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다7046 판결
[손해배상(자)][공1999.8.1.(87),1475]
【판시사항】
[1]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 본인과 별도로 그의 부모들도 가해자에 대한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을 가지는지 여부(적극) 및 피해자 본인이 합의금을 수령하고 손해배상청구권 포기 약정을 한 경우, 그 효력이 부모들이 가지는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에까지 미치는지 여부(소극)
[2]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합의금을 수령하고 권리포기 약정 또는 부제소 합의를 한 후 피해자에게 후발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가 추가로 구할 수 있는 손해액의 산정 방법
【판결요지】
[1]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 본인과는 별도로 그의 부모들도 그 사고로 말미암아 그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을 가진다 할 것이므로, 피해자 본인이 합의금을 수령하고 가해자측과 나머지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등의 약정을 맺었다 하더라도 그의 부모들이 합의 당사자인 피해자 본인과 가해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되면 그들 자신은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나타낸 바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포기 등 약정의 효력이 당연히 고유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는 그의 부모들에게까지 미친다고는 할 수 없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한 금액을 수령하고 그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거나 향후 가해자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권리포기 약정 또는 이른바 부제소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당사자 의사의 합리적 해석을 통하여 위 합의의 효력을 일부 제한함으로써 피해자가 그 합의 이후 발생한 후발적 손해에 대하여 추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 합의 당시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범위 내의 손해에 관하여는 여전히 위 합의의 효력이 미친다 할 것이므로, 피해자가 추가로 지급을 구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는 합의 후 현재 나타난 최종적 내지 고정적 후유증상 등을 기초로 피해자가 입은 소극적 손해, 적극적 손해 및 위자료 등을 포함한 전체 손해 중에서 합의의 효력이 여전히 미치는 손해, 즉 합의 당시 인식하고 있었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손해 부분(이는 감정 등 적절한 증거 방법을 통해 심리·확정하여야 한다.)을 그 성질에 따라 해당 손해항목별로 공제하는 방식에 의하여 정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제750조
[2] 민법 제109조, 제393조, 제76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75. 6. 24. 선고 74다1929 판결(공1975, 8558)
대법원 1993. 9. 28. 선고 92다42606 판결(공1993하, 2946) /[2] 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6078 판결(공1991, 1346)
대법원 1991. 12. 13. 선고 91다30057 판결(공1992, 509)
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다423 판결(공1997상, 1440)
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46903 판결(공1997하, 2851)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제후)
【피고,상고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웅 외 8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29. 선고 98나3212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1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의 원고 2, 원고 3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 2, 원고 3에 대한 상고이유를 본다.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 본인과는 별도로 그의 부모들도 그 사고로 말미암아 그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을 가진다 할 것이므로, 피해자 본인이 합의금을 수령하고 가해자측과 나머지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등의 약정을 맺었다 하더라도 그의 부모들이 합의 당사자인 피해자 본인과 가해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되면 그들 자신은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나타낸 바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포기 등 약정의 효력이 당연히 고유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는 그의 부모들에게까지 미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9. 28. 선고 92다42606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 2가 피해자인 원고 1의 부(부)로서 원고 1과 피고 사이의 합의에 관여하고 그 합의서에 원고 1과 나란히 서명, 날인하였으나, 합의의 직접 당사자로는 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밖에 달리 위 원고나 그 처인 원고 3이 합의 당사자로서 피해자인 원고 1과 가해자측인 피고 사이에 합의가 성립되면 그들 자신은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겠다는 뜻을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나타낸 바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합의의 효력은 당사자인 원고 1에게만 미칠 뿐, 당사자가 아닌 원고 2 및 원고 3에게 미칠 리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의 효력이 원고 2 및 원고 3에게도 미침을 전제로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 점에서 벌써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 1에 대한 상고이유를 본다.
가. 제1점(사실오인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각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합의 당시 예상하였던 후유장해의 내용과 그에 따른 노동능력상실률의 평가, 합의금액과 그 결정 내역, 합의 이후 더욱 악화되거나 새로이 나타난 후유장해의 내용과 그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의 정도 및 향후 개호의 필요성, 그 밖에 현재 나타난 최종적, 고정적 후유장해 등을 기초로 산정한 소극적 손해액을 포함한 피해자가 입은 실손해액 등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여러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합의는 위와 같은 후유장해 등의 발생에 관하여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부제소 합의는 위와 같이 예상하지 못한 손해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그 효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하였는바, 관계 증거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있었던 손해의 범위에 관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제2점(심리미진 및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판결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의 각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1이 이 사건 합의 당시 예견할 수 있었던 범위를 넘어서는 후유장해 등으로 인해 발생한 후발적 손해의 배상을 추가로 청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 피고가 추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에 관하여, 우선 현재 나타난 최종적 내지 고정적 후유증상 등을 기초로 위 원고가 입은 소극적 손해 등 전체 손해액을 산정하고, 거기에서 피해자가 합의 당시 현실로 받은 합의금을 그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보아 단순 공제하는 방식으로 그 액수를 최종 확정하였다.
그러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한 금액을 수령하고 그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거나 향후 가해자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권리포기 약정 또는 이른바 부제소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당사자 의사의 합리적 해석을 통하여 위 합의의 효력을 일부 제한함으로써 피해자가 그 합의 이후 발생한 후발적 손해에 대하여 추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 합의 당시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범위 내의 손해에 관하여는 여전히 위 합의의 효력이 미친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4690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해자가 추가로 지급을 구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는 합의 후 현재 나타난 최종적 내지 고정적 후유증상 등을 기초로 피해자가 입은 소극적 손해, 적극적 손해 및 위자료 등을 포함한 전체 손해 중에서 합의의 효력이 여전히 미치는 손해, 즉 합의 당시 인식하고 있었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손해 부분(이는 감정 등 적절한 증거 방법을 통해 심리·확정하여야 할 것이다.)을 그 성질에 따라 해당 손해항목별로 공제하는 방식에 의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즉 합의 당시 위 원고가 실제 인식하고 있었거나 예견 가능하였던 손해 부분에 관하여 심리하지도 아니한 채, 현재 나타난 최종적 내지 고정적 후유증상 등을 기초로 산정된 손해액에서 합의 당시 수령한 합의금을 단순 공제함으로써 피고가 추가로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확정한 것은 필경 부제소 합의의 효력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이 사건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 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하겠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1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원고 2, 원고 3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신성택(주심) 이임수