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 요한 13,1-15 ▒ 4월 5일 복음말씀에서
◈

┗▶『묵상해설』
오늘 성목요일 저녁에 거행되는 주님의 최후만찬미사로서 교회는
예수부활대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파스카 성삼일(Triduum Paschalis)’에 들어간다. 파스카 성삼일은 부활대축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것은 수난과 죽음 없이는 부활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파스카 성삼일과 부활대축일’을
일년 전례력을 통틀어 기념하는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구원의 신비들 중에서 가장 거룩하고 성대하고 뜻깊은 축제로 거행한다. 오늘 주님
만찬 저녁미사에서 특이한 사항은 요한복음의 모범을 따라 세족례를 행하는 것과 영성체후 기도가 끝나고 성체를 옮겨 따로 모시고,
제단을 벗기고 십자가를 가리는 것이다.
요한복음은 제자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예식을 통하여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 준 것이다"(13,14-15)는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지상명령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예수님 공생활의 결론을 세상과
제자들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요한복음은 6장, 빵의 기적과 생명의 빵에 대한 가르침을 통하여 예수님의
성체성사 제정을 간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둘 다를 얻은 셈이 된다.
약 2000년 전 오늘 예수께서 당신
제자들과 함께 나누었던 마지막 만찬이 우리 앞에 실제로 드러난다. 오늘의 만찬미사는 우리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이 그분의 제자들인
바로 우리들이 함께 나누려는 것이다. 그때와 똑같이 그분은 우리에게 빵과 포도주를 당신의 살과 피로 주시며, 그분의 살과 피는 그분의
모든 것, 즉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아낌없는 사랑을 의미한다. 이것이 곧 성체성사로서 인류를 위한 구원의 성사요 사랑의 성사인
것이다. 성사(聖事)의 신비로움은 인간이 이룰 수 없는 것을 하느님께서 우리 눈에 보이도록 이루어 주셨다는 데서 출발하지만, 그
신비의 본질은 바로 사랑이다. 우리가 누구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에게 나의 몸까지 줄 수는 없다. 그러나 하느님은 인간이 되어 자신의 몸을
우리에게 주셨다. 그분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박상대 신부』

▒┃술 취한 아내의 발을 씻다 /
한성수┃▒
그제 저녁, 종일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비 오는 날은 콩을 볶아 먹든지,
부침개를 부쳐서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제격입니다.
"마누라! 비도 오는데 막걸리 한잔 합시다!" "무슨
말씀! 막걸리는 '꺽, 꺽' 트림을 하면 냄새도 지독하고, 나는 무엇보다도 머리가 아파서 싫어요!"
아내는 무척
단호했습니다. 달래도 보고, 애원도 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좋다! 그 까잇거, 나도 오기가 있다' 나는 슈퍼에서 맥주
한 병을 사왔습니다. 그리고 냉장고를 뒤져 오징어포를 찾아냈습니다. 나는 연거푸 맥주잔을 입에다 털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거실에다 이불을 깔고 잠을 청했습니다. 아내는 몇 번이나 들락거리며 눈을 흘기지만 나는 그냥 잠이 들었습니다.
어제, 저녁밥을 먹고 나서 다시 거실에서 서성거렸는데, 아내가 부침개를 부치고 있었습니다. 나는 '시위가
통했다'고 쾌재를 부르면서도, 모른 척을 했습니다. 그런데 부침개가 기분 좋게 지글거리며 익는 소리와 구수한 냄새는 나의
인내심에 바닥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아내는 절대 카메라는 '노'라며 손을 내저었습니다. 아내는
부추와 당근을 적당한 크기로 썰고, 고추와 오징어도 잘게 썰어 저며서 넣었습니다. 샛노랗게 익은 부침개는 참 맛있어 보입니다.
나는 급히 손으로 떼어 입에 넣습니다. 고소한 맛이 입속으로 전해집니다. 아내가 쫓는 시늉을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다시 한입을 베어 물었습니다.
작은 상위에 막걸리와 부추 부침개가 놓이고 우리는 러브 샷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깔깔거렸습니다. 아내는 '막걸리가 맛있다'며 거푸 들이켰습니다. 내가 잔을 빼앗는데도 이제는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런데 기어코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내가 혀 꼬부라진 말을 하더니 기어코 상을 밀쳐서
술잔이 넘어져버렸습니다. 바지가 젖고 바닥에도 막걸리가 흥건히 고였습니다. 나는 걸레로 훔쳐내는데, 마누라는 생글거리며 내
손을 잡았습니다.
"내가 자기 만나서 얼마나 행복한 줄 아나? 내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기에 당신을 만났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내 발을 씻겨 주라!"
나는 마누라의 양말을 벗겼습니다. 세숫대야에 물을 붓고 나는 아내의
발을 살며시 담궜습니다. 건조하고 딱딱한 마누라의 발에 물기가 젖어들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아내의 발을 어루만졌습니다.
"당신도 못난 남편 만나서 참 고생이 많았다."
갑자기 울컥해져서 올려다보았더니 아내의 눈도 촉촉하게 젖어
있었습니다.

┗▶『기도』
주님,
마음을 추스르는 것, 참 힘들고 고통스런 작업입니다.
오늘 당신께 또 한 수를 배웁니다.
무릎을 꿇고 발을 씻어주는 일 그보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더 좋은 방법이 없음을 몸소 행함으로써
가르쳐 주시는 주님은 진정한 저의 스승이십니다.
제가 사랑할 사람들의 발을 씻다 보면 언젠가 당신처럼
제 피와 살을 주고픈 마음이 솟을까 아직은 믿음이 부족하오나, 그건 거룩한 사랑이 부족한 부끄럽고 정직한
저의 실체이옵니다.
오늘 당신이 거행하신 최후의 만찬은 저의 부활을 위한 사랑의 축복임을 믿습니다.
오늘 세상에 태어난 성체성사의 만찬은 무릎을 꿇는 겸손과 발을 씻어주는 겸허와 저를 내어주는 희생이
왜 제가 생명이 되었는지를 깨닫게 하는 은총이오니 그 정신을 제가 사는 끝날까지 기억하며 기념하게 하소서.
사제는 사랑을, 당신이 보여주신 사랑을 사는 기쁨으로 숨쉬는 자임을 거룩한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피하지 못할 운명이라면 은총이라 고백하도록 제가 당신의 성사에 미쳐버린 영혼이게 하소서.
아멘
『Squ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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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몇 년전 가수 바다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음반에 '내발을 씻으신 예수'를 담고 싶은데 저작권을 지닌 문화원에 허락을 받고싶다는 내용이었죠. 그리고 만들어진 음반에 실린 바다양의 노래 '내 발을 씻으신 예수'를 저는 꽤 늦게 만났습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이네요.
주님 만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씻어주신 저의 죄 눈물로 통회하고 회개합니다. 저희도 주님 그 사랑으로 씻어주신 발을 씻어주게 하소서 아멘.
저도 겸손함과 섬김의 자세로 무장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온화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되고싶은데...될까요? 하느님!
주님! 성 목요일 저희를 주님의 만찬에 참여할 수 있는 은총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오늘을 중심으로 올 한해를 주님을 위해 봉사하고 이웃을 위해 희생하며 생을 영유 하겠으며, 절제하는 삶을 이어 가겠습니다...
주님, 저의 마음에 오셔서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주님의 마음을 닮아 그 행함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낮추어진 마음으로 저의 마음속에 오그라져 있는 모순과 욕심 온갖 것 들을 주님의 말씀으로 몰아내소서. 감사합니다.
주님! 주님의 사랑 본받도록 하겠습니다. 늘 감사하고 감사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주님 만찬에 늘~초대해 주시는 주님!!!늘~당신 안에서 회개하며,,머물러 살수 있는 은총을 저희 가족 모두에게 내려 주소서. 십자가에 목박혀 돌아가셔야만이,,부활의 있듯이,,늘~당신 안에서 같이 느끼고 숨쉬는 저희가 되게 하소서.주님!!! 감사합니다>
크리스티나가 아침이면 화를 잘~내요..언제나 기분 좋은 아침이 되길 빕니다...
아멘^^
주님 오늘 하루만이라도 제가 제 가족들의 발부터 씻어줄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주님의 가신 길을 따라 걸을 수있는 용기와 지혜를 허락하소서 아멘.
주님 주님 주님 주님도구로 써주소서 ...........아멘
+.______________________ㅠ,ㅠ
저도 우리반 꼬맹이들의 발을 씻어 주렵니다. 주님이 하신 것처럼 제 제자 11명의 발을 모두....아멘
예수님 저희가 주님의 뒤를 따른다고 말은 하면서도 약하고 또한 세상 유혹과 고통을 이기지 못해... 이른 저런 이유로 자주 넘어 집니다. 이 허약한 저희들을 위해 구원에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갖은 수난과 죽어 시며 베푸신 사랑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내발을 씻기신 예수... 중학교때 갓등중창단의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던 노래... 서른이 된 지금, 이곳 중국에서 다시 들으니 울컥, 대책없이 울고 맙니다...
사제의 날
드립니다. ^^ 크신 빛의 축복 속에서 늘 기쁨 충만하시며, 주님의 사랑스런 성인 사제되시길 기도드립니다.

모니카의 미래를 당신의 뜻안에서 찾을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다른 이의 말에 귀기울릴줄 아는 귀를 열어주소서!
엎디시어 신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스콜신부님의 희생이 모든 은총과 축복으로 피어나는 주님과 하나되는 값진 날이게 하소서
성삼일도 모르면서 하루 생활에 만족하는 자녀들은 바로 제 마음의 거울임을 알기에 어제와 오늘의 제 삶을 반성합니다. 주님이 씻겨 주시는 발의 감촉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부끄러운 제 발이 온전히 깨끗해 질 수 있도록 매일 성찰하는 믿음을 주님께 간절히 청하옵니다.
성 목요일 만찬 미사를 다녀와서 제 발을 씻어 주겠다는 남편의 말에 "그래" 하고 발을 내민 제 발을 씻어 주는 데 간지럽다고 장난 하듯 했지만 늘 남편의 자세는 잘난척하며 무시하는 태도도 다 받아주며 살아온 세월을 뒤돌아 보니 제 스승이 남편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한발 물러서 뒤를 지켜 주는 배려와 사랑이 저를 이만큼 변화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남편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서로 부족함을 채워 하나가 되어 가고 있는 저희들의 삶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성가정이 될 수 있기를 이 사순의 은총으로 청합니다. 저도 이웃의 발을 씻어 주는 사랑의 삶을 살렵니다. 주님 사랑이 늘 함께 해주소서
주님 늘 깨어있게하시고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도록 하겠읍니다.......아멘
주여~ 당신의 제자이옵니다...감사합니다...아멘~~~
주님,저희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심에 감사드리옴니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