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한국영화를 보고 싶을 때 어떻게 할까. 답은 영어자막 서비스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시와 멀티플렉스 씨너스가 실시하고 있는 ‘한국영화 영어자막 상영사업’이다. ‘서울시 천만 상상 오아시스’ 홈페이지에 강신훈(38)씨가 제안한 것이다. 강씨는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신기전’ 2편이 영어자막과 함께 시범 상영됐다. 올해는10편으로 늘어났다. ‘7급 공무원’‘마더’‘거북이 달린다’‘해운대’‘국가대표’‘내 사랑 내 곁에’‘굿모닝 프레지던트’등이다.
반응도 좋다. 3월부터 약 8개월 간 씨너스 명동점과 강남점을 방문한 외국인 관객이 2만 명을 넘었다. 외국인 좌석점유율은 평균 30% 정도. 영어자막이 붙은 한국영화를 상영했을 경우 전체 관객의 3분의 1 가량이 외국인이었다는 얘기다.
CGV와 롯데시네마도 올해 각각 6편과 10편에 영어자막을 서비스했다. 특히 롯데시네마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7급공무원’‘킹콩을 들다’등 6편에 대해 일본어자막을 달았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과 하지원·설경구·박중훈 등 주요 배우들은 7월 개봉 당시 영어자막 상영관에서 무대인사를 하기도 했다. 씨너스 김현중 과장은 “스크린 확보와 홍보 노력이 더해진다면 외국인 관객층이 한국영화 흥행에도 적게나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