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 tea 번 호 : 1496
작 성 일 : 2001/08/19 (일) PM 11:18:51 (수정 2001/08/19 (일) PM 11:21:13) 조 회 : 252
안녕하세요, 드디어 4부를 올립니다. 처음으로 주제를 가지고 써보는데, 이번엔 혜원이 위주로 써봤어요. 극본 쓰는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ㅠ.ㅠ
아무튼, 제 글 읽어주시는 분들 다 감사드리구요. 잼있게 읽어주세요!
그리고, 다음에 올라올 5부는 4부의 연장전 이랍니다! 기대해주세요^^*
학교2-never ending story 4
2부 작 시리즈
씬1. 사람들 많은 거리(D)
아직 추위가 풀리지 않은 쌀쌀한 날씨.
삼삼오오 무리 지어 깔깔 대며 걸어가는 여학생들.
추운지 옷 깃 꼭 여미며 발걸음 재촉하는 사람들.
그 가운데 무표정한 얼굴의 소녀, 혜원 모습 보인다.
혜원 혼자서 길을 걷고 있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시선 가면,
길바닥에서 시끄럽게 울고 있는 아이(5살쯤) 보인다.
아이: (발 동동 구르며) 으앙~~~저거 사달란 말야!
아이 엄마: (야단치듯) 너 저거 있잖아. 집에 벌써 몇 개짼 줄 알아? 자꾸 이러면 엄마 화낸다.
아이: (막무가내인 듯 상관 않고 징징대며) 옆집 영훈이는 저런 거 백 개도 넘게 있단 말야~ 어~엄마~
이 때 아이아빠 아이스크림 봉지 들고 나타난다.
아이 아빠: (자상하게) 무슨 일이야? 왜 울어?
아이 엄마: (속상한 듯) 글쎄, 저거 사달라고 난리잖아요. 저번에도 사줬었는데 다 망가뜨려 놓고 또 사달래.
아이 아빠: (자상하게 웃으며 아이 옆으로 다가간다.) 규민아, 저거 갖고 싶어?
아이: (그제서야 울음 그치고 고개 끄덕이며) 응응!
아이 아빠 아무 말없이 가게 들어가서 로봇 사온다.
아이: (환하게 웃으며) 우와~~아빠 최고다!
아이 아빠: (자상하게 웃으며) 이번엔 망가뜨리지 말고, 잘 갖고 놀아야 한다. 알았지?
아이: 응~ 나 이거 빨리 가서 영훈이한테 자랑할꺼다~!
아이 엄마: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 절래 절래 흔들며) 어휴..당신도 참..아이한테 자꾸 봐주니까 맨 날 떼만 쓰잖아요.
아이 아빠 그 말에 그냥 웃는다.
장난감에 행복해 하는 아이와 아이 부모 다정하게 손잡고 길 목으로 사라진다.
혜원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다가 쓸쓸한 표정 짓는다.
혜원 E. 나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었을까..? 내 부모님도,. 저렇게 따뜻하게 손을 잡고, 나도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었을 때가 있었을까..?
혜원 쓸쓸히 웃으며.
혜원 E. 내 어린 시절..어디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자세히 기억 나진 않지만,. 그렇게 내 모습은 거기서 멈춰 버렸다. 늘 그리워 하며 가질 수 없는 정에 굶주려 하듯, 난 그렇게 내겐 결코 올 수 없는 행복을 쓸쓸하게 바라만 볼 뿐이었다..
혜원 씁쓸한 듯 피식 웃다가 이내 무표정한 얼굴로 발길 돌린다.
그 위로 타이틀 ‘내겐 너무도 그리운 당신’ 뜬다.
씬2. 신화 방(저녁,N)
책상에 몇 권의 책들 펼쳐 있고, 스탠드 불빛아래 신화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다, 뭔가 생각난 듯
서랍 열고 혜원에게 선물 받았던 망원경 꺼낸다.
신화 미소 지으며 망원경 만지작 거린다.
그 위로
혜원(E) 가끔은 그런 니 자신이 너무 답답할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어. 사람이 좀 빈 데가 있어야 숨쉴 수 있는 거 아냐? 그럴 땐 산에 올라가봐. 가서 내려다 보라구. 그때 쓰라구 샀어.
신화 : (피식 웃으며) 아직 한번도 써보질 못했네,..혜원아, 언제쯤 네 마음속에 내 자리가 생길 수 있을까..내가 숨 쉴 자리는 바로 너인데…(한 숨 쉰다)
그때 문 열리며 동화 전화기 건네며
동화: 형, 전화 왔는데?
신화: 어,누구야? (일어서서 전화기 건네 받는다.)
동화 모르겠다는 표정 지으며 방에서 나간다.
신화: 여보세요? (미소 지으며) 아, 지민이구나. (사이) 내일? 어..내일은 좀 곤란할 꺼 같은데? (사이)
응…내일은 약속이 있거든. 저녁때는 시간 되는데....(사이)아, 그땐 네가 안되나 보구나. (사이) 근데, 무슨일이야? 급한 거니? (사이) 그런데? 어차피 낼 모레면 개학이잖아.(사이) (피식 웃으며) 그럼 지금 볼래? (사이) 그래, 내가 나갈게.
씬3. 지민집 앞 놀이터(N))
지민 가벼운 차림으로 벤치에 앉아있다. 심난한 듯 이따금씩 발로 흙 흐뜨리며 발장난 한다.
지민: 휴… 괜히 불러냈나..벌써 9시도 넘었는데,…하지만 학교에서 보면 말 못할 거 같은데,.. 에이, 나중에 말 안 했다고 눈총 받는 거보단 낫겠지, 우선 신화에게만 이라도 털어 놔야 괜찮을 꺼 아냐? 우웅..그럼 다른 애들은? 말 안 했다고, 속였다고 생각하면 어쩌지…으휴…(머리 쥐어 뜯는 모습)
(E) 뭘 그렇게 중얼 거려?
지민: (놀라며) 어.. 신화야! (반가운 듯) 왔어?
신화: (뛰어온 듯 숨 가쁘다) 응, 미안, 조금 늦었지.
지민: 아냐 아냐, 겨우 10분 기다렸는걸, 그리고 (미안한 표정 지으며) 이 시간에 불러낸 내가 미안하지..
신화: (웃으며 지민 옆에 앉는다) 아니야, 나도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지민 보며) 그런데, 정말 무슨 일이야?
지민: …저,.저기..저번에 말야, 내가 너한테….어떤 선생님 얘기 했을 때..기억 나?
신화: 응? 선생님?….(생각난 듯 피식 웃으며) 아! 그 네가 싫어한다던 그 선생님?
지민: 응…나한테 갑자기 관심 끊어서, 섭섭한 기분 든다고 너한테 와서 상담 했었잖아.
신화: (웃으며) 그랬었지, 근데? 그 사이에 그 선생님하고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지민: (괜히 뜨끔해서 신화 눈빛 피하며) 어..그..그게…말이지..
신화:………(궁금한 듯 지민 쳐다본다.)
지민: (여전히 눈 못 맞추며) 미안해. 거짓말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말하기가 쉽질 않더라.
신화: (의아해 하며) 미안하다니? 뭐가..?
지민: (난처해 하며) 음..그게..그러니까..그 선생님이..사실은 선생님이 아니구..
신화 피식 웃으며 지민 귀엽게 쳐다본다.
지민: (결심한 듯) 사실은…그 선생님이….너도 잘 아는 사람이야,.
신화: (다 알고 있다는 듯 여유롭게 웃으며) 누군데,.?
지민: (신화 보며) 너,..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당분간은 그렇게 해줘. 그럴 수 있지?
신화 웃으며 가볍게 고개 끄덕인다.
지민: (땅바닥 쳐다보며) 사실…그거..태훈이었어..한태훈..
신화: (일부러 오버하며) 아,.그래? 태훈이라구? (웃으며) 정말 의왼데?
지민: 미안,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는데,.
신화: (웃으며) 괜찮아. 말하기 어려웠을 꺼라는 거 아는데 뭘.
지민 고마운 듯 신화 쳐다보지만 아무 말도 못 한다.
신화: 근데, 그 날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나 보지? 이렇게 밤중에 나한테 말하는 거 보면.
지민 대답하기 어려운 듯 고개만 끄덕이다가, 잠시 망설인다.
그러다 다시 신화 쳐다보며 마음 굳힌 듯.
신화:….?
지민: 신화야, 나…(쑥스러운 듯) 태훈이랑 사귀기로 했어.
신화: (조금 놀란 듯) 정말?
지민 고개 끄덕인다.
신화: (소리 내어 웃는다) 하하…잘됐네! 야, 근데 조금 서운한 걸? 난 뭔가 고민 있어서 온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지민이 너, 나한테 자랑하려고 불러낸 거구나?
지민: (난처해 하며) 아..아냐! 내가 이것 땜에 얼마나 고민했다구!….휴..정말 얼마나 말하기 어려웠는지 아냐?
신화: (웃으며) 그래, 태훈이가 너에게 고백했나 보구나. 지민이 넌 그 마음을 받아 들인거구.
지민: (수줍게 웃으며 고개 끄덕인다) 응….(신화 힐끔 보며) 근데,..내가 먼저 사귀자고 한 거다..
신화: (정말 의외라는 듯 눈 커지며) 뭐? 지민이 네가 먼저? 와..이거 오늘 두 번 이나 날 놀래 키는구나, 훗..윤지민 이제 보니까 순 내숭이었네? (지민 어깨 툭 치며 피식 웃는다) 이렇게 용기 있는 친구인줄 몰랐는걸?
지민 아무 말 못하고 쑥스럽게 웃기만 한다.
씬 4. 신화 집 앞 (N)
신화 지민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신화 터벅터벅 걸어오며, 입가엔 희미한 미소가 지어있고, 시선은 아래로 가 있다.
신화E. 정말 이렇게 빨리 진전이 있다니..윤지민 정말 의외다..흠….(걱정스러운 듯) 성제 녀석, 알면 가슴아파 할 텐데..
신화 가볍게 한숨 쉬며 집으로 들어간다.
씬 5. 흥수 집 (D)
흥수 침대에서 떨어진듯 이불 몸에 돌돌 말린 채 엎어져서 자고 있다.
광도 들어와서 한심한 듯 쳐다보며
광도: 야야! 이것 봐라?…첫날부터 지각 하고 싶냐? (눈 치켜 뜨며 크게)어서 못 일어나?
흥수 눈 살며시 뜨다가 다시 감아버린다.
광도 그 모습 보고 눈 치켜 뜨며,
광도: 이 녀석이! 빨리 못 일어나? (발로 흥수 엉덩이 찬다)
흥수 그제서야 소리지르며 일어난다.
흥수: (아픈 듯) 아악!! 아부지!! 제발 말로 좀 하시라니까요! 아침부터 왜 맞아야 하냐구요!
광도: (째려보며) 새 학년부터 정신 못 차리고 지각 하고 싶냐?
흥수: (광도 눈길 피하며 힘없이) 휴…새 학년이면 뭐해요. 애들이랑도 다 떨어졌는데,..(한 숨 쉬다가, 얼굴 찌푸리고 광도 바라보며) 이게 다 아부지 때문이라 구요!, 아부지랑 같은 반 되가지고 반 배정 다시 해서 그렇잖아요! 으휴… (투덜거리며)담임만 바꾸면 될 꺼 가지고, 괜히 반 배정까지 다시 할 건 뭐야.
광도: (못 들은 척 방에서 나가며) 얼른 나와서 아침 먹어라. 그렇게 말라 가지고 고3 어떡게 보내려구해?
흥수 고3 소리에 얼굴 울상 지으며, 머리 쥐어 뜯는다.
씬 6. 학교 앞 (D)
이른 아침. 아직 등교하는 아이들 별로 없다.
신화 한 손엔 영화 잡지 들고 오다가 앞에 보면 낯익은 뒷모습.
혜원임을 알고 재빨리 뛰어간다.
혜원 무표정한 얼굴로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가고 있으면,
(E) 이렇게 일찍 볼 때도 있구나.
혜원 멈춰서 고개만 살짝 돌려서 힐끔 보면 신화 웃으며 서 있다.
혜원 관심 없다는 듯 다시 눈길 거두고 가면, 신화 혜원 옆에 서서 나란히 걷는다.
혜원 여전히 아무 말 없고.
신화: 어제 전화 했는데 안 받더라. 일찍 잤었나봐?
혜원:……
신화: (피식 웃으며) 저 번에 산 문제집 갖고 왔어? 오늘부터 보면 좋을 꺼 같은데.
혜원: …나 혼자 보기로 했어. 넌 너대로 혼자 공부해.
신화: (조금 실망한 듯) 그래,그럼..그래도 처음은 같이 시작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혜원: (귀찮다는 듯) 다들 고3이라고 바쁘던데, 자신한테나 더 신경 쓰지 그래?
신화: …!(당황한 듯 잠시 주저하다가) 무슨 일 있어? 기분 별로 안 좋아 보여.
혜원: (무표정한 얼굴로 쏘아보며) 그만 좀 말 걸어줄래? 지금 좀 바빠서 말야.
혜원 빠른 걸음으로 학교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신화 답답한 표정으로 혜원 사라진 모습 보고 있으면 뒤에서 누군가 와서 어깨 친다.
(E) 첫 날부터 뭘 그렇게 멍하게 서있어?
뒤돌아보면 성제다. 신화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웃으며
신화: 성제구나.
성제: 역시 첫날이라서 그런지 다들 일찍 등교하네. 너 1반이지?
신화: (다른 생각에 빠져 있는 듯 무심히) 응..
성제: 난 2반인데,..휴..그래도 바로 옆 반이니까 좀 낫다..지민이도 그렇구..
신화: (무심히) 응….들어가자.
성제:…??
신화 먼저 들어가버리고, 성제 왜 그러지? 라는 표정으로 머리 갸우뚱 하며 따라 들어간다.
씬 7. 3-1반 교실 (D)
신화 들어오면
혜원 책상에 엎드려서 자고 있다.
신화 혜원 옆 자리에 앉자, 혜원 일어나서 나가버린다.
신화 안쓰러운 표정 지으며 따라 나간다.
씬8. 후미진 교정 일각(D)
혜원 벽에 서서 기댄 채 담배를 피고 있다.
시선은 먼 곳 응시.
신화 멀리서 그 모습 본다. 가까이 가려고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그만 둔다.
신화 안타까운 표정 지으며 혜원 모습 바라보고
신화 E 상처 받은 고양이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씬 9. 3-1반 교실 – 수업 중(D)
자리배치 신화-혜원, 그 앞에 애라-지민, 태훈-형주는 옆 분단 맨 뒷자리.
혜원 책상에 엎드린 채 일어날 기미가 없다.
신화 수업에 집중하고 있고, 애라 엎드려 있는 혜원을 힐끔 보다가, 지민을 툭 친다.
지민: (낮게)..왜?
애라: 신화가 왜 혜원이랑 앉아? 남자는 남자끼리 앉아야 하는 거 아냐?
지민: 글쎄, 대부분이 그렇게 앉긴 하지만, 꼭 그러란 법 두 없구…..오는 순서대로 앉기루 했으니깐.
애라: 어,.정말..(섭한표정지으며) 그럼 나두 그렇게 할걸..(형주를 힐끔 쳐다본다)
지민: (애라 얄밉다는 듯 흘기며) 기집애, 너 나랑 앉기 싫어서 그러는구나? 지금이라도 자리 옮기지 그러냐?
애라: (멋쩍은 듯 웃으며) 어우~ 야~ 그런게 아니라, 신화가 대놓고 저렇게 앉으니까 신기해서 그런거지~~
지민: (픽 웃으며) 뭘, 난 좋아보이기만 하는데?
씬 9. 3-1반 교실 – 쉬는 시간(D)
흥수, 성제 지민자리에 와있다.
혜원 여전히 엎드려 있고
흥수 그런 혜원을 보며
흥수: 야, 쟤 아까 왔을 때도 저러고 있던데, 호..혹시 죽은 거 아니냐?
지민: (혜원 보며) 어제 잠을 잘 못 잤나 보지.
애라: 그래두 저렇게까지 꼼짝도 안 하는 거 보면….(신화 보며) 어디 아픈 거 아냐?
신화: (걱정스러운 듯 혜원보며) 글쎄,…
혜원 아이들 떠드는 소리에 조금 뒤척이다가 일어난다.
신화: 혜원아, 어디 아프니? 아프면 양호실 가 있는 게 어때?
혜원 자신을 쳐다보는 아이들 시선 뒤로 한 채 교실 밖을 나간다.
신화 뒤따라가고,
애라: (못 말리겠다는 듯) 하여튼, 완전 애물단지 라니까, 신화 해결사 이미지는 어디가고, 완전히 혜원이 보디가드 다 됐다. 다 됐어!
성제: (웃으며) 그래도 난 예전의 거리감 있던 신화 모습보단, 저런 모습…..보기 좋은데? 신화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구나 싶고,
흥수: 여 튼 수수께끼란 말야, 신혜원 어디가 좋아서 저럴까? 움..(눈 반짝이며) 혜원이 정도면 인물은 어디 내 놔도 빠지진 않지만~
애라: 여 튼 박흥수! (흥수 꼬집으며) 신화가 여자 외모보고 쫓아다닐 위인으로 보이냐??
흥수: (아픈 듯 인상 찌푸리며) 야~! 넌 손에다가 고추장 발랐냐? 여자애가 무슨 손이 그렇게 맵냐? 난 그렇다는 걸 말한 거 뿐이라구! 그리고, 난 혜원이 아무리 이뻐두 무서워서 싫다! 싫어!
아이들 흥수 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씬 10. 복도
혜원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가고, 신화 뒤쫓아 간다.
신화 혜원 붙잡으며
신화: (걱정스러운 듯) 정말 어디 아픈 거니?
혜원: ……
신화: 양호실 그 쪽 아니야.
신화 혜원 팔 잡고, 뒤 돌려고 하면
혜원: (무표정하게) 양호실 가는 거 아니야.
신화 그럼? 이란 표정으로 혜원 바라본다.
혜원: 조퇴증 끊으러 가는 거야.
신화: ………한 교시만 끝나면 점심시간 인데,…가려면 차라리 그때 가, 좀 있음 수업 종도 치잖아?
혜원 말없이 신화 쳐다본다.
혜원: (물끄러미 신화 쳐다보며) 날 정말 좋아하니?
신화 혜원 똑바로 응시하며 조용히 고개 끄덕인다.
혜원: 내가 그렇게 널 내치는데도? 기분 나쁘지 않아?
신화: (미소 지으며) 아니. 전혀….(혜원 쳐다보며) 혜원이 너, 다른 사람이 그러면 아예 무시하잖아. 나한텐 화라도 내주는 게 오히려 고마운걸?
혜원: (픽 웃으며) 다른 사람들은 한번 시도하다가 다신 다가오지도 않지….(신화 보며) 그런데 넌…
이때 수업 종 울린다.
신화: (웃으며 혜원 손목 붙잡는다) 일단 들어가자, 선생님들 잔소리 들으면 머리만 더 아프잖아?
혜원 말없이 신화 따라가고, 입가엔 엷은 미소..
씬 11. 3-4반 교실 – 수업 중(D)
세진 마음 잡은 듯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교재 없는지 책상엔 연습장 달랑 한 개 펼쳐져 있고, 연진 미소 지으며 자신의 교재 살짝 들이 민다.
연진: (웃으며) 같이 보자.
세진: (웃으며) 그래.
연진: 어제 내가 부탁한 거 전해 드렸어?
세진: 응, 근데, 그거 뭐였어?
연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글쎄, 나도 몰라, 나도 아빠한테서 건네 받구 바로 가져간거라서…..왜? 삼촌이 별로 안 좋아하셔?
세진: (표정 감추며) 어? 아니….(어색하게 웃으며) 그냥, 궁금해서.
연진 웃는 세진을 귀엽다는 듯 보다가 다시 수업에 열중하고, 세진 생각에 빠진다.
- #회상 사진 스튜디오(N) –
늦은 밤 시계는 이미 10시를 향해 가있고, 세진 조용히 사진 카달로그를 뒤척이고 있다.
문 열리며 지친 모습의 세영 양손 가득 사진도구 들고 들어오고, 앉아있는 세진 본다.
세영: (웃으며) 아직 안 갔어?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내가 너무 늦어 버렸구나. (미안한 듯) 9시 넘으면 그냥 문 잠그고 가지 그랬어. 열쇠는 나도 있으니까.
세진: (웃으며) 아니에요. 전시회 카달로그 보고 있어서, 시간 이렇게 된 지도 몰랐는걸요? 근데 오늘 일 많으셨나 봐요, (걱정스러운 듯) 피곤해 보이세요…차 타드릴까요? 아까 나가서 율무차 사왔는데,..
세영: (지친 듯 의자에 털썩 앉으며) 아니. 별로 생각 없어.…일이 다 그렇지 뭐….(잠시 눈 감다가 세진 보며) 어서 가봐. 어머니 걱정하실라.
세진: (웃으며) 네. (하고 가방 챙기다가 갑자기 생각 난 듯) 아..! 맞다. 전해드릴꺼 있어요.
세영: ?
세진: (가방에서 서류봉투 꺼내며) 아까 낮에 연진이 왔다 갔거든요. (봉투 내밀며) 연진이 아버지께서 이거 선생님 전해드리라고 하셨대요. 연진이 학원 땜에 못 기다려서, 저한테 부탁하고 갔어요.
세영: (궁금한 표정 지으며) 그래? 뭐지..(내용물 확인하다가, 얼굴 굳어진다.)
세진: (굳어지는 세영 얼굴 보며 조금 당황하고) …왜..그러세요?
세영: (표정 수습하며) 아니다. 어서 가보렴. 늦겠다.
세진: (궁금하지만 더 묻지 못하고)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인사하고 문 열고 나온다)
하지만 세영 마음에 걸리는 듯 다시 뒤 돌아 본다.
-#회상 끝-
세진 골똘히 그게 뭐였을까 생각해보다가 살짝 웃으며 연진에게
세진: (조심스럽게) 연진아,..너네 삼촌,.선생님 말야..
연진:…?
세진: 결혼하셨어?
연진: (픽 웃으며) 아니, 아직 노총각이라는 거 아니냐..애인도 없는 거 같던데,..정말 의문투성이라니까, 우리 삼촌 외모 준수하지, 능력 좋지! 근데 왜 여자가 없지?
세진: (내심 좋아하며) 그래? 움…일이 바쁘셔서 애인 만들 시간이 없나 보다.
연진: 그런가? (못 말리겠다는 듯) 하여튼, 너무 일 좋아하는 것도 문제라니까!
세진 피식 웃으며 다시 수업 듣는다.
씬 12. 운동장 – 점심시간(D)
혜원 가방 메고 교문 향해 운동장 걸어가고 있다.
혜원 멀리서 부르는 소리에 뒤 돌아 보면
신화 뛰어 오고 있다.
신화: 혜원아! 같이 가자.
혜원: (얼굴 찌푸리며) 뭐? 너 지금 뭐하는거야?
신화: (웃으며) 같이 가자고.
혜원: (기 막히다는 듯) 너 지금 조퇴 맞고 오는 거니?
신화 아무렇지도 않고 고개 끄덕이면
혜원 머리 아프다는 듯 고개 흔들며 걸어간다.
신화 웃으며 혜원 옆에 나란히 걸어가고
-# 운동장 스탠드
애라: 야, 저..저거 신화하고 혜원이 아냐?
지민: (가만히 보다가) 응, 신화 맞네.
유미: 재네들 어디가는거야?
지민 모르겠다는 듯 어깨 들썩이고.
정연: 정말..이러다가 신화까지 혜원이한테 물드는 거 아니야?
성제: (웃으며) 혜원이가 신화한테 물들었음 들었지, 그 반대는 어려울 꺼 같은데?
정연: (모르겠다는 듯) 사람이 저렇게도 변할 수 있다는 게..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 조금 밑 쪽으로 태훈과 제우스 아이들 앉아 있다.
형주: 유신화, 완전히 여자한테 눈 멀었군. (한심하다는 듯) 그것도 저렇게 별 볼일 없는 기집얘 한테..
귀족1: 유신화라….아…그 해결사라는 애? (관심 없다는 듯) 흠…어려운 문제라도 찾았나보지,뭐.
태훈: (픽 웃으며) 글쎄, 그게 어려운 문제일지, 아니면 유신화에게 가장 도움이 될 보석일지..아무도 모르는 거겠지…
형주: 무슨 소리야?
태훈: 신혜원 쟤…….아버지가 신한석씨다. (비죽이며) 한때 일진이긴 했어도, 밑바닥 인생들하고는 인연이 없다고, 다시 말해서 만만치 않은 집안 공주님이라는 소리지..
귀족2: (기막힌 듯) 신한석? 다음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사람?
태훈 말없이 고개 끄덕이면 제우스 모두 놀라는 눈치다.
태훈 교문 빠져 나가는 신화, 혜원 모습 보며
태훈 E. 진짜 제우스는 신혜원, 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군..
씬13. 교무실 (D)
재현 고개 갸웃 거리며 출석부 뒤적이고 있다.
민주: 뭐하세요?
재현: 흠….새 학년 첫날부터 두 녀석이 동시에 조퇴증을 끊지 뭡니까.. 더군다나 한 녀석은 이년 내내 조퇴는커녕 지각도 잘 안 하는 녀석인데,…아무래도 이상해서요.
민주: (웃으며) 훗..그 수상한 두 녀석이 누군데요?
재현: 신혜원하고 유신화요. (픽 웃으며) 뭔가를 함께하기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꺼 같은 두 녀석이죠?
민주: (맞장구 치며) 그러네요, 아마 우연히 그런 거 겠죠,
광도: (듣고 있다가) 신혜원? 걔 요즘 잠잠하네,.. 일진 탈퇴하고 나서 너무 조용하니까 불안해.
재현: (피식 웃으며) 조용하면 좋지 뭘 그러십니까. 전 요즘 혜원이 마음 잡은 거 같아서 보기 좋은데요?
광도: (비죽이며) 마음잡은 놈이 첫날부터 조퇴를 해? 그 녀석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라구.
재현 흘려 듣듯 피식 웃는다.
씬 14. 주택가 (D)
고급 빌라들과 높은 담들 즐비하다. 한 눈에 봐도 부자들만 사는 동네.
혜원과 신화 말없이 걷고 있다.
혜원 신화 힐끔 올려다 보며
혜원: 다 왔어. 이제 나 혼자 가도 돼.
신화: (웃으며) 정말 집에 가서 쉴 꺼야? 많이 피곤한가봐.
혜원:…………..응
신화: 그래,.그럼 푹 쉬고..(헤어지기 아쉬워서 잠시 망설이다가) 내일 보자.
혜원 대답 없이 걸어가고
신화 혜원 뒷모습 잠시 쳐다보다가, 한숨 쉬며 뒤 돌아서 걸어간다.
신화 E. 훗..조퇴까지 하고 널 쫓아오다니…그것도 이렇게 그냥 헤어질꺼면서..….후…왜 너만 보면, 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건지,.
그때 혜원 뒤돌아보며
혜원: (무표정하게 소리친다) 유신화! 우리집 가지 않을래?
신화 놀라며 뒤 돌아보고,
혜원: (귀찮은 듯) 갈꺼야, 말꺼야?
신화: (웃으며) 당연히 가야지! (혜원 향해 뛰어 간다)
씬 15. 혜원 집(D)
신화 혼자 거실에 있고, 집안 둘러 본다.
한 눈에 봐도 넓은 실내, 고급스러운 장식들..벽 중앙엔 가족사진 걸려있고,
그 안에 중학생인 듯한 커트 머리의 혜원 교복차림으로 무표정하게 앉아있다.
신화 미소 지으며 그 사진 가만히 들여 다 보고, 혜원 사복차림으로 방에서 나온다.
혜원 가족사진보고 있는 신화 보곤 표정 잠시 어두워진다.
신화 혜원 기척 느끼고 뒤 돌아 본다.
신화: (미소 지으며) 중학교 때 인가 봐? 혜원이 너 짧은 머리 한 사진 처음 본다.
혜원: (살짝 웃으며) 응,.중학교 땐 머리가 짧았지,..배 안고파? 점심때도 지났는데,.
신화: (웃으며)응, 사실 너무 배고프다.
혜원: 기다려봐. 밥 차려 줄게.
혜원 주방으로 들어가고, 신화 따라 들어간다.
신화: 뭐 하려고?
혜원: 밥 차리려고..
신화: (의외라는 듯) 네가?
혜원: 응. 왜? 난 그런 거 못 할 꺼 같아서?
신화: (웃으며) 아니, 와..혜원이 너네 집 놀러 온 것도 좋은데, 너가 차려주는 밥까지 먹는 다니까 놀라서 그렇지.
혜원 조용히 미소 짓는다.
혜원: 별거 없는걸. 그냥 있는 반찬 차려서 줄게.
신화 가만히 웃으며 혜원 바라본다.
씬 16. 혜원 집(D)
혜원과 신화 식사중이다. 식탁엔 음식들 가득 차려져 있고,
신화 국 한번 떠먹고 감탄하고, 반찬 하나 집어먹고 감탄한다.
혜원, 그런 신화 귀엽게 바라보다가, 칭찬하는 소리에 이따금씩 쑥스러운 듯 얼굴 붉히며 어색해 한다.
- # 혜원 방
- 신화는 침대에 걸 터 앉아서 , 혜원은 의자에 앉아서 차 마시고 있다.
신화: 너무 맛있더라. (미안한 웃음지으며) 얻어 먹기만 해서 미안하네. 할 줄 아는 요리가 없어서..
혜원: (피식 웃으며) 그래도 설거지는 네가 했잖아. 나 설거지 하는 거 안 좋아 하거든.
혜원 말해놓고, 말마다 토 달고 있는 자신을 느끼고 놀랜다.
혜원 잠시 신화 가만히 바라보고
혜원: 나 너무 적응 안되지 않니?
신화 웃으며 고개 젓는다.
혜원: (픽 웃다가) 우리집에 친구 데려온 거…너가 처음이야..훗..처음 데려온 친구가 남자라니,.우리 엄마 알면 정말 놀라겠다..
신화: (반가운 듯) 그래? 와..영광의 주자네, 내가 니가 데려온 이 방의 첫번째 타인이라는 소리잖아?
혜원 웃으며 고개 끄덕이고,
신화: 어머니도 어디 나가셨나봐? 조용하네.
혜원: 응…아마 오늘 늦게 들어오실걸. 아줌마도 오늘 쉬는 날이라서…
신화: 그렇구나. (걱정스러운 듯) 근데 어떡해. 나랑 있다가 혹시 너네 부모님께서 오해하시면.
혜원 미소 지으며 상관 없다는 듯 가만히 차 마신다.
신화: 다음엔 우리집에도 와 줄래? 볼 건 없지만,..(웃으며) 너한테 내 방 보여주고 싶어.
혜원: (웃으며) 그래,.
신화 정말 기분 좋은 듯 웃고 있고,.
혜원: 넌 외아들이야?
신화: 아니, 남동생 한 명 있어.
혜원: 좋겠다…(쓸쓸한 듯 웃으며)나도 동생이나,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어..
신화: (안쓰러운 듯)외로워서? (픽 웃으며)난 어릴 땐 혼자인 애들을 부러워했는데,.
혜원:…혼자인 거 별로 좋지 않아..
신화: (장난스럽게) 그럼 어머니께 말씀 드려서 지금이라도 동생 하나 낳아달라고 부탁드려봐.
혜원 기막히다는 듯 피식 웃어버린다.
씬 17. 학교 운동장(D) – 방과후
몇몇 청소하는 아이들 눈에 띄고 학생들 대부분 하교하고 있다.
채플린 아이들 모여서 나오고, 신화와 애라는 없다.
지민: 애라는 갑자기 무슨 청소를 하겠다는 거야? 평소엔 하지도 않던 애가..
흥수: 그러게 말이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성제: (웃으며) 뭐, 새 학년이라서 맘 잡았나 보지.
정연: 그래, 애라가 불성실한편은 아니니까.
유미: 어..? 그럼 애라가 성실했어?
그 말에 아이들 피식 웃는다.
지민: 내 말은 청소당번도 아니면서 한다니까,..신기해서 그렇지 뭐.
흥수: (귀찮다는 표정으로) 야야..신경 쓰지마! 맘잡고 하겠다는 애를 뒤에서 이렇게 얘기하면 어떡하냐? 지금쯤 애라 우리 땜에 귀 꽤나 가렵겠다.
씬 18. 교실(D) – 청소 중
애라 빗자루 옆에 둔 채, 손거울 보고 머리 매만진다.
교실 뒤에선 형주, 창가에 기댄 채 혼자 책보고 있다.
애라 그런 형주를 힐끔 힐끔 보다가, 시선 느낀 형주가 고개 들면 재빨리 청소하는 척.
형주 그런 애라 보며 모르겠다는 듯 피식 웃고, 다시 책 본다.
애라 빗자루로 바닥 두어 번 쓸다가 결심한 듯, 눈치 보며 형주에게 다가간다.
애라: (애교 있는 목소리로) 저기…형주야.
형주 고개 들어서 애라 보며 할말 있냐는 듯 쳐다보면
애라: 어..,..(살짝 웃으며) 집에 안가?
형주: (피식 웃으며) 기사아저씨가 오늘 좀 늦으시거든. (다시 시선 책으로 돌리면)
애라: (궁금한 표정으로) 언제 오신 댔는데?
형주: (시선 여전히 책보며) 40분에
애라 시계보면 이미 시간 50분을 훨씬 넘어있다.
애라: (난처한 표정 지으며) 이미..50분 넘었는데??
형주 그 말에 시계 보면 시간 훨씬 넘어있고, 급히 가방 챙겨서 뛰어 나간다.
애라: (당황하며) 혀..형주야!
애라도 빗자루 던져버리고, 가방 들고 쫓아간다.
씬 19. 교문 앞(D)
형주 급히 교문으로 뛰어가보면 이미 아무도 없고,
형주 허탈한 표정 지으며 발로 땅을 찬다.
애라 숨이 찬 듯 뛰어오며
애라: (숨 몰아 쉬며) 야..그렇게 빨리 가면 어떡해..어휴,..힘들어.
형주: (귀찮다는 표정 지으며) 에이..오늘 핸드폰도 안 가지고 왔는데,..
애라: (형주 눈치 보며) 나 핸드폰 있는데,..내 꺼..빌려 줄까?
형주: 됐어. 택시타고 가면 돼.
애라 서운한 표정 지으면 형주 그런 애라 보며
형주: 근데 나한테 무슨 할 말 있어?
애라: (당황해하며) 어?,…어..그게..아니? 할 말 없는데?
형주: 근데 왜 쫓아와?
애라: (난처해 하며) 어…(결심한 듯 애교 있게 웃으며) 너 주말에 시간 있어?
형주: (생각해보다가) 아니, 주말엔 과외 있어. 왜??
애라: (서운한 표정으로) 아니…영화 개봉한다기에, 같이 보러가려구..
형주: (피식 웃으며) 그걸 왜 나랑 보러 가냐? 영화반 애들이랑 보면 되잖아.
애라: (실망한 표정으로 시무룩 하다가 다시 눈 반짝이며) 그럼, 지금은 시간 돼?
형주: 음…뭐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건 아닌데….!! (그제서야 애라 마음 눈치채고, 당황해 한다.)
형주 E. 이런…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 모르는데,.휴,. 태훈이라도 있었으면..어쩌지..그래, 오늘은 집에 가봤자 별일도 없으니깐,..에이, 모르겠다.
애라: (조급한 마음으로) 돼, 안돼?
형주: 어….되는데..?
애라: (기쁜듯) 정말~? 그럼 우리 영화 보러 가자!
형주: (놀라며) 지..지금??
애라: (정말 기쁜 듯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형주 팔짱 낀다) 응!
애라 당황해 하는 형주 아랑곳 하지 않고, 형주 끌고 간다.
씬 20. 사진 스튜디오(N)
세진 스튜디오 혼자서 지키고 있다. 사진기 만지작 거리며 이리저리 각도 조절도 해보다가
테이블 위에 있는 서류봉투로 눈이 간다.
세진: 어..이거 어제 그 봉투네,.
세진 아무 생각 없이 봉투 열어보면, 그 안엔 20대 후반의 고운 여자 사진 몇 장과, 서류 뭉치들.
세진: 와…예쁘다..근데 누구지?
그때 세영 문 열고 들어오다 사진 보고 있는 세진 본다.
세영: (웃으며 세진에게) 무슨 사진을 그렇게 봐?
세진: (웃으며 궁금하다는 듯 사진 내밀며) 너무 예뻐서요, 이 분 누구에요?
세영 사진 보고 순간 얼굴 굳어진다.
화난 듯 세진 손에 있는 사진 낚아채며
세영: (소리친다) 장세진! 남의 물건을 함부로 왜 손대니?
세진 갑자기 너무 화난 세영 모습에 놀라며 당황해 한다.
세진: (울먹이며) 죄..죄송해요…그렇게 화내실 줄 몰랐어요.
세진 울먹이며 스튜디오 뛰어 나가고, 세영 괴로운 듯 사진 집어 던지고 털썩 주저 앉는다.
씬 21. 영화관(N)
영화 끝난 듯 사람들 우르르 몰려서 나오고 있다.
그 속에 행복한 표정의 애라, 상반되는 어색한 표정의 형주 보인다.
애라 여전히 형주에게 팔짱 끼도 있고.
애라: (즐거운 듯) 형주야, 영화 너무 잼 있었지~? 오늘 보러 오길 너무 잘 한 거 같아!
형주: (어색한 듯 애라 팔 빼며) 으응…괜찮더라.
애라: (그런 형주 눈치채고 시무룩하게) 미안, 나 때문에 괜히 보기 싫은 거 봤나 보구나..미안해,
형주 E. 그런 건 아닌데,…
형주 대답 못하자. 애라 긍정으로 받아들이고, 창피한 듯 얼굴 달아오르며
애라: 미안, 나 먼저 갈게. (뛰어가버린다.)
형주 애라 행동에 당황해 하며
형주: 애..애라야! (하지만 이미 애라 저만큼 뛰어가고, 형주 쫓아갈 타임을 놓쳐버린다.)
형주 이게 아닌데,..라는 표정으로 복잡해 한다.
씬 22. 혜원 집(N)
혜원과 신화 거실에서 비디오 보고 있고, 밖은 어느새 어두워져 버렸다.
비디오 끝난 듯 자막 올라가면
혜원 밖에 보고
혜원: 벌써 어두워졌네,.신화야 너 그만 가봐야겠다.
신화: 그래, 내가 너무 오래 있었나 보다.
신화 가방 챙기려고 혜원방으로 들어가면 현관문 열리는 소리 들리며 혜원 모 들어온다.
혜원 모 신발 벗고 들어오고, 신화 신발 알아채지 못 한다.
혜원 모: 혜원아, 혜원이 왔니?
혜원 그 소리에 놀라서 당황하며 얼른 자기 방 문 닫으며
혜원: 네,…일찍 들어오셨네요. 모임 일찍 끝나셨나 봐요?
혜원 모: 응, 그러게 말이다. 괜히 일찍 가서 오래 기다리기만 했잖니. 저녁 먹었어?
혜원: 네,
혜원 모: (방으로 들어가면서) 아버지 들어오실꺼다. 문 열어놔.
혜원 그 소리에 더 난처해지고, 안에서 듣고 있던 신화 안절부절 못한다.
혜원 신화 신발 들어서 자기방으로 던진다.
신화 신발 건네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당황해 하기만 한다.
그때 혜원 부 들어온다.
혜원 표정 굳어지고 인사한다.
혜원: 다녀오셨어요.
혜원 부: (혜원 쳐다보며) 그래,.일찍 들어왔구나. (다정하게) 우리 혜원이 저녁 먹어야지.
혜원 ‘우리 혜원이’ 라는 소리에 얼굴 찌푸리고 말없이 서 있는다.
혜원 부 신발 벗고 안으로 들어가고 혜원 자기방으로 들어간다.
문 잠그며
혜원: (난처해 하며) 어쩌지? 휴….그냥 엄마 들어왔을 때 인사 드리고 너 보낼걸 잘못했나..
신화: (미안한 듯) 미안….늦게까지 있다가, 괜히 오해 살 짓을 해버렸구나….지금이라도 나가면,
혜원: (신화 말 막고 강하게) 안돼!….저 사람이 너 보면…안돼..
신화: 저..사람? (신화 모르겠다는 표정 짓는다)
혜원 복잡한 듯 고개 흔들다가 바닥에 주저앉는다.
신화 그런 혜원 가만히 보다가, 뭔가 생각난 듯 혜원 방 창문 열고 밖을 본다.
이층이라서 그리 높지 않은 높이.
혜원 그런 신화 보며 옆으로 가서 같이 내려다 보고.
혜원: (걱정스러운 듯) 뛰어내리려고? 미쳤어? 아무리 이층이라도 잘못하면 다리 부러질 수도 있어!
신화: 나 여기 이렇게 있다가 너네 부모님이라도 들어오시면,..그땐 너 더 난처해 지는거잖아.
혜원: (조금 화난 듯 쌀쌀 맞게) 그래서 너 다리 다쳐도 좋다 이거니?
신화; (자신을 걱정해주는 혜원 말에 기분 좋은지 살짝 웃지만, 걱정되는지) 그럼 어떡하지..
혜원; 부모님 오시면, 침대밑이라도 숨으면 되니까 ..괜찮아.
혜원, 신화 가방과, 신발 장 속에 숨기고.
혜원: 우리 부모님 일찍 잠드셔..그때 나가..집엔 전화 드리고..그렇게 하자.
신화 미소 지으며 고개 끄덕인다.
밖에서 혜원 모 혜원 부르는 소리 들리고 혜원 신화 남겨둔채 나간다.
씬 23 혜원집(N) – 거실
혜원 모 거실에 앉아서 과일 깎고 있다. 맞은편에 혜원 부 앉아서 뉴스 시청하고 있다.
혜원 별로 못마땅한 듯 멀찌감치 자리 잡으면
혜원 모: 과일 좀 들어라. 낮에 백화점 갔다가 새로 들어왔다 길래 사왔어.
혜원 부 혜원모가 건네주는 과일 먹으며 조용히 뉴스 보고 있고,
혜원: 나중에 먹을께요. (하고 돌아서려는데)
혜원 부: 혜원아, 여기 좀 앉아봐라. (리모콘으로 티비 꺼버린다.)
혜원 짜증스러운 듯 얼굴 찌푸리지만, 이내 무표정하게 자리에 앉는다.
혜원 부: (자상하게 혜원 바라보며) 이 아빠는 혜원이가 이제 나쁜 아이들하고도 안 어울리고, 마음 잡아준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제 혜원이도 고3이고, 중요한 때잖니..(말 멈추고 혜원 모 바라보면)
혜원 모: 그래서 말인데,. 과외를 받았으면 해서..다른 애들도 다 받는 거잖니.
혜원: (귀찮은 듯)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혜원 모: (다그치며) 혼자서 뭘해? 성적은 계속 엉망인데, 대학은 안 갈거니?
혜원 부: 그래, 혜원아. 대학을 가야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지..
혜원 : (비죽이며….넓은 세상이요..? ….(못 마땅한 듯) 좀 더 솔직하시지 그래요? 내년 선거 때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재수생이라면 창피해서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혜원 모: (화내며) 혜원아! 아버지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어서 사과드려!
혜원 입 꽉 다문 채 아무 말 없고.
혜원 부: 혜원아, 그런 건 아무 상관 없다..아버진 단지 네가 대학에 가서 조금 더 많은 걸 배웠으면 하는 거 뿐이야.
혜원: (지겨운 표정으로 일어서서) 아버지..아버지…제발 그런 말 좀 그만 하세요. 제 친아버지인척 좀 그만 하시라구요! 제가 언제 그런 거 부탁한 적 있어요?
(E) 철썩!
혜원 모 분에 못 이겨 혜원 뺨 때리고, 놀란 혜원 글썽이는 눈빛으로 혜원 모 원망스럽게 바라본다.
- # 안에서 듣고 있던 신화 무척 놀란 표정이고
혜원; (눈물 흘리며 분한 듯) 엄마도 똑같아! 이제 우리 아빠는 까맣게 잊은 거야?? 사랑했다면서! 그렇게 사랑했다면서!! 죽었으니까 이제 다 끝인 거야?? 그렇게 쉽게 잊을 만큼???
혜원 모 놀래서 털썩 의자에 주저 앉은 채 혜원 부 바라보며
혜원 모: 재..재가..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빠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혜원 부 참담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고.
혜원 부은 얼굴로 혜원 모 한번 쏘아보고 차가운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혜원 들어오자마자, 신화 신경 안 쓰고 침대에 얼굴 묻고 엉엉 운다.
신화 조용히 그런 혜원 너무 안쓰러운 듯 쳐다본다.
신화 혜원 옆에 앉아서 혜원 등 쓰다듬으면
혜원 눈물 범벅된 얼굴 들어서 신화 쳐다보고
신화 가만히 혜원 안아주면, 혜원 더욱 더 서러운 듯 울고 만다.
-씬 24. 혜원 방(N) – 시간 경과 후
불 꺼진 방에 열려진 창문 사이로 달빛 들어오면, 침대 밑에 신화와 혜원 다정하게 앉아있다.
혜원 울다 지친 표정으로 신화 어깨에 기대고 있고, 신화 혜원 어깨에 팔 감싸고 있다.
혜원: 아빠에 대한 기억은 하나밖에 없어…몇 살 때인지 잘 기억도 안나..4살인지, 5살인지..아주 어렸을 때 였으니까..아마..엄마가 마지막으로 아빠를 만나러 간거였나봐..처음 보는 아버지는 어린 내가 보기에도 너무 앙상하게 마른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어..
-씬 25. # 회상- 혜원 어릴 적
병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듯 빈 화병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남자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창 밖만 바라보고,.
문 열리며 혜원 모 꼬마아이 손 잡고 들어온다.
혜원 모 눈가엔 눈물이 잔 득 고인 채, 아이 손 붙잡고 천천히 침대로 다가가고, 생각에 빠진 듯 남자는 여전히 창 밖만 바라본다..
혜원 모: 오빠,….나 왔어요..
남자 계속 말 없고 쳐다 보지도 않는다.
혜원 모: (조용히 눈물 흘리며) 건강은 좀 어때요? (남자의 대답 기다리지 않는 듯 혼자 말 이어 나간다.) 미안해요. 그 동안 못 와서…오빠도 알죠? (떨리는 목소리) 저..한석씨랑 결혼한 거..원..래..결혼하면 바쁘잖아요, 잘 돌아다니지도 못하고..그래서, 어쩔 수 없었어요..한석씨..저한테 아주 잘해줘요....오빠도 잘 알잖아요, 좋은 사람이에요…(남자 여전히 외면하자, 혜원 모 조금씩 흐느끼며) 나…..나 좀 봐줘요..나……오빠 말대로 잘 살고 있잖아요..이렇게 왔는데,.. 오랬만에..이렇게 왔는데,.나 좀 봐주면 안돼요..?
남자 계속 시선 주지 않는다..
혜원 모 한숨 쉬다가, 혜원이 앞으로 내세우며
혜원 모: 오빠….이 아이 누군지 안 궁금해요…? 우리 혜원이에요….
남자 혜원이라는 소리에 흠칫 놀란 듯, 잠시 어깨 들썩이고, 천천히 고개 돌려서 아이 바라본다.
혜원 모: (그런 남자 모습 반가운지 미소 지으며) 혜원이..처음 보죠? …(떨리는 목소리) ...오빠 닮아서…고집도 얼마나 센 지 몰라요..우리..약속한 대로..이름 혜원이라고 지었어요..그 동안 오고 싶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그런데…오빠에게 이 아이 꼭 보여주고 싶어서….그래서..왔어요..오빠..혜원이 아주 많이 ..보고 싶어했잖아요..(혜원 모 끝내 울음 터뜨리고. 침대 맡에서 엉엉 운다)
남자 그런 혜원 모 손 잡아주고…시선은 다시 아이에게로 간다.
어린 혜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눈 동그랗게 뜨고 남자 바라보고.
남자: ….혜..원아..
어린 혜원 어쩐지 낯설지 않은 남자 모습에 배시시 웃는다.
남자 혜원 웃는 모습 귀여운지, 앙상하게 마른 손으로 아이 머리 쓰다듬다가, 아이 끌어 안아본다.
-씬 25.병원 밖(D)
환자복 차림의 남자.
혜원에게 막대사탕 건네주며 즐거운 듯 얘기하고 있다.
멀리서 혜원 모 행복한 미소 지으며 지켜보고 있다.
혜원: 아저씨 우리 엄마 친구세요?
남자 말없이 고개 끄덕이고.
혜원: 그런데 아저씨 어디 아파요? 왜 병원에 있어요?
남자: (자상하게 웃으며) 아니..아픈데 없어..혜원이 집에서 아빠가 잘 해주니?
혜원: (웃으며) 네~ 저번 생일 때는 갖고 싶었던 인형두 다 선물로 주셨어요
남자 웃으며 혜원 머리 쓰다듬고,
혜원: (갑자기 시무룩하게) 근데, 가끔 엄마랑 싸우실 땐 너무 싫어요.
남자: (조금 놀라며) 아빠가 엄마한테 화내니?
혜원: (도리질 하며) 아니요. 엄마가 아빠한테 화내요. (웃으며) 우리아빠 엄마한테 굉장히 약하거든요.
남자 웃는 혜원 너무 예쁜지 꼭 끌어 안는다.
-회상 끝-
-씬 26. 혜원 방(N)
혜원 눈가엔 눈물 맺혀 있고, 신화 안쓰러운 듯 안타까운 표정 짓고 있다.
혜원: 나중에,.중학교 때서야 그 분이 친아버지였다는 거 알았어.. 그땐 이미 돌아가신 후였고, (울먹이며)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 거지….(픽 웃으며) 아버진 가난한 고학생 이었대,.같은 학교 다니며 엄마 만난 거구,.근데 엄마는 부잣집 딸이었거든..훗..당연히 안 봐도 뻔하지…집안의 반대를 이기지 못한 두 사람은 헤어졌고, 여자는 이미 남자의 아이를 몸 안에 키운 채 그 남자의 절친한 친구와 결혼을 해버리고, 그 사실을 알고 끝없이 방황하던 남자에겐 불행인지, 행운인지,..죽을병이 찾아온 거지……(괴로운 표정 지으며) 지금 아버지가 나쁜 건 아니야..잘 해주셔..다른 사람이면 구박하고 그럴 텐데, 그런 것도 없고,.모자란 거 없이 늘 자상하게 대해주셔..그런데 그게 싫어. 용서 받으려는 위선 같아..아버진 결국 여자를 차지하려고 친구를 외면한 거랑 다를 게 없으니까. 뱃속에 친구의 아이가 들어있는지 알면서도 말이야….우리 아버진 그렇게 힘들게 지내다가 죽었는데,…얼마나 외로웠을까..얼마나 엄마가 원망스러웠을까…그렇게 아파하다가 쓸쓸히 죽었을 텐데….(혜원 복받쳐서 흐느낀다.)
신화 괴로운 표정 지으며 혜원 꼭 안아준다.
씬 27. 혜원 방(N) – 시간 경과 후
시계 이미 새벽 6시를 향해 있고, 혜원 신화에게 어깨를 기댄 채 잠들어 있다.
신화 잠 든 혜원 안 쓰러운 듯 가만히 바라보고, 밝아오는 창 밖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일어서는데,.
혜원 깨버린다.
신화: (웃으며) 깼네..잘 잤어?
혜원: 응…..지금 몇 시야?
신화: 6시..(픽 웃으며) 나 가볼게, 이따가 학교에서 보자.
혜원: (눈 부비며) 아니, 같이 가. 기다려.
혜원 욕실로 들어가서 세면대에 물 튼다.
그러다 거울 보며
혜원 E. 어젯밤에 내가 무슨 소리를 한 거지…..후…..신혜원…이제 아주 마음 열어 버린 거니…?..두렵지 않아..?
그렇게 잠시 거울 보다가 피식 웃고, 세수 한다.
씬 28. 편의점(D)
너무도 이른 아침. 신화와 혜원 컵라면 앞에 두고 창 밖 보며 앉아있다.
신화: 아침부터 라면 먹어서 어떡해. 속 안 좋겠다.
혜원: (웃으며) 너는 괜찮구?
신화 쑥스러운 듯 웃고.
혜원: 어젯밤에 나 많이 울었니?
신화: (아니라는 표정 지으며) 별루, 바로 잠 들던데?
혜원: 다행이다..그랬구나.
혜원 웃고 있는 자신이 어색한 듯 젓가락 만지작 거리면
신화: (웃으며) 아직도 스터디 같이 하기 싫어?
혜원: (조금 놀래며 신화 쳐다보다가 이내 픽 웃어버린다.) 정말 못 말린다..유신화..
혜원 E. 시간 저 편에 머물고 있는 내 모습을 봤다. 아직 어린 꼬마 아이로 멈춰있는 모습을..그 동안 나는 성장하기를 거부했는지도 모른다. 모든 걸 닫고 내 안에 가둬버린 채….이제 조금씩 변하려는 내 자신을 본다. 타인에 의해서 변해가는 내 자신을….
혜원 환하게 웃으며 신화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