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박은옥 작사 정태춘 작곡 초저녁 별빛은 초롱 해도 이 밤이 다하면 질 터인데 그리운 내 님은 어딜 가고 저 별이 지기를 기다리나 손톱 끝에 봉숭아 빨개도 몇 밤만 지나면 질 터인데 손가락마다 무명실 매어주던 곱디고운 내 님은 어딜 갔나 별 사이로 맑은 달 구름 걷혀 나타나듯 고운 내 님 웃는 얼굴 어둠 뚫고 나타나소 초롱한 저 별빛이 지기 전에 구름 속 달님도 나오시고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소
https://blog.naver.com/hkc6472/220734532785 여름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이글거리는 햇빛을 파랑 노랑 분홍 주황 빨강…… 다양한 색깔로 불러내는 기적의 계절! 닭장 옆 달개비, 돌담 사이 채송화, 우물가 분꽃, 마당 가 달맞이꽃, 장독대 맨드라미, 울타리 아래 봉숭아…… 헤아릴 수 없는 색색의 꽃들이 여름을 물들이고 있다.
이중 여름철 봉숭아 꽃물 들이기!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소" 노래하던 가수 박은옥도, <그리운 계절 사내가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며> “사랑이여 나에게도 붉은 마음 한 조각 있습니다. 첫눈 오시기 전에…… 첫눈 오시기 전에……” 읊조리던 시인 안도현도, 모두 봉숭아 꽃물을 통하여 애절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봉숭아꽃이 피었다. 애잔함과 그리움과 기다림이 공존하는 꽃! 열 손가락 가득 봉숭아 꽃물 동여맨 채 뒤척뒤척 잠을 설치면서도 되뇌는 말은 '첫눈이 올 때까지 꽃물이 남아 있을까……'이다.
※ 이 글은 한국성서대학교 <코코스>지에 ‘임경미의 토닥토닥 시’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는 임경미선생님의 단상(斷想)으로, 2024년 8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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