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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전칠기 후불탱화 거제 금수사 대웅전에 봉안된 이 탱화는 세계 최초로 제작된 나전칠기로 만든 작품이다. |
ⓒ 정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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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나전칠기의 명장 김종량 장인(동서공예사 대표)이 필생의 공력을 바쳐 완성한 나전칠기 후불탱화가 지난 16일 경남 거제도 하청면에 위치한 금수사 대웅전에 봉안됐다.
천년을 간다는 나전칠기, 독특한 기법과 천연 무지개 빛깔로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나전칠기는 오래 전부터 내려 온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이지만 나전칠기로 탱화를 조성한 예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일반그림으로 그리기에도 복잡하고 어려운 탱화 작업을 나전칠기를 이용해 완성할 수 있으리라곤 그 누구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시도된 나전칠기 탱화가 현실이 되어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색이 필요한 부분은 옻칠로, 큰 문양은 주름질로, 세밀한 표현은 끊음질로, 밑바탕에는 자개가루를 깔아 찬란하게 빛나면서도 탱화의 모습을 간직한 작품이 세계 최초로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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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의 손길 전체적으로 빛나고 입체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자개뿌리기 기법을 적용한 김종량 장인. |
ⓒ 정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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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기간만 해도 1년, 그리고 6개월이 걸렸다. 김종량 장인을 비롯해 백골(칠기의 바탕이 되는 나무), 끊음질, 칠 등 4명의 인원이 투입되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달린 끝에 만들어 낸 이 작품은 탱화 그 이상의 걸작이다.
탱화를 의뢰한 금수사 고담스님은 "한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나전칠기로 미켈란 젤로의 '최후의 만찬'이나 '천지창조'에 버금가는 탱화를 조성하고자 했다"며 "나전칠기 후불탱화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명품탱화로서 지역의 자랑스러운 문화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작품은 고종 5년(1868)에 제작되어 영월 보덕사 사성전에 봉안한 탱화인 '보덕사 석가모니후불정'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중앙은 석가모니불이며, 협사는 미륵·가라보살이고 10대 제자와 함께 사자 탄 문수동자, 코끼리 탄 보현동자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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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량 장인 나전칠기 후불탱화를 제작하고 있는 김종량 장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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