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햇살 받으며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2시간 반만에 도착한 곳- 선 운 사
그 왜 송창식 노래에도 나오고, 미당 서정주 시에도 등장하는 전북 고창의 오래된 절 말야. 백제 위덕왕 577년에 검단선사가 창건했다는......
벚꽃 화사하게 핀 길을 걸으며 모처럼 봄 속에 묻혀 행복했다. 안면도라는 이 곳은 아직도 봄빛보다는 차가운 바람이 더 진한 곳이기에. 그래서 봄이면 벚꽃 화사한 금산, 대전이 더욱 그리워진다. 우리 동네 남이면으로 가는 그 길에도 양쪽에 벚꽃이 은근한 웃음 던져 주고, 마이산, 신탄진, 동학사에선 벚꽃 축제한다 야단들일 텐데, 이 곳은 정말 벚꽃 구경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있는 나무들도 아직은 꽃봉오리 속에서 봄을 내보내지 않고 있어. 고창에는 목련도 다 시들어가고 있던데.
어쨌든 오늘은 봄을 맞으러 떠났었다. 선운사에 도착하니 분위기도 조용하고, 그야말로 고즈넉한 산사의 오후랄까? 산사 뒤로는 한길도 넘는 무성한 동백나무들이 저마다 꽃을 달고 우릴 맞아 주었다. 모두 3000여 그루나 된다고 하지? 그래서 나도 그 동백나무 소문에 동백꽃이나 한 번 볼까 하고 가 본 거였어. 그 앞에서 몇 번이고 사진을 찍고, 또 마음에 새기며 오솔길을 따라 잠시 산책을 했다.
오다가 작은 암자 앞에서 무리지어 사는 처음 보는 들꽃과 어릴 때 친구들과 바구니에 따서 담던 '구시랭이' - 아마 난 초등학교 때 그렇게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친구들도 많이 기억할 것 같아.) - 에 핀 보랏빛 꽃 앞에서 우리 가족은 잠시 쪼그려 앉아 감상에 잠겼다. 남편은 그 꽃으로 어느 새 꽃팔찌를 만들어 손목에 매 주었지. 그 일로 아이들은 엄마만 해 준다며 토라지고, 도망가고, 다시 한참이 지난 길에서 자기들도 만들어 달라고 조르고. 이미 그 꽃은 없는데 말이다. 가족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한 때였어.(남철인 또 자랑한다고 구박하겠지?)
그 곳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는데, '송악'이라고 줄기가 바위로 바위로 얼키설키 타고 올라가 잎새를 늘어뜨리고 있는 모습이 참 기이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그 곳 설명으로는 내륙에서는 가장 큰 송악이라고 했어. 한 번 가서 볼만한 나무야. 지금 머릿속으로 그려 보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실물과 거리가 먼 상상일 거야.
그 밖에 유명한 건 미당 서정주 시비와 김정희의 필체가 담긴 비석, 또 부도군(스님들의 사리를 모신 곳) 등이 있어. 나오는 길에는 아주 이색적으로 꾸며 놓은 야생화 판매장이 대규모로 자리하고 있어서 볼만해. 나도 몇 가지 사들고 왔어. 아이 학교에도 좀 보내주고 집에도 심어 놓으려고. 참고로 난 화분 기르는 것 참 좋아해. 그리고 여기저기 자리한 30여 채의 풍천장어집은 그냥 돌아설 수 없게 만들어. 참, 오늘 안 건데 '풍천장어'할 때 '풍천'은 지명이 아니래.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을 풍천이라고 한대. 예전에 그 곳에도 그런 곳이 있어 장어가 자랐는데, 지금은 오염돼서 살지 않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 양식한다고 해.
우리 친구들도 언제 시간 나면 한 번 가 봐라. 다른 곳과 달리 넓은 잔디밭도 많고, 나무 그늘, 시내, 넓은 대지로 인해 아주 북적대지 않아 좋았어. 4월 18일부터 5월 18일쯤까지는 청보리축제도 열린다고 하니 남편과 아이들, 혹은 아내와 아이들 데리고 가 보면 좋겠다. 우리 어릴 적 보던 보리 자라는 모습도 알려주고. 아마 그때쯤이면 보리이삭도 가지런히 나와 맞아 주겠구나.
여행한 이야기 올리며 이렇게 아무 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 그리고 새삼 우리 친구들에게 고맙게 생각해. 남철에게 특히 고맙고. 넌 역시 우리 봉~이야!
모두들 좋은 봄 맞고, 건강해. 건강하면 모든 걸 할 수 있잖아. 안녕.
봄을 맞이하고 온 기분에 이런 저런 얘기 늘어놔 봤다. -형초-
한결같이 정겹고 반가운 친구들이야. 글 속에서 늘 정이 묻어나는구나.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는 정말 우리 48 동창생들뿐! 꺽정아, 까나리 액젓은 못 보고 조개젓, 오징어젓 같은 건 파는 거 봤어. 그리고 까나리 액젓은 이 곳 안면도가 더 유명할걸. 참, 굼벵이 파는 것도 처음으로 봤어.
첫댓글 난 두번이나 가봤다. 한번은 겨울에, 한번은 여름에 가봤는데 꽤 오래된 애기구나. 간단하지만 여행기를 잘읽어 보았어. 선운사 입구에는 개울건너 층층이나무 있지않던? 까나리 액젓도 사왔어?그래도 여유를즐기는건 형초씨 밖에 없구나.근데 기독교인이 부처님집엔 어인 일인고?당신 믿음이 부족한거 아녀?
혛초야 나도 너무너무 반가웠고 .. 햏복해보여서좋았다! 혛초야 너희가족 핳상햏복하고 건강하시길........
난 , 풍천장어만 생각나누나..쇠주한잔 ㅋㅋㅋㅋㅋ
한결같이 정겹고 반가운 친구들이야. 글 속에서 늘 정이 묻어나는구나.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는 정말 우리 48 동창생들뿐! 꺽정아, 까나리 액젓은 못 보고 조개젓, 오징어젓 같은 건 파는 거 봤어. 그리고 까나리 액젓은 이 곳 안면도가 더 유명할걸. 참, 굼벵이 파는 것도 처음으로 봤어.
연수원에 출장갔다오니 많이왔다갔구나! 쥔이 없어도 자주 놀러와. 대접은 소홀하지 않았는지. 가족사진도 올려서 무지무지 행복함을 ^^^^^^(자료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