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열씨가 진행하는 EBS
‘잉글리시 카페’는 온몸으로 배우는 영어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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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중얼거림을 멈추지 말라.
어떻게 하면 잘못 굳어져버린 발음을 고칠 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해당 단어를 얼마나 잘못 발음해왔는지 계산한 다음 그 횟수 이상 새로 익힌 제대로 된 발음을 말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생 ‘equipment(장비)’를 ‘이큄먼트’로 500번쯤 발음했다면 제대로 된 발음 ‘이쿠이잎먼트’로 1000번쯤 발음하면 간단히 교정된다. 이 단순 무식한 방식이 발음 교정에는 너무나 효과적이다.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들어라.
“얼마나 영어를 열심히 하면 영어로 꿈을 꿀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요령은
간단하다. 한국어를 듣는 시간보다 영어를 듣는 시간이 한 시간이라도 많으면 영어로 꿈을 꾸게 된다. 의심이 간다면 오늘 당장 실천에 옮겨보길 바란다. 한국에서 어떻게 가능하냐고? 그것은 간단하다. 영어 테이프를 귀에 꽂고 다니며 친구들과의 잡담하는 대신
영어단어를 중얼거려보라. 이론이 아니다. 필자가 그렇게 공부했다.
2. Let your body move with the struc ture of English(문법구조는 몸으로 익혀라).
필자가 진행하는 프로인 EBS ‘잉글리시 카페’에서는 새로 나온 문장의 문형을 익힐
때 꼭 다음의 두 가지 원칙을 지킨다.
우선 문장의 구조를 간단히 설명한다. 이때 글자에 주목하게 하지 않고 단어 하나하나의
느낌을 손짓, 발짓으로 보여준다. 그 다음에는 문장을 반복한다. 꼭 리듬에 맞춰 강약고저 장단을 바꿔가며 반복한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의 강의를 본 후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말을 한다. 그들이
하는 행동 역시 그 문장을 익힐 때 썼던 바로 그 몸짓이다. 기억에 남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원초적인 즐거움 두 가지를 동시에 구현했기 때문이다. 영어를 소리내어 말하며
리듬에 맞추어 손짓, 발짓으로 표현했다. 쉽게 말해서 노래하며 춤춘 것이다. 노래하며
춤춘 것을 어떻게 잊겠는가.
예를 들어 ‘Don’t take it out on me(애꿎은 나한테 화내지 마)!’를 춤, 노래와 함께 즐겨보자. 리듬과 멜로디는 가수 송대관의 ‘쨍 하고 해 뜰 날’에 맞춰본다. 그리고 ‘take it out’ 즉 주머니에서 무엇인가 꺼내는 시늉을 해본다. 그 꺼내는 물건이 바로 당신의 감정 상태, 즉 분노다. ‘on me’ 하며 자신의 머리 위에 그걸 얹는 흉내를 내본다. 그러면 당신의 분노를 꺼내어 나에게 얹지 말라는 말이 된다. 즉 ‘한강에서 뺨 맞고 나에게 화풀이하지 말라’는 뜻이다. 자, ‘쨍 하고 해 뜰 날’의 멜로디에 맞춰 소리를 내면서 동작을 반복해보자. 그러면 아마 이 표현은 당신이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3. There’s got to be You all the time (언제나 대상을 상상하라).
앞에서 같은 방법으로 ‘Don’t take it out on me’를 열심히 익혔다고 하자. 그런데 마침 외국인인 사장님이 갑자기 내 자리에 오시더니 버럭 화를 내신다.
‘What makes you park the car that way all the time(도대체 왜 주차를 항상 저 따위로 하나,
자네)?’
머릿속에는 ‘사장님 차가 첨부터 삐딱하게 대어 있어서 그런 건데요. 저한테 화내실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Don’t take it out on me’가 입 끝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말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말을 몰라서가 아니다. 다른 이유가 있다. ‘이 말을 사장님한테 써도 되나’ 하는 의문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표현만
열심히 외웠지, 어떤 사람에게 쓸 것인지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법도, 발음도 문제없는 내가 왜 외국인 앞에만 서면 말이 나오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주는 마지막 열쇠를 발견하게 된다.
언어는 관계 속에 존재한다.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사람에겐 언어가 필요 없다. 관계란
대상을 상정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대상 없는 언어는 더 이상 언어가 아니다. 즉 대상을
상상하지 않고 연습한 표현은 절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대상 상상 훈련이 되어 있는 경우 새로운 표현을 접하더라도 곧 그것을 응용할 수 있다. 언제나 대상을 상상하며
훈련하라.
지금까지 언급한 영어학습법을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언제나 말할 대상을 상상하면서(Situation) 손짓 발짓 동원해 몸을 움직이며 문법구조를
읽히며(Structure) 하루종일 중얼중얼 하고 다니라(Sound).
이것이 필자가 항상 주장하는 ‘3S 학습법’이다. 이렇게 해도 외국인 앞에서 뻔히 알고
있는 영어 표현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필자가 사기꾼이거나 학생이 제대로
학습하지 않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