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불교 명저 10선
다시 근현대 「불교 명저 10선」을 선정하면서.-------윤창화
최근 필자(윤창화)는 [근현대불교명저 58선]을 저술,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하여 일본불교사 연구소의 김호성 선생님이 장문의 서평을 보내왔고, 또 일본불교사 연구소 카페에 올려져 있습니다. 그 속에는 몇 가지 요망사항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10선’을 요청했습니다. ‘58선’에서 ‘10선’으로 압축해 보는 것은 저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서 심사숙고 끝에 ‘10선’을 선정하여 먼저 일본불교사 카페에 올립니다. ‘10선’의 선정 기준이나 관점 등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저의 기준은 역사관입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그 책이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가? 이후 한국불교 및 불교학계에 어느 정도 이바지했는가? 그리고 해당 책과 저자가 정신사에 거울이 되고 있는가? 그것입니다.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관점이기도 합니다.
선정 기준은 앞에서 언급한대로 크게는 역사관이고 다음은 저술--독창성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경전 번역 및 강의서는 창작의 의미가 떨어져서 제외되었고, 편저(編著) 가운데서도 편(編)의 비중이 많은 것, 좀 단순한 편서(編書)는 제외되었습니다. 그러나 편저이지만 저술을 능가하는 책의 경우(예: [조선불교통사](新文館, 1918)와 [우리말 팔만대장경](법통사, 1963)는 들어갔습니다.
동양의 유명한 역사서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사마천의 [사기(史記)]입니다. 그 책의 목적은 역사기록이나 서술에 있는 것이 아니고,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의(義)와 불의(不義), 정(正)과 사(邪), 선(善)과 악(惡)을 가려서 후인들에게 귀감이 되자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권선징악(勸善懲惡)입니다. 단순히 역사를 기록할 것이라면 편년체를 택했어야 하는데, 기전체를 택했습니다. 맨 끝에 사마천의 촌평이 [사기]의 저술 의도입니다.
제가 [근현대불교명저58선]을 쓴 저의도 이런 것이 많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단순 책 평가나 소개가 아닙니다. 각 책의 서술 끝부분에 가서 해당 저자에 대한 한두 줄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10선’ 중에는 순수 저술과 편저 및 자료 정리로 구분할 수가 있습니다. 2, 5, 7은 편저 및 자료 정리에 속합니다. 그 외에는 모두 저술입니다. 다른 분은 저와는 다른 ‘10선’을 선정할 수도 있습니다. ‘10선’은 이미 저의 책 [근현대불교명저 58선]에서 자세히 써 놓았으므로 각 책에 대하여 다시 쓰지 않고자 합니다.
그리고 9월 29일이나 10월 초 월요일 5시 35분부터 무명을 밝히고 프로에서 10선에 대하여 이야기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책명 앞에 숫자 1,2,3,4는 출판된 연대순입니다. 등수(等數)는 아닙니다. 이하의 ‘10선’은 불교서이지만 이 속에는 민족의식, 자주의식도 내재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3선’을 뽑으라면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책을 뽑으시겠습니까? 나름대로 뽑아본다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사색의 심도를 높여 가고 사유세계와 지성을 넓히고 간다고 봅니다. 시색의 심도가 높으면 철학을 낳고 그 철학이 행동으로 옮겨질 때 비로소 종교가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동 없는 철학은 공허할 수가 있고(니힐리즘) 철학 없는 행동은 목적을 상실한 만용일 수가 있습니다.
1. 한용운 [조선불교유신론](불교서관. 1913)
2. 이능화 [조선불교통사](新文館, 1918)
3. 한용운 [님의 침묵](회동서관, 1926)
4. 고유섭 [조선 탑파의 연구](을유문화사, 1948)
5. 대한불교청년회 편 [우리말 팔만대장경](법통사, 1963)
6. 박종홍 [한국사상사—불교사상편](서문문고, 1972)
7. 김동화 [불교교리발달사](삼영사, 1977)
8. 정성본 [중국 선종의 성립사 연구](민족사, 1991)
9. 고익진 [한국고대불교사상사](동국대학교출판부, 1989)
10. 강우방 [원융과 조화](열화당, 1990)
첫댓글 이렇게 유명하신 분도 카페 가입을 하셔서 정보를 주시는군요 꾸벅 감사드립니다. "시색의 심도가 높으면 철학을 낳고 그 철학이 행동으로 옮겨질 때 비로소 교가 탄생한다.. 행동 없는 철학은 공허할 수가 있고(니힐리즘) 철학 없는 행동은 목적을 상실한 만용이다. " 오늘 아침 이 귀한 말씀 끌어 안고 감사드립니다. 책도 구입해서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