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시 두편

[소풍]

감자꽃

                   권태응(1918~51)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 권태응 선생의 '감자 꽃'은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에 항의해 지은 항일시라고 합니다. --

감자꽃

                      박노해

감자꽃 피는 6월

무성한 감자밭 가에 앉아

깜박 졸았다

6월 한낮의 어지러운 꿈

감자꽃이 피면

감자알이 굵어진다

하얀 꽃 피면 하얀 감자로

자주 꽃 피면 자주 감자로

꽃과 뿌리가 일체인

정직한 순종의 꽃

햇살 뜨거우면 꽃이 피고

꽃이 피면 알이 굵어지고

무성한 감자밭 가에 앉아

나는 6월의 순박한 꿈과

정직한 뿌리를 그리워한다

주말농장에서 여러 채소들을 처음 키우고 있습니다.

싹 난 감자를 심은 지 한달 가까이 된 지금 감자꽃이 별같은 흰 감자꽃이 여기 저기 보입니다.

넓은 주말 농장에 감자꽃이 참 소박한듯 화려한듯 예쁘게 핍니다.

꽃 피는 이 시기에 땅속에서는 감자 알이 굵어지고 있는 시기라고 합니다.

땅위에서는 예쁜 모습으로 눈과 마음이 즐겁고, 땅속에서는 우리 입을 즐겁게 해줄 감자앍이 굵어지고 있어 또 기쁘네요^^

감자꽃이란 시가 있어 올립니다~

[시냇가]

감자꽃 가지꽃 호박꽃 오이꽃 도라지꽃ᆢ밭이나 울타리 엪에서 보았던 꽃들ᆢ눈으로만 관계 맺지 않고 입으로도 관계 맺는 꽃들ᆢ나를 살리는 고마운 끛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