 게 쉽지 않아서리~(남자들, 각성하라^^). 아이들도 그렇고.... 이상 꼬맹이의 별로 설득력없는 변명이었슴다.
와따~와글와글 보글보글 자글자글 지글지글 뽀글뽀글 버글버글 ~봄에 물잡어노은 논에 개구리 개굴개굴 합창하듯많이들 모였다. 회장님.사라사니,재로님만 흔적업네 글이요리조을때가...
아! 알겠다. 독짱이 왜 저녁에 잠이 없는지. 독짱아 니 이제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했지? 몽유병 무서운건데....
물도 좋은디
이렇게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개구리는 내평생 첨본다. 근데 왜 밉지않은건지... 꼬맹이! 언제든 기회만들어서 탈출하렴. 희생이아닌 자기주장이 그들의애정을 더욱 질기게 만들수도있는데...( 물론 남편이나 아들이 B형이 아닌 경우) 만나지 않았어도 기냥 애정이 가는 후배라우. 꼭 만나자!!!
재로는 여전히 바쁩니다. 목 운동허느라. 지금 영민이랑,현준이랑 어디서 빨고 있을 겁니다.
몽유병까지나오니..내가 너무 심했나?아님.반대로...모르겠다 자고보자.알! 목 좀 쉬게자라고해라.목이 빨댓가?참..조용한 밤을보내는 많은 이들 조은 꿈꿔요 내꿈(악몽?)--할매 늘 하는 말 퍼다놈?
기록풍년!!! 또 리플 기록, 조회수 기록 경신하겠네요.. 정기산행 지금까지 불참의사 밝힌 분이 4분입니다. 그래서 참가자가 10명인데.. 사니형 차와 알형 차, 두 대로 가면 어떨까요?
회장님과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구요? '그냥'요.....허허.
갑니다. 아침에 뵐께요...하는 일 없이 노는 놈이 원래 바쁜척 한다고... 지금 들어와 보게 되었습니다. 병선이형 대단해요!!! 여러 선배님들도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