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민주정치의 배경
아테네에서는 기원전 7세기 초에 왕권을 제한하는 귀족제도가 수립되었다. 왕은 세습제에서 선거제로 바뀌어 선출되다가 7세기 초에 그 통치기간마저 10년으로부터 1년으로 줄어들어 사실상 왕정은 폐지된 것과 다름없었다. 기원전 638년경에는 집정관을 비롯한 9명의 최고행정관들이 행정, 사법, 군사 등의 주권을 장악하였다. 이 9명의 최고행정관에는 왕, 군지휘관, 아르콘 6명의 사법관 등이 포함되었다. 그 결과 왕정시대부터 존속해온 귀족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었다. 귀족과두제는 토지재산이 소수 귀족들에게 집중되면서 나타난 결과이며, 이러한 체제가 토지소유를 더욱 집중화시켰다. 포도와 올리브 등의 재배가 시작되면서 농업경영의 집중화는 더욱 촉진되었다. 많은 농민들은 부채에 허덕이거나 유랑하게 되었다. 무장할 재력이 없는 평민은 정권참여에서도 배제되었다. 그러나 기원전 7세기경 리디아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화폐의 영향을 받아 상공업이 더욱 번창하면서 마침내 평민 가운데서도 부유한 상공업계급이 성장했다. 한편 군사전술상의 변화가 일어나 종래의 기병을 대신한 중무장 밀집대형의 전술이 채택됨으로써 보병의 중요성이 증대되었으며, 많은 평민들이 여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정치에 대한 평민의 발언권이 커지고, 이러한 발언권의 신장이 7세기 말의 입법에 반영되었다.
아테네 민주정치의 작동과정
정치에 대한 평민의 발언권이 커지고 입법에 반영되었지만, 농민의 상태는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고, 도시중산층은 더 많은 정치적 민주화정책을 요구하게 되어 마침내 기원전 6세기 초에 개혁이 실시되었다.
솔론은 아르콘*으로 선출되어 모든 개혁의 추진을 담당하게 되었다. 솔론 개혁은 정치적인 새 회의체제로 4백인회를 창설하여 중산층의 참여를 허용하고, 하층계급에게 민회참정권을 부였으며, 전체 남자시민의 선거에 의한 최고재판소를 설치하고 배심원 제도를 채택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솔론은 시민계층을 재산소유의 정도에 따라 제1계급, 기사계급, 농민계급, 노동계급 등 네 계급으로 나누어 각각의 정치적 지위를 부여하였는데, 노동계급은 빈민․노동층으로서 전시에는 운반임무를 맡는다든지 배의 조수로 일하였다. 그런데 페르시아 전쟁 당시 이들의 공이 컸으므로 그후 노동계급의 사회적 발언권이 증대되었다. 이러한 개혁은 비록 주목할 만한 것이라 해도 사회 각층의 불평불만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었다. 귀족층은 특권의 일부 상실에 대해서 불만인 반면, 중산층과 하층은 아르콘에 대한 피선거권이 여전히 없기 때문에 귀족회의 권한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만이었다.
메가라와의 전쟁 재발을 계기로 시작된 아테네의 정치적 혼란을 수습한 페이시스트라투스는 집권 후 귀족과두제 대신에 참주정*을 수립하였다. 설사 참주로서의 그의 정치가 폭정이 아닌 계몽군주정이라 하더라도 종래의 아테네 시민의 자유를 대부분 억압한 것이었다.
그 뒤에 온 혼란과 내란은 귀족출신의 클레이스테네스에 의해 수습되었는데, 그는 평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권을 위임받았다. 그는 종래의 혈연적인 행정조직이었던 4부족을 지연적인 10개의 부족으로 재편성하고, 각 부족에서 50명의 대표를 추첨하여 5백인회를 조직하였다. 5백인회는 정치의 주요기관으로서 민회 인준을 위한 법령의 심의 및 행정의 최고감독권을 소유하였다. 귀족회는 폐지되지 않고 전직 아르콘들로 구성되어 입법기능을 담당하였다. 5백인회의 의원은 각 데모스(구, demos)에서 제출된 30세 이상의 남자시민 후보자 명단에서 추첨으로 선출되었다. 5백인회는 다시 50명으로 구성된 10개의 분과로 나뉘어 1개월간 정치를 관장하였다. 민회의 조직도 개혁되었다.
이 때 민회권한이 확대되어 5백인회에서 제출된 법령의 토의 및 가결, 선전포고, 예산할당, 퇴임 아르콘의 예산지출상황의 감사 등을 담당하였다.
아테네의 민주정치는 페리클레스 시대에 완성되었다. 이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민회가 법령인준권 외에 입법권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10명의 군사위원회가 대체로 행정집행의 최고책임을 맡게되었다. 군사위원은 민회에서 선출되고 그 임기는 1년이었으나 무제한으로 재선될 수 있었다. 예컨데 페리클레스는 군사위원장으로 30년 이상이나 그 자리에 있었다. 군사위원회는 단순히 군사권 뿐 아니라 국가 최고의 주권을 행사하였다. 점차로 이 위원회는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에서 5백인회가 가진 특권의 대부분을 맡게 되었다. 다만, 군사위원회가 방대한 권한을 행사하지만, 그들의 정책은 민회의 감사를 받아야 했고 임기 종료시 혹은 위법 행위시에는 고발되었으므로 군사위원의 권한은 참주의 경우와 같이 비대하게 되지 않았다.
<참고>
아르콘 :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귀족정 시기의 최고 관리(단). 집정관이라고도 번역된다.
참주정 : 참주(비합법적으로 독재정을 확립한 지배자)가 국가를 지배하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