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입니다.
이해에는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 한 분 한 분, 그리고 가정위에 건강함과 넉넉함의 한없는 하늘의 축복이 있으시길 기원 드립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총장으로 일한지 벌써 넉 달이 되어 송구영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현실에서 체감하는 것은 약 3년이 흐른 듯합니다. 취임한지 한 달 남짓 만에 직원 임금에 관한 노사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했을 때, 이 사안에 관한 어떤 사전 이해가 없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고 또 일정부분 무난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업무 파악하는 과정 중에 이전부터 잠재해 있던 갈등이 노출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직원 여러분들과 교수님들, 그리고 부총장님을 비롯한 집행부가 노사문제에 관해 많은 수고와 인내를 감내하시면서, 상호이해를 통해 이견의 폭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일단락되면, 이 대학이 설립 이래 급속한 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쌓여온 시행착오의 상당한 부분이 해소되는 상호신뢰관계를 구축하는 큰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교는 새롭게 이러한 진통과정을 통해 건강하게 도약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일 년, 모든 분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하셨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한 해 동안 우리학생들과 학교를 위해 헌신해주신 여러분들께, 그저 수고하셨고 고생하셨다는 담백한 두 단어로 밖에 위로와 고마운 인사를 드리지 못하는 송구한 마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근하신년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예상 하시는 것처럼 국제정세와 경제상황, 그리고 강도를 높여가는 교과부의 대학구조조정의 압력과, 2015년 입시부터 나타날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생 충원의 위기, 반액 등록금, 졸업생 취업률 문제, 학생들이 애착을 갖고 머물고 싶은 대학환경 개선, 교직원 교수 임금과 복지 문제 등 앞에 놓인 문제들이 우리대학으로서는 모두 난관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정권이 바뀌고 처해진 환경과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낙심과 방관으로 이 난관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기왕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 대학교에 마음과 혼을 더 모아주신다면 분명히 지금의 이 어려운 고지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고 확신 합니다. 법인에서도 최선을 다하여 대학의 발전과 대학구성원의 복리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대학은 그동안 여러분과 학생들에게 해드리는 것보다 해달라는 요구를 더 많이 해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드리는 제 말이 또 상투적인 신년하례의 말로 폄하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 작은 가족 같은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고 소통을 한다면 대학의 비전과 재정도 정비할 수 있고, 교육을 위해 중요한 기초적인 과업부터 수행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올해는, 작지만 중요한 일부터 하나씩 하나씩 추진해 가려고 합니다. 지금은 그 어느 작은 것 하나에 발목을 잡혀서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먼저 쌓인 앙금부터 치워가려고 합니다.
대학은 교육기관입니다. 저는 재임 중에 현실에 부합한 양질의 교육실행을 위해 교과과정을 지속적으로 개편해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장학금과 활동공간을 확장해 가려고 합니다. 또한 교직원, 교수님들의 복지와 처우개선은 언제나 제 가슴에 들어있습니다. 당장은 예산문제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없지만 점진적으로 개선해 가겠습니다.
올해 1 학기부터는 그동안 기획해온 교양과정 개편이 실행됩니다. 중복 중첩되는 과목을 줄이고 현실에 맞는 교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에게 좀 더 교육적으로 유용한 과목이 제공될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채플 필수이수 시간과 그 내용에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교목실에서 국내외 봉사업무를 맡게 됩니다.
그리고 올해 시각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첫째, 학생과 직원분들께 해외여행 및 연수 프로그램을 실행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은 이미 선발을 마쳤습니다. 둘째는, 학생들을 위한 취업지원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사회진출지원실의 공간을 확대 개편하고 학생복지에 활용할 수 있는 실 내외 공간을 확충하여 교내 환경개선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셋째는, 교수님들의 교육과 연구 활동 증진을 위해 연구비 인센티브를 조금이라도 증액하여 드리려고 합니다.
교단이 설립한 대학에 총장이 교단 성직자인 것은 경영을 잘해서가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부총장님을 중심으로 교수 직원이 협업하여 학교업무를 추진해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하나씩 정비해 가겠습니다. 지금은 많은 회의를 부총장께서 주재하고 있습니다. 총장이 해야 할 대외관계업무에도 충실하겠습니다. 이것은 100주년을 기점으로 삼아 학교기금 마련과 관련이 있습니다. 올해는 더 큰 욕심내지 않고 이만큼만 하겠습니다.
학생, 직원, 교수 여러분 모두 협심, 협업하여 새해에는 새로운 소망과 믿음으로 맡은 소임에 충실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어렵게 부탁드립니다. 저도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여러분과 가내에 큰 복 있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오늘 복음말씀의 세례자 요한처럼 우리 모두가 신발 끈을 매주는 섬김과 봉사의 정신으로 이 한해 시작했으면 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2013년 1월 3일
총장 이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